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종사하는 일을 ‘직업’이라고 한다. 사회인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맡는 직업에는 실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이상하게 느껴지고, 또 때로는 ‘꿈의 직장’이라고 부르기 부족함이 없는 재미있는 일도 있다. 지금부터는 실제로 존재하는, 그리고 보통은 존재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레고 모델 조립사

 

레고는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놀았을 법한 장난감이다. 각기 다르게 생긴 블록을 조립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는 레고는 아이들은 물론, 지금은 어른들에게도 인기다. 레고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레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이 있다면 그야말로 ‘꿈의 직장’일 것인데, 실제로 레고 조립을 일로 삼는 이들도 있다. 레고 모델의 조립과 설계를 담당하면서 제품 제작, 모델 관리 등을 하는 레고 모델 조립사는 전 세계 단 50명만 존재한다.

아기 똥 진단가

 

대변의 상태를 보면 사람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옛날에는 임금의 대변을 보고 건강을 진단하는 어의가 있었다. 현대에도 왕의 대변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대변이 있다. 바로 아기의 대변이다. 아기의 건강한 대변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육아에 서툰 부모를 대신해 아기 대변을 보고 몸 상태를 진단하는 ‘아기변성진단가’라는 직업이 새롭게 생겨났다. 

디지털 장의사

 

장례식 업무를 진행하고 유산을 처리하는 사람을 ‘장의사’라 부른다.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장의사는 존재한다.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인터넷에서 저장, 유통되는 디지털 유산을 청소해주는 ‘디지털 장의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현행법상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디지털 장의사를 BM으로 삼은 회사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많이 존재한다.

주사위 품질 관리사

 

게임 도구의 하나인 다면체의 주사위는 어느 면이든 나올 확률이 동등할 것을 전제로 한 도구다. 주사위를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주사위 각도와 무게중심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기에, 주사위의 품질이 실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기에 카지노와 같은 곳에서는 주사위의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하는 ‘주사위 품질 관리사’라는 직업이 운용되고 있다.

빗물 사용 전문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중요한 자원이다. 환경 보호의 차원에서도 허투루 흘려보내면 안 되는 빗물을 관리하는 걸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 있다. 바로 ‘빗물 사용 전문가’다. 비를 물탱크에 받아서 저장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깨끗한 물로 바꾸는 일을 담당하는 이들이다. 이렇게 모인 빗물은 경기장의 잔디 살수용, 소방 용수, 화장실 용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포옹 전문가

 

포옹과 같은 사람 간의 신체 접촉은 몸의 옥시토신 수치를 높여 신체적, 정서적으로 높은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미국에서는 포옹을 전문적인 직업으로 삼은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커들러(Cuddler)라고 불리는 이들은 시간당 80달러에서 하룻밤 최대 400달러를 받으며 고객을 꽉 껴안거나 간지럼을 태우고 포옹을 해준다. 다만 쉬이 매춘업으로 변질될 수 있어, 아직까지는 사회적인 관찰이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다. 

골프공 다이버

 

멀리 날아간 골프공을 회수해 오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웅덩이에 빠진 공을 회수해 오는 이들을 ‘골프공 다이버’라 부른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연 3억 개 이상의 골프공이 경기 중 웅덩이에 빠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골프공 다이버는 하루 평균 3천 개 이상의 골프공을 물속에서 건져내는 일을 한다. 스쿠버 자격증이 필요한 골프공 다이버는 미국에서 의외로 고수익 직종으로 분류된다.

포춘쿠키 작가

 

포춘쿠키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후식으로 나눠주는 과자다. 과자 안을 깨보면 운세가 적힌 쪽지가 들어있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간결한 메시지의 포춘쿠키 쪽지 문장을 전문적으로 쓰는 이들이 있다. 한 달에 200개 이상의 문장을 쓰는 포춘쿠키 작가들로, 포춘쿠키 제조사들마다 한 명 정도의 작가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에서 포춘쿠키는 하루에 약 500만 개가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머드 사냥꾼

 

선사시대를 거쳐 역사시대 초기까지 살았던 코끼리의 일종을 ‘매머드’라 칭한다. 최근 들어 매머드의 서식지였던 지역에서 ‘매머드 사냥꾼’이라는 신종 직업이 급부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머드 유해 발굴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로,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채굴자가 5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코끼리 상아 거래가 불법화되면서, 대체품으로 매머드 상아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겨드랑이 냄새 감별사

 

겨드랑이의 냄새를 감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건 어떨까. 1년 내내 다양한 겨드랑이 냄새를 맡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데오드란트 테스터’들이다. 참가자들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은 후,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의 데오드란트 제품을 사용하게 한 후에 냄새 제거 효과를 분석하는 일이다. 겨드랑이의 액취 외에도 발 등 악취가 날 수 있는 부위의 냄새를 자주 맡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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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수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