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 글을 써야 해서 그에게는 서재가 필요했다. 내가 그의 서재를 치외법권 지대처럼 일상 세계와 격리시키려고 기를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강인숙(90) 영인문학관장(건국대 명예교수)이 다음달 26일 남편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1934~2022)의 1주기를 앞두고 최근 자전적 에세이집 ‘글로 지은 집’(열림원)을 펴냈다. 강 관장의 표현대로 한 가정의 ‘치외법권 지대’였던 고인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집 서재에서 16일 강 관장을 만났다. 그는 “1년 가까이 이 선생 서재의 디지털 아카이빙(기록보관) 작업을 했지만 아직도
마지막 월드컵 우승 꿈 마침표 어릴 적 매일 밤 호르몬 주사 나쁜 식습관으로 구토, 체력저하 철저한 식단관리로 35세 최고 전성기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7.9세에 평균 신장은 179.8㎝다. 본선에 오른 32개국에서 나이는 3번째로 많고, 키는 5번째로 작다. 그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찬 리오넬 메시는 35세에 169㎝. 파워 넘치는 20대 장신이 즐비한 월드컵 무대를 감안하면 이미 전성기 활약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듯 메시는 이번 월드컵을
캐나다 동부 도시의 겨울낭만 대자연의 경이 나이아가라 폭포 눈과 입이 즐거운 토론토 예술혼이 살아 있는 몬트리올 겨울축제 맞아 활기 넘치는 퀘벡 《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은 동부에 대부분 몰려 있다. 북미 5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수를 남쪽으로 두고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 같은 도시가 같은 물길로 연결돼 있다. 토론토 인근의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모습까지 감상한다면 캐나다 동부의 겨울은 다 느낄 수 있지 싶다. 8박 10일의 일정은 웅장한 자연과 세련된 현대 도시와 고풍스러운 중세 시가지, 달콤한 와인과 독특한 현지 음식, 세인
겨울 산행에서 가장 진귀한 구경은 상고대다. 상고대를 구경하려면 강원도의 계방산, 태백산, 함백산, 제주 한라산처럼 서울에서 멀고 높은 산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난 주말 도봉산 산행을 갔다가 정상부근 능선에서 탐스럽게 열린 눈꽃과 상고대를 만났다. 포근한 날씨에 도심에서는 전날 내린 눈이 모두 녹았으나, 도봉산 입구에서부터 눈은 그래도 쌓여 있다. 높이 올라갈 수록 나뭇가지가 얼어붙어 그야말로 겨울왕국을 만들어냈다. ‘상고대’는 눈꽃이 아니다. 나뭇가지에 눈이 쌓여 생기는 눈꽃과 달리 상고대는 공기 중에 수증기가
손흥민(31)의 토트넘 동료였던 웨일스 축구대표팀의 영웅 개러스 베일(34·LA FC)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베일은 1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중한 고민 끝에 클럽과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웨일스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는 사진과 자신의 사인을 함께 올린 베일은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하겠다는 꿈을 이룬 건 정말로 행운이고, 축구는 내 인생에 최고의 순간들을 만들어줬다”며 “17시즌 동안 최고의 시간으로 가득했다”고 적었다. 베일은 은퇴 이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축구선수였을 때만
14일 찾은 경기 고양시 백마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탁구장 옆에 간판 없는 작은 방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벽에는 플래카드와 자격증, 수료증이 빼곡하고 선반에는 아코디언, 하모니카 등이 쌓여 있다. 장두식 씨(69)가 운영하는 음악연습실이다. “창고로 쓰던 공간을 얻어 연습실로 사용합니다. 시끄러우니 상가 안에는 못 들어가죠.” 오후 5시 반이 되자 60~70대 여성 4명이 모여들었다. ‘하모니카 중급’ 수업시간이다. 장 씨가 하모니카 교실 강사, 부인 한상희 씨(67)는 학생 겸 총무 역할을 한다. 시시때때로 까르르 웃
[이런 인생 2막]73세에 산림치유지도사 된 박삼령 씨의 숲 예찬 65세에 찾아온 악성 림프종 극복하고 숲을 일터로 “나이 들수록 ‘녹색 갈증’은 심해지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웃과 나누는 삶 살아갈 것 치매예방 산림치유코스 개발하고 싶어 30여 년 금융맨이 자연으로 돌아간 까닭은 한국의 중년 남성들이 ‘나는 자연인이다’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산림치유지도사 박삼령(76) 씨는 나이가 들수록 ‘녹색갈증(바이오필리아)’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녹색갈증은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의 이론으로, 인간 DNA에 자
최근 연말 술자리가 늘면서 유독 엄지발가락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엄지발가락이 붉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있다면 통풍(痛風)을 의심해 봐야 된다.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환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통풍은 식습관과도 적지 않은 관련성이 있다. 평소 먹는 음식만 조심해도 예방이 가능하다. 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중경 교수를 만나 통풍 질환의 특성과 함께 통풍에 좋은 음식 및 나쁜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병이다.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요산이 쌓이고, 이것
‘제2의 중동붐’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뜨거운 모래 사막과 낙타 밖에 없을까? 1970~80년대 ‘중동 붐’ 당시 한국의 건설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일하고 외화를 벌어들이던 곳.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광대국을 꿈꾸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관광객들을 손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살만(MBS)이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국가개조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핵심도 관광산업이다. 수도 리야드 공항에 내리는 순간, 사우디에 대한 오래된 편견이 깨지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지난 10
1990년대 초 프로야구단 태평양에는 김홍기란 선수가 있었다. 동국대 4번 타자 출신으로 입단 첫 해인 1991년 2군 홈런왕, 이듬해 시범경기 홈런왕에 오른 장타자. 그러나 1군에선 거의 뛰지 못한 무명이었다. 사람들은 2000년대 초가 돼서야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1994년 유니폼을 벗은 그는 무작정 골프채를 잡았다. 호구지책이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갖다 대기만 해도 300야드이니 6개월쯤 지나니 평균타수가 70대로 들어왔다. 이거다 싶었던 그는 한국인 최초의 PGA 프로를 목표로 여권 하나 달랑 들고 미국으로 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