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대표적인 간식이자 음식인 햄버거, 쌀로 빚은 한국 전통의 술인 막걸리. 언뜻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아이템이 만났다. 바로 SHACK SHACK(이하 쉐이크 쉑)에서! 이는 쉐이크 쉑의 한국 진출 5주년을 기념하여 출시된 한정 메뉴다. ‘서울식 불고기 버거’와 ‘막걸리 쉐이크’를 출시한 쉐이크 쉑. 두 메뉴는 불고기 명가 한일관 그리고 지평 막걸리와 협업한 결과물로, 평범하지 않은 시도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맛도 그만큼 특별했을까? 햄맥이 아닌, ‘햄막’을 시도한 썰을 풀어보겠다.

사진=쉐이크쉑 공식 인스타그램 'shakeshackkr'

불고기의 명가라 불리는 한일관과 협업한 메뉴인 서울식 불고기 버거. 블랙 앵거스 비프 패티에 불고기 그리고 무와 당근 피클이 들어있다. 불고기 마요 소스가 사용되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잘 살아나는 햄버거이다.

서울식 불고기 버거는 …

짜고 달콤한 맛이 강할 것이라 예상했던 불고기 양념과는 조금 다른 맛이었다. 먹을수록 불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이는 버거와 잘 어울리게 하기 위해 불고기 마요 소스가 사용되어서 그런 듯하다. 고다 치즈를 녹인 블랙 앵거스 비프 패티가 맛있음을 보여준 뒤, 불고기가 독특한 포인트를 선사한다. 얇게 썬 불고기이지만, 너무 잘게 썰려있지 않아 먹을 때 후드득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너무 잘게 썰려있으면 괜히 아쉬운데 말이다.

그리고 흔히 생각하는 오이 피클이 아닌, 무 피클과 당근 피클이 들어있어 아삭아삭하게 씹는 식감을 살려준다. 이 피클들 덕에 불고기의 존재감이 확 살아나는 느낌. 하지만 불고기의 식감에 비해 맛이 조금 묻히는 것 같아, 불고기의 짭짤한 맛을 조금 더 살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양의 햄버거가 한국의 불고기를 만나 양식의 한식화가 성사된 결과물인 서울식 불고기 버거. 고기와 고기가 만났음에도, 이유 모를 건강식을 먹고 있는 기분도 들었다. 햄버거 특유의 기름지고 느끼한 맛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한 번쯤 추천하고 싶은 메뉴다.

사진=쉐이크쉑 공식 인스타그램 'shakeshackkr'

지평 막걸리가 들어간 막걸리 쉐이크는 알코올, 논 알코올 두 가지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발효가 잘 된 지평 막걸리를 마셨을 때 은은하면서도 진한 바닐라 향을 맡을 수 있어, 이것에 쉐이크 쉑의 쉐이크와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이 시작되었다고. 고민은 사치, 두 버전을 모두 주문해서 마셔봤다(딸꾹). 에디터의 픽은 알코올 버전♡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자.

막걸리 쉐이크는 …

막걸리 쉐이크로 하는 건배.

막걸리 쉐이크를 주문하려고 보니 키오스크 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논 알코올 막걸리 쉐이크는 막걸리향 음료로 분류되어 성인만 주문할 수 있기에, 키오스크 기계 주문은 불가하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바닐라 커스터드와 지평 막걸리가 잘 섞여있는 쉐이크인 만큼 목 넘김이 부드럽다. 그리고 쉐이크 위에 올라가 있는 라이스 쌀 토핑이 화룡점정 그 자체. 막걸리 쉐이크의 도수는 약 2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막걸리와 밀크 쉐이크 모두 옅은 미색 혹은 흰색이라 큰 차이점이 안 보일까 걱정했는데 쌀 토핑으로 인해 캐릭터가 잘 살아난다. 논 알코올 버전을 알코올 버전으로 착각해 마셨더니, ‘이게 알코올이야?’하는 의문문형이었는데, 알코올 버전을 마시자마자 확연히 구분이 지어졌다. 마치 ‘나 쌀 막걸리 들어있는 쉐이크야’라고 강렬하게 주장하는 느낌! 우유의 고소한 맛에 막걸리의 달콤함, 그리고 적당히 알딸딸한 느낌을 받게 해주는 알코올까지. 완벽한 조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논 알코올 버전 쉐이크에는 쉐이크 쉑이 지평 막걸리를 분석해 개발한 향이 들어있다. 그래서인지 논 알코올 버전은 버터와 크림이 섞인듯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막걸리와 상당히 유사한 맛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확연히 구분이 가는 맛이다. 진짜 막걸리와 막걸리 향의 차이를 알아보는 개코 에디터(?)

에디터는 물론이고 시식을 함께 진행한 팀원들, 이번 콜라보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한국 진출 5주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식의 대표주자 불고기와 한국의 술 막걸리를 활용하였다는 점, 그리고 맛의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에디터는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메뉴를 해외에서 판매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에디터가 리뷰한 서울식 불고기 버거와 막걸리 쉐이크의 맛이 궁금하다면, 쉐이크 쉑으로 달려가 맛보기를 추천한다. 두 메뉴 모두 이달 말까지 한정 판매 예정이니 참고하자.

사진=김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