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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IT여담] 온 세상이 연결된다고요? 끔찍해!

사물인터넷 시대가
보여줄 극과 극의 미래

by이코노믹리뷰

사물인터넷 시대가 보여줄 극과 극의

[IT여담은 취재과정에서 알게된 소소한 현실, 그리고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로 쓰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번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를 편안하게 풀어가는 코너입니다. 격하게 이뻐해주세요.]

 

올해 초였습니다. 우연히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물인터넷 강의에 나설 기회가 있었는데요. 당시 제가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커넥티드 환경을 제공합니다. 앞으로 영역이 파괴되고 전통적인 분야는 새롭게 태어날 겁니다. 인터넷은 말 그대로 ‘공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고 말하자 주변 분위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졌죠.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내 이야기가 재미없나?’라는 생각에 몹시 심란했을 뿐이죠.

 

그리고 강의 말미, 질문을 받는 시간에 한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연결이 화두인 세상이라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스마트카에서 잔업을 처리하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태블릿으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환경이 연결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떤 환경에 있든, 어떤 디바이스를 쓰든 이제 연결된 사용자 경험의 시대가 올 겁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 경험이 유지되는 셈이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는 유니버셜 앱도 비슷해요” 제 말이 끝나고, 그 분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하셨습니다.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정말 끔찍한 세상이네!"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나

미국 이야기를 해볼까요. 미국 연방 노동규정은 주급 455달러, 연봉 2만3660달러 이상을 받는 근로자는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쉽게 말해 ‘괜찮은 보수’를 받는 사람은 초과근무수당을 기업에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뜻이죠. 우리가 막연히 가지는 서구기업문화와 많이 다르죠? 근로자 입장에서 유럽과 달리 미국은 살기에 약간 팍팍한 곳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올해 여름 연방노동 규정을 새롭게 발표하며 초과근무 규정 관련 급여 하한선을 대폭 끌어 올린다고 합니다. 당장 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네요. 상상해 보세요. 주급 455달러, 연봉 2만3660달러 이상을 받는 사람들은 초과근무 수당을 요구할 권리가 없었는데 이 하한선이 올라간다면? 당연히 하한선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기업에 초과근무수당을 요구하겠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 수백만명이 추가로 초과근무수당을 보호하는 공정노동기본법(FLSA)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공동소송도 가능하죠.

 

하한선이 확실하게 정해지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수백만명이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업무의 변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사에 남아 잔업을 처리하는 근로자도 있지만,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업무를 보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사용자 44%가 스마트폰으로 직장 밖에서 업무를 정기적으로 수행한다고 해요. 이러한 현상을 초과근무의 범주에 넣으면? 노동시장에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됩니다. 물론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고, 집에서 TV보며 일하는 것을 직장에서 상사 눈치보며 일하는 것과 단순하게 비교할 수 없다는 전제는 곰곰히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은 변하고 있어요!"

사물인터넷 시대가 보여줄 극과 극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사실 ‘스마트 피로증’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은 많습니다. 24시간 준비된 플랫폼이 살아있고, 그 플랫폼은 말 그대로 다이렉트로 개인에게 꽂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초입에 선 우리가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현실이죠.

 

하지만 여기서 놀라면 곤란합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초연결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요. 굳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를 들지 않아도, 글로벌 ICT 기업은 자신들의 생태계가 온전히 작동하는 것을 넘어 아예 모바일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스스로의 가능성에 체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지요. 생활이 곧 스마트 생태계와 완전한 싱크로를 보이는 세상입니다.

 

이 지점에서 O2O(Online To Offline)가 붙으며 사업의 방향성이 정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쉽게 말하면, 모바일 시대와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편리하고 간단한 알고리즘을 개인의 삶에 투영시키고, 개인은 이를 바탕으로 O2O까지 고려된 원스톱 솔루션을 누리는 셈입니다. 편리하죠.

 

예를 들어 볼까요? 네이버를 봅시다. 네이버가 오는 6월 네이버페이를 정식으로 선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말 그대로 핀테크, 간편결제를 위해 네이버페이를 준비한게 아닙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을 잡아내기 위함이죠.

 

네이버가 꿈꾸는 세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이버 가입자인 당신이, 네이버에서 정보를 얻고, 쇼핑을 하고, 구매를 하고, 배송을 받고, 후기를 남기고 콘텐츠를 즐기는 세상. 이 지점에서 O2O 활용법이 쇼핑이냐, 교통이냐 등으로 나뉘긴 하지만 사실 이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죠. 핵심은 생활이 곧 사물인터넷이 되는 지점입니다. 인지하지 못하는 ‘중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편리한 것은 좋은데, "아니 이런! 생활이 편리한건 좋아도 일까지 편리하게 시킬 수 있는 세상이 왔잖아!" 이는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아도 사실 심각한 현안입니다. 기업과 경제활동의 근간인 동기부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인간의 부품화, 부속화까지는 오버겠지만 존엄성의 측면에서 정말 세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끔찍한데요!”라고 외치는 그 분의 일갈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순간입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보여줄 극과 극의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쎄요. 이 부분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보입니다. 급여를 많이 준다고 한들 뭐가 달라질까요? 그렇다고 기술의 발전을 이 문제를 핑계로 막을 수는 없는 법이고.답답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희망은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모든 것이 연결된다고 하지만, 스마트 시티까지는 여차여차 가능해도 스마트 국가(편의상 한자로 표기)가 과연 가능할까요? 아무리 초연결의 시대라고 하지만 엄청난 인명을 단숨에 살상할 수 있는 핵 미사일 발사장치와 우리집 청소기 작동 네트워크를 동일하게 구축할 멍청이는 없습니다. 즉 필연적으로 사물인터넷은 클러스터링의 방식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며, 이를 바탕으로 여러개의 네트워크가 다발로 묶인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어때요. 희망이 보이지 않나요? 업무와 사생활이 기술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를 의식적으로 분리하는 세상.

 

물론 사물인터넷이 클러스터링 방식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또 의식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에도 엄청나게 많은 편법이 가능하겠죠. 네, 맞습니다. 사실 말 그대로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희망이라도 찾아가는 분위기를 풍겨야 그 이후의 또 다른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까요? 참 피곤한 세상. 모두 힘 내시길 바랍니다.

 

최진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