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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구글, 네트워크 사업 야심…ICT 혈관 파고든다

구글'텔레콤’의 꿈

by이코노믹리뷰

구글'텔레콤’의 꿈

출처=구글

검색 서비스는 지금의 구글을 있게 했다.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지금의 구글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단적인 사례다. 우주 엘리베이터까지 연구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구글이다.

 

구글은 네트워크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 아무리 ‘IT 공룡’이라고 해도 통신은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이고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해 섣불리 접근하지 않아왔다. 구글은 조용히 조금씩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에서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구글텔레콤’의 글로벌 ICT 혈관 항해는 이미 시작됐다.

알뜰폰부터 인터넷 전화까지 ‘전방위 영역 침범’

구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파이버폰’을 출시하겠다고 했다.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전화 서비스다. 요금은 월 10달러로 국내 전화를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요약하자만 구글이 집 전화 사업에도 진출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전화기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여러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화번호를 비롯한 이용자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복수의 모바일 기기에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는 식이기 때문이다.

 

아직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기는 하다. 일단 구글의 인터넷 서비스인 파이버 이용자만 가입이 가능하다. 구글은 파이버가 서비스되고 있는 일부 도시에 우선적으로 파이버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직 어느 도시에서 먼저 서비스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3월 초 구글은 알뜰폰(MVNO) 사업 확대 소식도 전했다. 지난해 4월 처음 시작할 땐 초대받은 사람만 이용 가능했다. 이젠 24시간 모든 미국인이 여러 수단을 통해 가입 가능하다.

 

지난해 프로젝트 파이가 등장하자 시선이 쏠린 이유는 분명하다. 파격적인 요금 정책 때문이었다. 월 20달러를 내면 음성·문자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데이터는 1GB당 10달러에 제공했다.

 

얼핏 보면 국내 데이터 요금제와 비슷하다. 다른 측면 하나는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를 정확히 정산해서 환불해준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남겼다고 해서 손해를 보거나 이월할 필요가 없다.

구글'텔레콤’의 꿈

출처=구글

구글이 이동통신망을 직접 구축한 것은 아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유에스에이와 제휴해 이들의 망을 이용한다. 두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신호 세기를 비교해서 신호가 더 잘 잡히는 쪽을 이용해 통신을 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기가 인터넷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버’가 그것이다. 초기 설치비 30달러만 내면 7년 동안 무료로 5Mbps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최대 1Gbps 속도의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아직 많은 도시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2012년 캔자스시티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오스틴, 프로보, 애틀랜타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래도 벌써 11번째 도시다.

구글'텔레콤’의 꿈

출처=구글

열기구와 드론으로 미래 네트워크까지 ‘선점 예약’

인터넷·유무선 전화는 전통 통신 영역에 속한다. 한편으로 구글은 미래 네트워크 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신호를 공중에서 지상으로 쏘아 주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실험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드론을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구글이 미국 뉴멕시코 주에 위치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이 같은 비밀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실험에는 ‘스카이벤더’라는 프로젝트명이 붙었다.

 

구글이 태양광 드론을 띄워 5G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드론 자체가 태양광 전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연료비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향후 태양광 드론 수천 대를 하늘에 띄워 인터넷 접속망을 구현한다는 것이 구글의 로드맵이다.

구글'텔레콤’의 꿈

출처=구글

외신은 공공기록 열람 신청을 통해 스카이벤더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가 담긴 문건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올해 7월까지 뉴멕시코에서 이 시험을 계속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뒀다.

 

열기구를 띄워 공중에 인터넷 연결망을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 룬’은 진행 단계가 더 빠르다. 구글은 2013년 이 프로젝트를 공개한 이후 뉴질랜드, 브라질, 미국 등에서 실험을 이어갔다. 아직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저개발국 하늘에 공중 네트워크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계획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조만간 나올 듯하다. 지난해 7월 구글은 스리랑카 정부와 ‘프로젝트 룬’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리랑카 상공에 열기구를 띄워 국민들에게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에 인도네시아 통신사와 손을 잡고 열기구를 띄울 예정이다. 또 인도 통신 사업자와도 같은 서비스를 위해 협의 중이다.

구글'텔레콤’의 꿈

출처=구글

네트워크 찍고 ‘ICT 괴수’ 거듭날까

당시 수석부사장이었던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알뜰폰 사업 추진 계획을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들 심기는 건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프로젝트 파이’가 소규모일 것이며 통신사들과 경쟁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래도 통신업계로서는 부담스러운 행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영업 침범’을 당해 밥그릇을 빼앗길 걱정 때문이다. IT 공룡들은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조각 퍼즐 완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유독 네트워크 부문은 쉽게 넘보지 않았다. 규제당국의 라이선스가 필요한 규제사업이기 때문이다. 또 대단위 투자가 이뤄져야 선행돼야 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나마 CPND 퍼즐 완성에 다가선 업체가 구글이다. 구글은 이미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다. 구글 플레이나 유튜브나 등으로 콘텐츠 유통 부문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디바이스 부문에서는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폰’, 증강현실(AR) 기기 ‘구글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가상현실(VR) 분야에서는 ‘카드보드’를 일종의 오픈소스 하드웨어로 보급하면서 VR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네트워크 부문에서도 일단은 순항 중이다. 아직은 이 분야에서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조금씩 확대될 전망이다. 그럴수록 CPND 가치 사슬 통합의 꿈에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퍼즐을 완성하는 순간 구글은 난공불락의 'ICT 괴수'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 조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