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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잡스 없는 애플-
팀 쿡의 5년, 그리고 애플의 미래

by이코노믹리뷰

잡스 없는 애플- 팀 쿡의 5년, 그

팀 쿡과 스티브 잡스. 출처=플리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회사다” 2015년 12월, 이례적으로 애플 본사에 미디어들을 초청해 회사의 극비 시설들을 공개하며 팀 쿡 애플 CEO는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정신이 애플의 DNA”라며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스티브 잡스가 곧 애플이라면, 팀 쿡은 애플을 손에 쥔 잡스까지 업고 뛰는 셈이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취임 인터뷰에서 “애플을 경영하는 것은 외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오는 8월 24일은 팀 쿡이 애플 CEO로 뛰기 시작한 지 5주년 되는 날이다. 팀 쿡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은 기분이 어땠냐고 묻는 질문에 팀 쿡은 “잡스는 내가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어느 누구도 그를 대체할 수 없다. CEO로 일하기 시작한 이래 늘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겸손해 보이는 시가총액 1위 기업 CEO 팀 쿡은 어떤 사람이고, 또 그가 꿈꾸는 애플은 어떤 그림인지 알아보자.

 

티모시 쿡(Timothy Cook)은 1960년 11월 1일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1982년 오번 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88년 듀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IBM에서 개인용 컴퓨터 사업 부분 북미 총괄 책임자로 1983년부터 1994년까지 근무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는 PC 판매업체인 인텔리전트 일렉트로닉스에서 일한 바 있다. 1997년 상승세를 타던 컴팩으로 이직한 팀 쿡은 자재 부문 부사장으로 일을 시작한다.

잡스 없는 애플- 팀 쿡의 5년, 그

애플 팀 쿡 CEO. 출처=애플

전성기를 달리던 팀 쿡은 1998년 돌연 파산 위기에 처해있던 애플로 이직하게 된다. 당시 팀 쿡은 스티브 잡스와 ‘5분’ 간 인터뷰를 한 끝에 애플로 이직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팀 쿡은 당시 공급 사슬 관리 시스템(SCM) 즉 상황이 열악했던 애플의 재고관리·수요예측 시스템을 개혁해 효율성과 마진을 창출하는 공을 세우며 스티브 잡스의 신임을 받게 됐다.

 

팀 쿡은 우선 100여 개에 이르던 부품 공급회사를 20개로 줄이고 생산 공장을 가까운 곳에 배치했다. 70일 치 넘게 쌓인 재고물량을 10일로 떨어뜨리고 이런 체계가 높은 이윤을 보장해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부품조달, 공급망 관리, 통신사와의 협상 등 SCM 관리 및 활용 능력 부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2007년 애플의 최고 운영 책임자가 된다. 이런 팀 쿡을 두고 애플의 임원진 중 한 명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제품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라면, 팀 쿡은 애플을 현금 더미로 만든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팀 쿡은 2009년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하기 위해 병가를 냈을 때 CEO직을 수행한 적 있으며, 2011년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 CEO가 된다.

 

팀 쿡은 늘 4시 30분에 기상해 이메일을 확인하고 운동을 한 후 6시경에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시작하는 철저한 자기 관리자이자 일벌레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 비해 부드럽고 탈권위적이며 개방적이며 협업을 중시하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생활을 잘 공개하지 않지만 2014년 10월 30일 팀 쿡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블룸버그지의 기고를 통해 밝히며 "내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성애자에 대한 미국의 사회 인식이 바뀌는데 한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UP: 애플워치, 애플페이, 사회적 감수성 지닌 기업으로서의 ‘애플’

팀 쿡이 애플의 CEO로 등극한 이래 잘했다고 평가되는 일을 꼽자면 애플페이와 애플워치를 탄생시킨 점이다. 또한 애플을 사회적 책임(CSR)을 지닌 글로벌 IT 기업으로서 민감한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기업으로 키워낸 부분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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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출처=위키피디아

오는 9월 ‘애플워치2’의 출시를 앞둔 애플워치는 2015년 4월 등장부터 주목을 받았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등장한 첫 새 제품 라인으로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으로 패션 피플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한 번 차보고 싶은 기기’라는 느낌을 주며 ‘감성’을 자극해 구매를 촉진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애플워치는 다른 웨어러블 기기들과 다르게 개인화된 소통 가능한 기기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이나 애플워치 사용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애플워치를 통해 소통이 가능하고 쓰다 보면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는 평가다. 손목에 스마트 홈을 구현한다는 아이디어에 애플 팬들은 열광했고, 미국 스마트워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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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출처=플리커

2014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NFC 기반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모바일 폰에 저장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팀 쿡은 애플 201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애플 페이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접촉식 모바일 결제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이라는 디바이스 경쟁력을 등에 없고 최대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은 환경보호와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애플은 태양광 에너지를 비롯해 청정에너지 자원에 관심을 보이며 대규모 청정에너지 시설을 중국에 건설하고 있다. 애플의 최종 목표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률 100%’ 달성이라고 알려졌다.

 

애플은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하는데도 관심이 많다. 대표적으로 ‘애플리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손쉽게 아이폰, 맥 등 IT기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온라인 사이트에 기기명을 등록하면 선납 운송 라벨이 이메일로 발송되면 사용자는 기기를 발송해 재활용할 수 있다. 2015년 회수 프로젝트를 통해 재사용이 가능해진 부품 규모는 2만 7831톤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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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진행중인 애플의 솔라 프로젝트. 출처=애플

미국의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애플은 사회적 책임을 지닌 글로벌 IT기업으로서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환경 문제와 차별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해가는 방향으로 기업 문화를 설정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2014년부터 고용시장에서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까지 포용하겠다는 일념 하에 ‘다양성 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고용 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FBI의 아이폰 잠금 해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항한 부분도 기업의 신념을 지키며 보안에 철저하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 사례다.

 

팀 쿡은 “아이폰 암호화와 관련한 논쟁으로 시민권이 다시 공격받고 있다"라며 ”개인정보 보안에 관련된 타협은 결국 우리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정부의 요청이 정부가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 완전한 자유와 해방의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애플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등 민감한 사회적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거대 기업”이라며 “애플과 같은 기업이 견지해야 할 책임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 팬들의 충성도를 한층 더 높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DOWN: 성장통 겪는 애플맵스, 애플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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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맵스. 출처=애플

팀 쿡이 애플 CEO로 취임한 이래로 시련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애플워치와 애플뮤직을 들 수 있는데, 해당 제품에 대한 애플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 잠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의 첫 지도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인 애플맵스가 2012년 6월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됐고 9월 정식으로 론칭했다. 구글 지도에서 떠나 홀로 서겠다는 선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지도가 나오자 장소 명칭이 틀리고, 다리가 강으로 연결되고 쇼핑센터 안에 병원이 위치하는 등 엉성함으로 인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애플은 벡터 지도 즉 일반 지도와 위성 지도를 합쳐 공공 교통체계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일명 ‘하이브리드 지도’를 제공하려 했으나 사용자 데이터, 기술력, 전문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아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은 지도가 론칭한 달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구글맵스나 빙맵스를 쓰라고 공식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당시 지도 개발 책임을 맡고 있던 스콧 포스탈이 사임했다. 이후 애플은 지도 관련 부분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재활을 위해 투자하기 시작했다.

 

2014년 애플은 사용자 데이터를 얻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요세미티 업그레이드를 사용하도록 안내했으며, iOS 베타 테스트도 실행했다. 2015년 6월 WWDC에서는 애플맵스로 대중교통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GPS 기반 내비게이션 서비스 회사 ‘코히어런트 내비게이션’을 인수하며 GPS 기능을 통합한 바 있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애플맵을 개선하고 있다. WWDC2016에서 애플맵을 통해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우버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한다고 밝혔으며, 최근 애플은 새 운영체제 iOS10에서 애플맵이 사람들이 어디에 주차했는지 기억하기 쉽게 해 주는 파킹 리마인더 서비스인 ‘핀 기능’을 도입한다고 알렸다.

 

팀 쿡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맵은 ‘실패’라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맵은 과도기를 견디며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애플맵을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실 사용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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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 출처=애플

지난해 유료화 된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은 젊은 소비자들을 잃으며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료체험 기간이 끝난 후 35세 이상의 젊은 층 62%가 서비스를 해지했으며 애플이 콘텐츠 사업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애플 뮤직은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판을 흔들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멜론이나 지니뮤직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뮤직이 아직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잡스 없는 애플- 팀 쿡의 5년, 그

애플 본사. 출처=애플

팀 쿡과 애플, 앞으로의 5년은 어떨까?

팀 쿡은 애플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을 애플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팀 쿡은 “앞으로 세계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한 대씩 갖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AI로 인해 “스마트폰은 더욱 삶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개인비서 ‘시리‘를 공개한 바 있다. 그는 AR을 흥미로운 핵심기술이라고 밝히며 애플이 이와 관련해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AR 스타트업인 메타이오와 플라이바이미디어를 인수한 바 있다.

 

팀 쿡은 아이폰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자신하는 발언도 했다. “애플 아이폰은 9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억 대 이상 판매되는 엄청난 성과를 기록했다”며 “이런 전자제품이 다시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사상 최초로 아이폰이 감소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팀 쿡은 AI를 접목시킨 아이폰으로 “기업시장과 신흥시장 등 아이폰의 수요와 잠재력이 충분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콘텐츠와 헬스케어 부분으로 신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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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팀 쿡 CEO. 출처=플리커

팀 쿡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리더십을 평가하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온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애플은 성장했다. CEO직을 맡은 첫 해인 2011년 회계연도에 1087억 달러(약 120조 원)에서 2015년 회계연도 2313억 달러(약 253조 원)로 뛰었다. 매출만 보면 5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주식과, 현금 보유고도 같이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적극적인 중국과 인도 시장 공략은 팀 쿡의 저력과, 애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2013년 차이나 모바일과 손잡은 뒤 중국 시장의 매출이 급증했으며 중국 내 애플스토어도 5년 동안 4곳에서 41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뚜렷하게 내세울 만큼 성공한 신사업이 없다는 점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며 ‘애플 위기론’이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팀 쿡이 ‘세기의 리더’로 남게 될지 아니면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잊혀 질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훗날 애플이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소통하는 기업으로 기억된다면 여기엔 팀 쿡의 손길이 닿았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오는 8월 24일 팀 쿡이 애플 CEO로 취임한 지 5주년이 된다. 그는 9월 중 ‘아이폰7’을 공개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시 행사를 열고 공식 석상에 나설 예정이다.

 

글 김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