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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세상에서 가장 보안이 우수한 안드로이드 폰"

블랙베리, 프리브(Priv)로
'외산폰 무덤' 재도전

by이코노믹리뷰

블랙베리, 프리브(Priv)로 '외산

블랙베리 프리브.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일명 ‘오바마폰’으로 유명한 블랙베리가 돌아왔다.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품고 트레이드 마크인 쿼티 키보드를 장착한 블랙베리 ‘프리브(PRIV™)‘로 다시 한국에서 날갯짓을 시작했다. 9월 20일 서울 소공동에서 블랙베리가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리브 바이 블랙베리’를 한국에 정식 출시했다. 한국 법인을 철수한 지 3년 만이다.

 

데미안 테이 블랙베리 아태지역 제품 관리 총괄이사는 “프리브는 블랙베리에게 아이콘과 같은 제품이다”라며 “블랙베리 사용자들이 더 많은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로 옮기기로 결정했다”라고 자체 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 OS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프리브에서 백만 개가 넘는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다.

 

프리브는 블랙베리가 자랑하는 강력한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탑재한 생산성과 커뮤니케이션 툴을 필요로 하는 개인 및 기업 사용자를 위한 스마트폰이다. 테이 이사는 프리브를 두고 “활발하게 일하고 SNS를 사용하는 오프라인 상태를 거부하는 사용자들에게 걸맞은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브는 5.4형 디스플레이에 2560·1440 해상도를 갖췄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용으로 개발된 강화유리 코닝 고릴라 글라스를 탑재했으며,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운영체제로 움직인다. 3GB 램, 32GB 플래시 메모리, 퀄컴 8992 스냅드래곤 808 헥사코어를 장착했다. 5.4형 몰입형 듀얼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로 풍부한 컬러와 낮은 전력 소비가 장점이다. 최대 22.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는 3410㎃h 배터리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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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테이 아태지역 제품 관리 총괄이사.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블랙베리 전매특허, ‘보안’

프리브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보안이다. 보안은 블랙베리의 최대 강점이다. 프리브는 블랙베리 고유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바탕으로 프라이버시 모니터링과 제어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블랙베리에서만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용 블랙베리 DTEK은 마이크, 카메라, 위치 및 개인정보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모니터링하고 또 알려준다.

 

테이 총괄이사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아주 중요한 시대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중심이 된 지금 수많은 개인정보가 스마트폰을 타고 흘러 다닌다”라며 “프리브 사용자들은 본인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음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라고 강조했다. 프리브는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할 위험이 있을 때 보안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앱이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 접근권한을 언제든지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지 판단해 제어할 수 있다.

 

그는 프리브를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우수한 안드로이드 폰‘이라며 “보안에 대해서는 블랙베리만의 철학이 있다. 블랙베리는 공정과정에서부터 보안을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도 철저한 보호를 받는다. 이미 제조 과정에서 하드웨어 자체에 보안 기능(hardware root of trust)을 갖추고 출고된다. 블랙베리만의 차별화된 제조 과정은 하드웨어 기기에 암호화 키를 삽입해 플랫폼 전체에 철저한 보안을 제공한다.

 

또한 프리브는 하드웨어부터 OS 및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기기의 모든 부분을 확인하는 키 값이 내장되어 있어 변경이나 조작 여부를 알 수 있다. 또한 수천 건의 수정을 통해 리눅스 커널을 강화했고, 보안 강화를 위해 수많은 패치와 구성 변경이 이루어졌다. 매달 보안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는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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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프리브.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첫 경험, ‘슬라이더 폼 팩터’

프리브에서 차별화되는 점은 슬라이더 폼 팩터라는 새로운 모델이다. 프리브는 이전의 블랙베리 제품과 달리 슬라이드 폼 팩터를 갖췄다. 블랙베리를 상징하는 쿼티 키보드가 제품 전면이 아닌 아래에 감춰져 있다. 디스플레이를 슬라이드 형식으로 밀어 올리면 드러나는 방식이다. 프리브는 가상의 키보드와 쿼티 키보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스처 타이핑(gesture typing) 기능으로 터치 및 쿼티 키보드에서 모두 커서를 제어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에서 가상 키보드는 보통 화면의 1/3을 차지한다. 하지만 쿼티 키보드가 있는 프리브에서는 쿼티 키보드를 이용해 타이핑하며 큰 전체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쿼티적 키보드는 브라우징을 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옆으로 세워 검색하며 웹사이트를 볼 수 있는데, 이때 쿼티 키보드를 스크롤러처럼 사용할 수 있다. 스크린을 전혀 건드리지 않으며 내릴 수 있어 링크를 잘못 눌러 광고 사이트 등에 접속하게 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프리브에는 ‘스누즈’라는 기능도 있다. 이메일이 왔을 때 스와이프 해서 오른쪽으로 넘기면 이메일 특정 시간에 볼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주말에 이메일을 확인하기 싫다면 ‘월요일 오전’이라는 특정 시간대에 다시 볼 수 있게 설정할 수 있다. 일종의 알림 중지 기능으로 사무실 인터넷 주소를 등록해두면 그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이메일이 다시 배달되는 식이다.

 

문자를 입력하는 순간에도 프리브만의 개성을 만날 수 있다. 우선 가상 키보드를 사용할 때 근처에 추천 단어들이 뜬다. 한 손으로 글자를 입력할 때 유용하다. 이 키보드는 개별 사용자들의 단어 선택, 자주 쓰는 단어 등을 스스로 파악해 학습하며 똑똑해진다. 오래 쓰다 보면 사용자 맞춤형 키보드가 되는 셈이다.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스와이프 하면 글자를 지울 수도 있다.

 

프리브의 또 다른 강점은 첨단 카메라 기능이다. 슈나이더 크로이츠나흐 인증을 받은 18MP 카메라는 DSLR 카메라 기술이 대거 통합됐다. 이 카메라를 이용해 초당 24 프레임으로 4K, 1080p, 720p 해상도의 고품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슬로 모션 비디오도 촬영 가능하다.

 

프리브는 20일부터 SK텔레콤, KT 올레샵, G마켓, 옥션 등 다양한 채널에서 공식 판매된다. 국내 출고가는 59만 8000원으로 책정됐다. SK, LG, KT 통신 3사에서 모두 개통할 수 있으며, 추후 문제가 생기면 구매한 통신사를 통해 AS를 받을 수 있다. 3KH라는 블랙베리 로컬 서비스센터에서도 AS를 받을 수 있다.

블랙베리, 프리브(Priv)로 '외산

블랙베리 프리브.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블랙베리, 꺼져가는 불씨 한국서 살릴 수 있을까?

프리브는 2015년 북미지역에서 먼저 출시됐다. 당시 699달러(약 80만 원)에 판매됐던 프리브가 한국에서는 약 60만 원이라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다. 일각에서는 한국 출시가 늦은 것을 두고 ‘재고떨이’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테이 총괄이사는 한국에서 1년이나 늦게 출시하는 것에 대해 “한국 통신 3사에 모두 유통하기 위해 인증을 거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더 완벽해진 상태로 한국에 출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건과 조금씩 문제점이 등장하고 있는 아이폰7 시리즈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한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찾아온 프리뷰가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블랙베리에게는 프리뷰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위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다. 그간 블랙베리는 자체 OS를 통해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 시그니처 디자인과 독특한 사용감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2008년에는 2분기 기준 가입자 수 1900만 명을 넘어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2월 전 세계 블랙베리의 휴대전화 점유율은 1.1%에 그쳤으며, 같은 해 한국법인을 철수했다. 지난해 블랙베리의 4분기 실적 역시 실망스러웠다. 스마트폰 판매가 1억 899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북미에서 출시한 프리브 판매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뜻한다.

 

올해 1분기에도 블랙베리는 저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60만 대의 휴대폰을 파는데 그쳤다. 이에 블랙베리가 하드웨어 제조를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첸 CEO는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오는 9월까지 하드웨어 부문의 수익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첸 CEO는 프리브라는 제품명이 “프라이버시(privacy)는 당신의 특권(privilege)”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됐다고 밝힌 바 있다. 프리브의 보안 기능이 그만큼 철저하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블랙베리는 특별해질 수 있을까?

 

글. 김기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