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틱톡, 위챗까지...막 때리는 트럼프의 의도는?

[테크]by 이코노믹리뷰

극적인 롤러코스터 반복


미국 정부의 중국 전자 및 ICT 기업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 때 문제해결을 위한 윈윈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여지없이 강대강 대치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11월 대선을 앞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던 틱톡의 바이트댄스도 재차 때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텐센트의 위챗도 직접적인 제재의 사정거리에 넣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경제적 차원에서는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분간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는 어떤 의도는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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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압박 최고조, 틱톡은 또 위기

미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급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렸다. 별도의 라이선스가 없다면 미국 기업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는 화웨이에 반입될 수 없다.


시장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점유율이 절대적인데다, 완제품 기준으로도 팹리스 단계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런 이유로 화웨이는 당장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기간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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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압박의 최전선에 선 화웨이와 거래하던 기업들도 문제다.


미국 반도체 업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입장문을 통해 “광범위한 규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달성하려는 기존의 부분적인 제한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어 "중국에 민감하지 않은 상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탄은 다른 나라에도 튀었다.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의 거래가 차단되며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 기업으로부터 IC제조칩을 제공받아 화웨이에 디스플레이를 판매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와 부품 업체들도 크게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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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틱톡 인수전도 복마전이 치열하다.

당초 미국 정부는 바이트댄스의 틱톡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한다며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행정명령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 내 다수의 틱토커들의 반발이 나오자 미국 정부는 한 발 물러나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를 추진했다.


트위터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자금 문제로 포기한 상황에서 월마트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인수 9부능선을 밟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된 지지자인 래리 앨리슨이 이끄는 오라클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데이터베이스 기업에서 클라우드로의 진화를 꿈꾸는 오라클이 SNS 기업 틱톡을 품은 셈이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의 수출에 제한을 걸어 오라클의 틱톡 인수가 사실상 빈 껍데기만 가져가는 상황으로 전락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바이트댄스가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불법이라 주장하며 캘리포니아 중부지역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미국 정부가 누구라도 대배심의 고발 및 공소 제기가 아니라면 사형에 해당하는 죄나 중죄에 대해 심문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수정헌법 5조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바이트댄스는 최근 신의 한 수에 가까운 절충안을 내놨다.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글로벌 사업부를 미국에 본사를 둔 새 회사로 분사시키는 한편 오라클이 미국 내 베디터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바이트댄스는 계속 중국에 남은 상태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넘기지 않는 방안이다.


중국 정부의 반발과 각 사업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큰 무리가 없는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방안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이 지점에서 다시 급반전을 맞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트댄스가 제안한 절충안을 두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돌연 비판했기 때문이다. 틱톡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 인수에 실패한 부분을 다시 지적하며 여전히 틱톡이 미국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최초 틱톡 인수전에서 거론되던 중간 거래비를 받지 못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불똥은 텐센트의 위챗에도 튈 분위기다. 틱톡에 대한 압박에 나서던 사태 초기, 미국 정부는 이미 텐센트 위챗을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에서 위챗을 퇴출시키겠다는 엄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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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치 불가피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타결의 가능성이 엿보이던 틱톡 사태도 다시 미궁속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나아가 위챗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중 갈등의 전선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선 미국의 중국 전자 및 ICT 때리기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압박하려는 포석이기에, 이미 칼을 뽑아든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칼을 칼집에 넣을 개연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 당시 관세 전쟁에 있어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압박을 고스란히 갚아주는 쪽으로 갔으나, 전자 및 ICT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만리장화벽을 세워 미국 IT 서비스를 퇴출시켰기때문에, 최근 벌어지는 신경전에서 미국의 압박에 맞설 카드가 없다. 중국이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말 그대로 몰아치기 전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세계무역기구 WTO가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중국의 손을 들어주자, 11월 대선을 앞 둔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로드맵이 재차 거칠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TO는 16일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매긴 것은 국제무역 규정에 어긋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중국산 제품에만 적용된 것은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중국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WTO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미국은 즉각 무역 다자체제를 공동보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불편해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WTO를 활용해 미국을 이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부당한 정부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치적을 쌓아야 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책임을 미국이 부담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최악의 코너에 몰리게 된다. 이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 중 하나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키우며 화웨이 및 틱톡, 텐센트, 나아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 등에 압박의 스펙트럼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2020.09.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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