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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분식업계 '에르메스' 꿈꾸는 지소원 대표

by이코노믹리뷰

"망해 봤다. 그래서 더 잘 할 수 있다." 원더파트너스 지소원 대표는 인터뷰 내내 당당하고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원더파트너스는 크앙분식 프랜차이즈와 육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지소원 대표가 몸담고 있는 회사다. 개인 사업을 하다가 주류 프랜차이즈에 손을 댔고, 결국 실패라는 쓴 맛을 본 장본인기도 하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현재 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때로는 140개의 가맹점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카리스마를, 때로는 가맹점주와 친구처럼 지내며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지소원 대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한식과 분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나'

지소원 대표의 원더파트너스는 경북 칠곡에 육가공 공장과 튀김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편의점 등에 판매되고 있는 HMR(Home Meal Replacement : 가정식 대체 식품)과 밀키트를 생산 및 유통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메뉴를 만들고, 자신의 브랜드로 가꿔 한식과 분식의 두 분야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은 140여개에 달한다.


그가 장사를 시작한지 약 15년. 프랜차이즈에 손을 댄 것은 7년 전이다. 잘 운영되다가 크게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선지는 3년 가량 됐다. 개인 장사를 시작하다가 가게 숫자를 하나 둘씩 늘려간 것이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지소원 대표는 "처음 호프집으로 장사를 시작해 100호점 프랜차이즈로 키웠다. 그러다가 메르스로 무너져 내렸다"며 "선택 분야가 칵테일 분야였는데 수입주류다 보니 리베이트도 없었고, 본사의 수익구조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창업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도 없었고 특히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로 인해 주류 관련 패러다임이 포차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가맹점 개설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이 무너지자 회사도 무너졌다. 지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 삼고, 본사의 수익구조 문제와 본사의 전용제품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 대표는 "현재 공장에서는 일반 연육을 받아 연탄숯불에 직화해 냉동한 제품을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다"며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이다 보니 승산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지금은 공장 규모도 넓혀 납품 중이다"고 설명했다.

'크앙분식' 경쟁력은 바로 '콘텐츠'

지방에 위치한 공장은 육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고기를 팔아야 하는 곳이다. 회사의 슬로건도 'I LOVE MEAT'이다. 당시 고기와 어울리는 분식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지금의 공룡 캐릭터가 탄생하게 됐고 이는 '크앙분식'이라는 브랜드가 됐다. 에피소드를 얘기하자면, 원래 '크앙'은 맵기를 조절하는 단계였다. 매울 때 마다 '크앙크앙'하는 공룡의 의성어가 브랜드로 탄생하게 된 계기였다. 지 대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프랜차이즈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창업이 쉽다고 생각하는데 성공확률은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기업처럼 마케팅을 활발하게 해 가맹점 매출을 유지해 주든지, 본사 자체가 공장이 있어 제조 및 유통까지 하지 않으면 수익구조 자체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는 유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크앙분식'은 직영 공장에서 모두 생산하고 유통한다. 비록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진 않아도, 현재 트렌드에 맞는 제품에 그들의 스토리를 담아 상품을 개발하고 사용하는데 이런 것들이 잘 들어맞았다. 특히 타 사에서 이곳을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높다. 그는 "동종 업계에서 쉽게 뛰어 들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본사만의 경쟁력이다"라며 "히트 메뉴 중에 대왕김말이 튀김은 국내에서 우리만 생산을 한다. 또 쿠키나 배지 등 다양한 굿즈 상품도 만들고 있다. 옷, 모자, 앞치마 등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콘텐츠와 결합이 되어 있다 보니 이런 것들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점주들 역시 이러한 콘텐츠와 기존의 분식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 구성을 소셜네트워크(SNS) 등에 올려주니 이는 곧 매출로 즉각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분식계의 에르메스' ...우린 '갑' 아니에요


이코노믹리뷰

원더파트너스 지소원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지소원 대표는 "육가공 직화 공장이 있다 보니, 다른 분식점에 비해 덮밥 시리즈가 잘 구성되어 있다"며 "방문객들은 우리를 '분식계의 레스토랑, 분식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러준다. 그런데 가성비도 훌륭하다. 4000~6000원의 가격 구성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식이 여성들의 전용 간식이었다면, 크앙분식은 남성들도 많이 찾는 분식으로 이용 타깃이 확장된 만큼, 매출 유지에 있어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준비 기간을 거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할 때 코로나19로 모든 상황이 변했다. 가맹점주들의 배달권도 보장해 줘야 했다. 지 대표 입장으로서는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따르면, 정식 매장으로 약 15평 기준, 6500여 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보다는 훨씬 저렴하다고 자부한다. 지 대표는 "코로나19로 분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수혜자다"며 "40~50개 정도의 가맹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원래 그는 20호점까지만 해도 브랜드 확장 차원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가맹 계약을 맺어줬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입지에 입점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점주들이 자본에 맞춰 창업을 하다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 대표는 "우린 갑이 아닌 을이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역할이 있고, 점주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신 메뉴를 개발하고 브랜드를 발전시키고 홍보 및 광고를 통해 브랜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가야하고, 점주들은 장사를 잘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못하면 서로에게 손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점주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것이 차별화이며. 그런 점에서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120호점 향해 오늘도 달린다

지 대표는 내년 당기 목표로 크앙분식의 120호점 가맹을 삼았다. 또 한식브랜드인 콩밥대장은 배달과 백화점에만 입점하는데 가맹점은 약 80곳에 달한다. 내년에는 250개 정도 유치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공장을 수도권으로 이전할 생각이다. 공장을 이전하면서 '크앙파크'를 만들고자 하는 희망도 함께 말이다. 이곳에는 펜션 등을 운영해서 가맹점주나 직원들, 또는 아이들을 위한 관광지로 탈바꿈을 꿈꾸고 있다. 또한 전문 연구소도 만들어 메뉴를 개발하는 등 대형 브랜드로 가는 것이 가장 큰 달성 목표라고 전했다.


지 대표는 "회사가 커질수록 두려움이 크고, 사실은 쉽지가 않다"며 "혼자서 했을 때는 나 잘난 맛에 살았지만 회사가 한번 무너지고 나서는 협동과 상생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주님과 소통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점주님과 오랫동안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