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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디지털지도

구글어스,
우주에서 내려본 지구의 하루

by이코노믹리뷰

상상의 지도가 현실로

25년만에···고향을 찾아서

길 떠날 때 다섯 살이던 소년이 어른이 됐다. 구글어스(Google Earth) 화면에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그 길로 다시 뛰어들었다. 25년만이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라이언>은 인도 출신 호주인 사루 브리얼리가 쓴 자전적인 회고록 'A Long Way Home’(한국어 제목:집으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사루는 구글어스를 통해 어릴 적 살던 마을을 기적적으로 찾아 25년만에 친엄마를 만났다. 그가 다섯살이던 1986년 사루는 인도 북부 칸드와 지방에서 길을 잃고 기차에 타 1680Km 떨어진 콜카타로 가게된다.

 

그는 다음해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한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인도에서 7600km 떨어진 곳이다. 성인이 된 사루는 어릴 적 기억을 더듬으며 고향 찾기에 나선다. 실수로 길을 잃었던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몇 가지 풍경 조각들을 맞춰가며 구글어스에서 인도 전역을 뒤지기 시작한다.

 

사루가 집을 찾게 되기까지 가장 큰 도우미는 구글어스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고향을 찾아 나서기 몇 년 전인 2004년 구글어스가 탄생했다. 사루는 자신이 기억한 지명과 기억하는 풍경들을 기반으로 당시 인도를 지나다니던 기차의 속도를 계산해 구역을 정했다.

 

그는 인도 대륙의 4분의1 이상을 구글어스에서 뒤졌다. 마침내 2011년 3월 1일 그는 작업을 시작한지 3년 만에 자신의 집을 찾았다. 2012년 그가 25년 만에 고향을 방문해 친엄마를 만난 사연은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어머니는 25년 동안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동네를 떠나지 않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터넷으로 세상을 여행하는 꿈을 꾸다

구글어스는 위성영상 지도 서비스다. 위성에서 찍은 이미지와 함께 지도, 지형 및 건물의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어스는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모습과 항공사진, 지리정보 시스템(GIS) 등을 결합해 세계의 여러 지역들을 3D 영상으로 제공한다.

 

구글어스는 지난 2001년 6월 탄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투자한 회사 키홀의 '어스 뷰어 3D'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2004년 구글에 인수됐다. 책 <구글의 미래>에서 구글이 디지털지도를 만들게 된 계기가 등장한다.

 

2004년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세상 전체를 인터넷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사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지도 프로젝트를 시작됐다. 구글어스는 이 꿈의 연장선이다.

직접 삼각대를 들고 지구 곳곳을 찍다

구글어스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에 부착된 카메라가 포착하지 못하는 지역은 사람이 직접 삼각대를 들고 들어가 찍는다고 한다. 지구 구석구석 구글어스가 담지 않는 곳이 없다. 지난해 12월 구글어스는 시간 경과, 타임랩스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이 기능은 다른 시간대에 촬영한 사진을 연속 연결해 특정 위치 지역의 시대 변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업데이트를 통해 500만 장이 넘는 위성사진이 추가됐다. 1984년∼2016년까지 32년 동안 지구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구글어스의 타임랩스 기능은 지난 2013년 처음 공개됐다. 당시에는 1984년∼2013년까지의 위성사진을 결합해 타임랩스를 볼 수 있었다. 구글은 타임랩스를 유튜브 채널(Earth Outreach)을 통해서도 공개했다. 200여개에 이르는 타임랩스 영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의 32년간 타임랩스 영상을 볼 수 있다.

과거의 고향, 그리고 현재의 고향···세월의 흐름도 찍어내다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는 "구글어스처럼 전 세계를 관찰할 수 있는 도구는 글로벌 모니터링에 유용하다"며 "기후 변화, 황사 추적, 방사능 문제, 해수 변화 관찰, 해양 자원 관리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전 세계의 기업, 정부, 전문가들이 구글어스 프로의 데이터 시각화, 정보 공유, 부지 계획 등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어스프로(전문가판)는 표준 구글어스와 동일한 기능에 좀 더 전문적인 기능이 추가된 버전이다. 사용자가 3D로 빌딩을 측정하고 프레젠테이션이나 보고서용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를 받을 수 있으며 가상 여행을 위한 HD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구글은 지난 2015년 구글어스프로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구글어스프로는 연간 사용료가 399달러 정도의 유료 프로그램이었다. 구글은 출시 10년 만에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전환했다.

 

구글어스의 인쇄 해상도가 1000픽셀이지만 구글어스 프로는 4800픽셀로 해상도가 더 높다. 구글어스 프로는 자동으로 지리정보시스템(GIS) 정보를 반영해 위치를 찾아줄 수 있다. 인구 통계나 교통량을 반영한 지도 찾기도 가능하며 지도를 동영상으로도 편집할 수 있다.

구글어스, 우주에서 내려본 지구의 하

기업 '고고' 구글어스를 이용해 비행기의 동선을 파악한다. 출처=구글어스

새로운 비지니스를 키우다···상상의 지도를 개척하다

구글은 보고서를 통해 구글어스를 비즈니스에 사용하는 기업들에 대해 분석했다. 콘솔리데이티드 솔라 테크는 구글어스 프로를 활용해 주거용 및 상업용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태양에너지 자원을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개발하는데 구글어스프로를 활용했다.

 

케빈 바날렉 상업용 프로젝트 개발 부문 이사는 "구글어스가 제공하는 선명한 이미지와 지역간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프로그램 개발에 첫 번째 도구로 사용됐다"며 "우리는 구글어스 덕분에 더 적게 여행하고 더 빠르게 정보를 측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UGI에너지 서비스 그룹의 켈빈 켈러 생산자 서비스 관리자는 "구글어스 프로를 선형 및 단일 위치 전연 가시 기반시설을 평가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프로젝트 경로를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어 현장에서 소용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행기에서 인터넷을 제공하는 기업 고고는 버진 아메리카, 프런티어 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S 에어웨이 등과 손잡고 6000여개의 비행기에 인터넷을 제공한다. 고고 엔지니어링팀은 구글어스프로를 미국 지역 비행기들의 이동경로를 모니터링 하는데 활용했다. 수석 RF 엔지니어 용 리우는 "구글어스프로는 여러 데이터를 집계하고 또 오버 레이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GIS 시각화 도구"라고 설명했다.

VR중의 VR···꿈꾸는 여행지를 미리 만나다

구글어스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글어스 VR(가상현실) 기기로 지구 곳곳을 볼 수 있는 '구글어스 VR'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구글이 HTC의 VR 기기 바이브용 앱 마켓인 '밸브 스트림 스토어'에 VR용 구글어스 앱을 출시했다.

 

구글어스를 VR로 즐기려면 HTC의 VR 헤드셋 '바이브'가 구비돼있어야 한다. 구글은 현재 HTC용 앱만 출시했다. 조만간 다른 플랫폼용 앱도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어스 VR을 활용해 다음에 떠날 여행지를 물색해볼 수도 있다.

 

구글은 구글어스에서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여행지와 목적지 정보를 수집해서 보여준다. 아마존 강이나 맨해튼, 그랜드 캐년부터 로마까지 경험할 수 있다. IT 전문매체들은 구글어스 VR을 두고 "VR 게임을 제외한 VR 앱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구글어스, 우주에서 내려본 지구의 하

구글어스에서 촬영한 VR영상 시애틀의 스페이스니들 캡처. 출처=구글어스

한편 구글어스는 최근 인공위성 이미지 사업 부분인 테라벨라를 경쟁사인 플래닛랩스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구글이 플래닛랩스의 지분을 구입하고 플래닛랩스가 테라벨라 직원들과 7개의 인공위성까지 인수하는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알렸다. 더불어 구글은 향후 5년 동안 플래닛랩스가 촬영하는 인공위성 이미지를 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자세한 협상 급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공위성 이미지 앞에서 주춤···어디로 향할까

테라벨라는 2014년 구글이 약 5억달러에 인수한 위성이미지 서비스업체 '스카이박스 이미징'이다. 훗날 이름을 테라벨라로 바꿨다. 약 6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테라벨라는 지금까지 7개의 소형위성을 우주에 띄워 이미지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교통량·구리 광성 비축량 등 데이터도 수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라벨라가 수집한 인공위성 이미지가 구글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구글은 비용 때문에 테라벨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알려졌다. 인공위성을 만들고 운영하는 비용보다 제 3자로부터 구입하는 게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글의 행보가 구글어스의 향후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는 "구글이 위성사업에 투자를 많이 했으나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디지털지도와 구글어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계속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는 구글어스가 론칭되지 않았다. 한국어 지원은 되기에 구글어스를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어스의 다양한 기능들은 이용할 수 없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어스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려 할 때 한국에서 계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기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