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인력유출·점유율 하락...비상벨 울린 네이버, 어디로 가나

[테크]by 이데일리

출근해 기강 잡는 이해진 GIO

'파파고' 개발자 등 잇단 이직

유튜브, 검색 시장마저 위협

일각선 "골든타임 놓쳤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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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방인권 기자)

국내 1위 인터넷 사업자 네이버(035420)가 안팎의 어려움에 처하면서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해외에 주로 머물던 이 GIO는 최근 국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면서 네이버 ‘총수’로서의 미래 먹거리 구상과 조직 문화 개선에 총력하는 모양새다.


당장의 현안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노사 대치다. 네이버 노조는 본사에서만 전 직원의 30%인 1200명, 계열사에서도 비슷한 비율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지난해 4월 노조 출범 이후 10월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이 ‘협정근로자’를 제시하자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협정근로자는 노사 합의로 파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사측은 “인터넷서비스 기업인 네이버로선 서비스 지장을 막기 위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근로자를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단체행동권 제약”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해진 GIO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이해진 GIO가 감내해야 할 사회적 책임의 무게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인력유출에 스톡옵션 프로그램 도입…첫화면 개편도 ‘미완’

핵심 인력 유출도 이 GIO의 고민거리다. 네이버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임하며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기술 연구를 주도했던 송창현 전 네이버랩스 대표는 지난 1월31일자로 퇴직했다. 통번역 앱 ‘파파고’ 개발을 이끈 김준석 리더는 최근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구글코리아가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머신러닝 등에서 개발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신경쓰인다.


이에 따라 이 GIO는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주요 인재 637명에게 83만 7000주의 스톡옵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반 직원들 중에서도 근속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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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진=뉴시스)

‘드루킹 댓글 조작’에 따른 비판으로 시작된 첫 화면 개편도 나름 노력하고 있다곤 하지만, 정치권 등 일각에선 여전히 반쪽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앱의 경우 지난해 11월 새 버전을 적용한 안드로이드 버전을 공개한 데 이어 iOS 버전은 지난 2월 기존 버전과 새 버전을 혼용해 사용할 수 있게 업데이트했다. 아울러 오는 4일자로 기본 버전 모바일앱 첫 화면 뉴스도 자체 편집 대신 AiRS(AI Recommender System) 알고리즘 기반 자동 추천 기사로 대체한다.


일단, 지난해 밝혔던 ‘2019년 1분기 내 개편 완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고, 소비자 중에서 옛날 버전에 남으려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점도 이 GIO에겐 고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새 버전으로 모두 통합되게 될 것”이라며 “새 버전에 대한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새 모바일 앱에 대한 TV 광고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색 시장 빼앗는 유튜브.. 이해진 관심은 결제와 커머스?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검색 시장은 구글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튜브 이용자들이 ‘콘텐츠 검색’을 유튜브 내에서 해결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네이버의 위기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 네이버는 올해 주력 분야 중 하나로 ‘영상 콘텐츠’를 꼽았지만, 워낙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까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는 이제 단순 동영상 서비스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화현상이 된 플랫폼”이라며 “네이버 출발이 너무 늦다”고 안타까워 했다.


다만, 네이버는 간편결제와 커머스 사업을 기반으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의 압도적인 강세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긴 하지만, 모바일 화면 개편에서 첫 화면 좌측에 ‘네이버 쇼핑’ 페이지를 심어놓은 것도 같은 이유다. 또, 올해부터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을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아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선 해외 계열사 ‘라인’을 통해 ‘라인 페이’의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라인은 지난 2월 일본에서 라인페이 20% 환원 행사로 1분기에만 수십억엔을 마케팅 비용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핀테크 등 신규사업 부문에서 600억엔 적자를 가이던스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2000년대 지식 검색으로 국내 포털 시장을 평정할 만큼의 기회가 결제와 커머스에서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9.04.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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