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투명한 동해 물색 '블루로드', '코로나블루' 낄 틈 없네

[여행]by 이데일리

경북 영덕 블루로드 트레킹

눈가는 곳마다 명산 절경 탁트인 바다

688km 해파랑길 중 하이라이트 구간

강구항 시작으로 4개 코스로 이뤄져

15.8km 이어진 '푸른대게길' 최고 비경

몽돌해변, 솔숲길, 축산항 등 볼거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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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경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에서 시작해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 이 도로를 따라 울진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거나, 포항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경북 영덕이다. 태백의 지맥인 팔보산과 칠보산, 옥계계곡 등 명산 절경과 가는 곳마다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동해안의 청정해역이 어우러진 땅이다. 순박하고 소담스러운 어촌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서려 있고, 선조들이 남겨놓은 찬란한 문화유산도 가득하다. 그리고 철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다양한 먹거리까지…. 영덕은 축복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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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끼고 걷는 길 ‘블루로드’


블루로드. 영덕의 가장 남쪽인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진 64km의 해안길이다. 동해의 희망찬 기운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오죽하면,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 해파랑길 중 하이라이트로 꼽을 정도다. 이름처럼 대부분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이 길에서는 시원스레 펼쳐진 동해를 마음껏 호흡할 수 있다. 여기에 자동차로 빠르게 지나칠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영덕의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블루로드는 총 네 코스가 있다. 쪽빛파도의 길(D코스), 빛과 바람의 길(A코스), 푸른대게의 길(B코스), 목은사색의 길(C코스)이다. 보통 2~3일을 꼬박 걸어야 하는 코스다. 시간이 넉넉지 않다면 코스별로 걸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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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의 시작은 강구항이다. 강구항을 기준으로 남쪽으로는 D코스가, 북쪽으로는 A, B, C코스가 이어진다. 1박 2일 코스라면 D, A 코스나, A, B, C 코스를 걸어보는 게 좋다. D코스는 영덕과 포항의 경계인 대게누리공원에서 장사해수욕장, 삼사해상공원,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을 거쳐 강구터미널까지다. 7번 국도와 나란히 하고 있어 중간에 힘에 부치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20번 국도와 나란히 하는 A, B, C 코스는 강구항 북쪽 창포말등대에서 경정해변, 축산항과 죽도산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A코스는 강구터미널에서 해맞이 공원까지다. 대부분 산길로, 고불봉을 넘어 풍력발전단지를 지나오는 코스. 영광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코스다. B코스는 해맞이공원에서 영양남씨발상지까지다. 코스 내내 바다를 끼고 걷는 길로 블루로드 중 가장 풍광이 뛰어나다. C코스는 영양남씨발상지에서 대소산봉수대, 목은이색기념관, 괴시리전통마을, 대진해수욕장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른다. 산길과 바닷길이 반씩 섞여 있어 걷는 재미가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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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대게의 집산지 ‘강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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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말등대

이제 본격적으로 걸어볼 차례. 강구항을 트레킹 시작점으로 잡는다. 1990년대 인기 드라마였던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강구항은 대게 집산지로도 유명하다. 대게를 실어 나르는 배가 수시로 포구로 들어오지만, 항구는 여느 때보다 썰렁하다.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상인들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상인들의 간절한 손짓을 뒤로하고 영덕해파랑공원으로 향한다.


A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풍력발전단지 일대다. 동해에서 불어온 거친 바람이 거대한 바람개비를 돌려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시설이다. 풍력발전기 24기가 바다를 향해 도열한 모습이 장관이다. 해맞이캠핑장 입구, 별반산봉수대, 신재생에너지전시관, 해맞이축구장, 윤선도시비, 월월이청청 조형물, 비행기전시장 등이 줄지어 나온다. 길은 축구장 입구 갈림길에서 해맞이공원 방면으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야 한다.


A코스 종점이자 B코스 시작인 해맞이공원은 영덕 일출명소로 꼽힌다. 대게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빨강색이 선명한 위층은 등탑, 중간은 전망대, 아래층은 전망 데크로 구성돼 있다. 해안 절벽 옆으로 이어진 블루로드는 철썩이는 파도와 쪽빛 바다, 바다를 닮아 파랗게 물든 하늘이 삼박자를 이뤄 추위도 잊은 채 마냥 걷는다.


해맞이공원 남쪽의 소박한 벽화로 꾸민 대부리와 청어 과메기를 말리는 창포리는 블루로드 코스는 아니지만, 일부러 들러볼 만하다. 도로변이나 방파제 등 빈 곳마다 빼곡하게 걸린 오징어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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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로드 최고의 비경, 해맞이공원~축산항,


B코스는 푸른대게의 길이다. 이름처럼 푸른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다. 이 길에서는 산과 바다, 해안선이 그려낸 환상적인 비경이 곳곳에 박혀 있다. 15.5km의 거리로, 성인 걸음으로 보통 5시간 정도 걸린다.


전 구간을 걷기 힘들다면 30분~1시간이라도 걸어보자. 석리마을 입구에서 경정해수욕장까지 혹은 대게원조마을에서 블루로드 다리까지 등으로 구간을 짧게 나누면 무리하지 않고서도 블루로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걸을 수도 있는 구간이다. 노물리 바닷가에는 해녀상, 석리 바닷가에서는 군인상이 도보여행자를 반긴다.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전망 좋은 벤치나 정자가 있다. 백사장이나 몽돌이 깔린 해변에서 간식을 먹기도 하고, 거친 바윗길이나 솔잎이 깔려 푹신하면서도 미끄러운 솔숲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죽도산전망대가 보이는 해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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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끝에는 초록색 현수교인 블루로드다리가 놓여있다. 둘이 지나가면 딱 맞을 정도로 폭이 좁은 인도교다. 이 다리를 건너면 죽도산전망대까지 이어진 계단이 나온다. 죽도산은 손가락 굵기의 대나무가 산을 빼곡히 뒤덮고 있어 붙여진 이름. 죽도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는 1층 로비, 2층 전망 데크, 5층 전망대, 6층 기계실, 7층 등탑으로 구성됐는데 5층까지만 개방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축산항 일대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죽도산 해변쪽으로 난 데크길도 빼놓지 말자. B코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죽도산 아래 푸른 바다색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초록과 파랑이 섞인 투명한 물색을 내려다보면서 해안 절벽을 끼고 나무 덱 길을 걷는 맛이 각별하다.


죽도산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축산항이 바로 이어진다. 축산항은 동해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꼽힌다. 축산항은 대게보다 물가자미가 더 유명하다. 초장을 넣어 무침회로 먹고 구이, 찜, 식해, 매운탕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아 지갑 걱정 없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축산항을 마지막으로 B코스는 끝나고 대소산봉수대를 향해 C코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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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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