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공시 연합 불참한 업비트

[테크]by 이투데이
이투데이

가상화폐(암호화폐·코인)를 거래하다 보면 순식간에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합니다. 때때로 해당 프로젝트 개발사의 발표가 원인이 된 경우가 있는데요. 정보가 빠른 투자자들은 호재와 악재를 미리 판단, 시세 차익을 노리고 매매를 하겠죠.


이는 코인 시장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일입니다.

쟁글이 탄생한 이유

주식 시장에서 특정 기업이 획기적 기술이 들어간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공시가 나오자마자 시세가 급등하는 일이 있습니다. 대규모 수주 계약이 무산됐다는 공시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는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죠.이런 이유로 기업의 중요사항에 대한 공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자본 시장에서의 인식입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상장 기업이 특정 조건(인수합병, 대규모 공급계약, 공급 계약철회, 대규모 매출 변동 등)을 만족하는 사항이 있을 때 반드시 공시를 해야 한다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업계도 비슷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각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모두 투자자에게 공정하게 알려야 하는데요. ‘쟁글(Xangle)’은 이런 것을 대행해줍니다. 금융감독원이 관리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역할을 코인업계에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이미 국내 대부분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쟁글을 활용할 것을 밝혔는데요. 현재까지 국내 거래소에선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스트리미), CPDAX(코인플러그), 비트소닉, 지닥(GDAC), 한빛코 등입니다.


이들은 프로젝트가 쟁글에 공식적으로 제공한 공시에 따른 계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불이행 시 제재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업비트, 스스로 투명성 확보할 수 있나

국내 주요 거래소 중 제휴 거래소 목록에서 빠진 거래소가 있습니다. 업비트(운영사 두나무)는 쟁글 참여보단 스스로 공시 정보 서비스를 관리하겠다는 정책입니다. 쟁글과의 제휴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업비트가 꼭 참여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다른 주요 거래소가 참여한 이유는 공시가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기관과 함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코인 프로젝트의 허위 공시나 공시 불이행이 발생하면 참여 거래소 연합이 공동으로 제재해 공시 내용 이행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쟁글은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도록 업계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율 규제인 셈입니다.


업비트는 자체적인 ‘프로젝트 공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요. 시장과 투자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해상충 가능성은 없나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가상화폐 거래소이면서,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코인프로젝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업비트 공지에 따르면 두나무앤파트너스는 티티씨(TTC) 3000만 코인과 루나(LUNA) 2000만 코인을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각각 약 23억 원(개별 단가 78원 기준), 약 301억 원(BTC마켓, 1508원 기준)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4월 공개된 지난해 두나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4632.1개와 이더리움 2003.81개, USDT 422만 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비트(두나무)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코인 주요 투자자이기도 한데요. 다시 말해 업비트(두나무)는 코인프로젝트의 이해관계자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주식 거래 서비스를 하는 증권회사가 공시 정보를 서비스하면서, 자회사를 통해 매매까지 하는 셈이죠.


이에 대해 업비트(두나무)는 프로젝트가 공개한 대외 공지에 대한 링크만 제공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업비트는 프로젝트 공시 가이드라인에서 “해당 공시 내용에 대한 검증이나 보증을 하지 않으며, 해당 공시에 따른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고 공지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만약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코인 프로젝트가 불성실 공시나 공시 불이행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hura@etoday.co.kr)]

2019.08.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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