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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닮은 듯 다른' 대관령 목장투어

by파이낸셜뉴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하늘목장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곳.. 삼양목장

오르락 내리락 인생길 같은.. 양떼목장 

 

강원도 평창군은 첩첩산중에 있다. 높고 험한 산들이 새하얀 눈과 구름 속에서 연봉을 이룬다. 해발 700m 이상인 곳이 전체 면적의 60%나 되며 영서와 영동을 잇는 태백산맥의 관문인 대관령을 끌어안고 있다. 바람과 구름의 관문이기도 한 대관령 고지대에는 땅과 하늘이 맞닿아 있는 대규모 목장이 3개나 있다. 하늘목장, 삼양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이 그것이다. 병신년을 맞아 연인, 친구, 가족들과 함께 드넓은 대관령 목장들을 둘러보면서 새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보면 어떨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하늘목장

풍력발전기가 인사하는 하늘목장

'닮은 듯 다른' 대관령 목장투어

대관령 하늘목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반갑다고 손짓을 한다. 차를 타고 해발 1157m인 선자령 꼭대기에 오르는 동안 풍력발전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선자령은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에 걸쳐 있는 봉우리다. 정상에 서니 겨울이어서 차가운 바람이 뺨을 아리게 하지만 사방이 모두 시원하게 트여있어 가슴이 뻥 뚫린다.


1974년 해발 800m가 넘고 황무지였던 대관령. 하지만 이곳에 개척정신으로 목장 조성을 위한 구슬땀이 뿌려졌다. 하늘목장은 월드컵경기장 500개에 달하는 약 1000만㎡ 규모로 조성됐으며 V자 형태로 이웃 삼양목장을 가볍게 감싸면서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과 맞닿아 있다. 2014년 9월 개방된 하늘목장은 말, 염소, 양 등과 어우러져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국내 최초의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이자 400여마리 젖소와 100여마리 한우가 '자연 생태 순환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목장이기도 하다. 하늘목장의 원래 이름은 '한일목장'이었으나 대중에게 공개 되면서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인 '하늘목장'으로 변경됐다.


하늘목장에 가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몸과 마음에 추스려보자. 40년 전 목동들의 이동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산책로는 길마다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키는 '너른 풍경길'과 자연 그대로의 길 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자리숲길', 또한 나무로 만들어진 터널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숲속여울길'과 목장을 가로질러 지름길로 사용되던 '종종걸음길' 등이 있다.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곳.. 삼양목장

'에코그린 캠퍼스' 삼양목장

'닮은 듯 다른' 대관령 목장투어

삼양목장 북동쪽 끝에 남한에서 승용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소황병산 동해전망대(1140m)가 있다. 이곳에 서면 강릉 일대와 동해안 풍경 등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한 장엄한 일출 광경을 볼 수 있어 해뜨기 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겨울철에는 삼양목장 정상까지 개인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데 정상 주차장에는 차들이 제법 많다.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멋진 관경을 놓칠세라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삼양목장은 삼양식품그룹의 계열사인 삼양축산이 소유한 목초지로 1972년 개간을 시작했다. 소황병산 정상에서 대관령 쪽으로 이어진 해발고도 850~1470m의 고산 유휴지를 초지로 만들기 위해 많은 난관을 뚫고 1985년에 완성했다. 목초지 면적은 동양 최대인 2000만㎡로, 길이가 약 8㎞, 너비가 약 3㎞이다. 총연장 22㎞ 길이의 순환도로와 초지 곳곳에 난 도로까지 총 120㎞의 길이 나 있는데, 방문자들은 순환도로에서 자동차로 달리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2001년이 되어서야 기업 홍보 차원에서 일반인들에 개방됐다. 빼어난 경관을 배경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다.


'에코그린 캠퍼스'란 명칭은 삼양목장의 새로운 이름이다. 2011년부터 소들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르고 자연 그대로의 제품이 사람에게 가장 이롭다는 믿음으로 유기축산을 시작했다. 광활한 유기 목초지는 소들에게 맛있는 식탁이 되고 건강한 놀이터가 되며 안락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현재 젖소, 육우, 한우를 포함해 총 9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오르락 내리락 인생길 같은.. 양떼목장

'관광목장'인 대관령양떼목장

'닮은 듯 다른' 대관령 목장투어

대관령양떼목장은 해발 850~900m의 구릉 위로 펼쳐진 20만4959㎡의 초지에 양들을 방목해 키운다. 하늘목장, 삼양목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1988년에 풍전목장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2000년 겨울부터 대관령양떼목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관광목장이 됐다.


전영대 대표가 37세였던 1988년 여름날 그 당시 개념조차 없었던 '관광목장'을 대한민국 최초로 만들어 보겠다고 대관령에 터를 잡고 목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워낙 외딴 곳이라서 전기는 물론 수도 시설도 없었다. 매일 밤 촛불을 켜고 생활해야 했고 개울가에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힘들게 살면서 목장 가꾸기에 전념한지 10여년, 머릿속으로 그려오던 목장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했고 목장이 아름답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1.2㎞의 산책로를 따라 아름다운 대관령양떼목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약 40분의 시간이 걸린다. 산책로에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평지도 있다. 마치 인생길 같다.


목장이 눈에 덮여 설원으로 변하는 겨울철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축사에 있는 양들의 커다란 눈망울을 쳐다보면서 건초 주기 체험을 해보면 제법 재미가 있다. 


건초를 받아먹은 양들이 끊임없이 되새김질을 한다. 양의 등을 쓰다듬으면 부드러운 솜이불을 만지는 것 같다. 시원하게 탁 트인 대관령 정상에서 목장의 아기자기한 능선들을 바라보면 일상의 잡념들은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저 멀리 사라진다.


평창(강원)=이정호 선임기자 jungle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