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컴퓨터 설계 구조의 원형인 폰 노이만 아키텍처는 오늘날까지 큰 변함이 없다. 데이터와 이를 다루는 코드가 구분되지 않은 채 하나의 메모리에 담기고 CPU는 이를 읽어 들여 일을 처리한다. 너무 당연해져 자연스러운 상식이다. 우리는 드라이브에 프로그램도 데이터도 함께 담아 두고, 메모리(RAM)에는 코드도 데이터도 함께 올라온다. 그런데 메모리의 속도는 언제나 CPU의 처리 속도보다 느리기에 컴퓨터는 어느 정도 늘 대기하고 있다. 이를 폰노이만 병목이라 한다. 느린 PC는 그저 속 터지고 마는 일이지만, 느린 서버는 돈을 날린
한 시절 인터넷 생활을 풍성하게 했던 플래시가 이제 정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어도비는 그간 사랑해줘서 고맙다며 이제는 정말 안녕이라며 마지막 업데이트와 함께 공지했다. 이미 우리에게 깔린 플래시에는 킬 스위치가 들어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피하더라도 1월 12일 이후에는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플래시의 역사는 깊다. 플래시는 어도비가 2005년에 인수한 멀티미디어계의 기린아 마크로미디어사의 제품이었는데, 플래시 역시 마크로미디어가 퓨처스플래시라는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해 내놓은 제품이었다. 마크로미디어에게는 이미 90
졸저 「웹2.0 경제학」에서 세계를 현실계, 이상계, 환상계로 나눈 적이 있다. 디지털 세계라도 현실 그대로를 충실히 옮겨 놓는 SI의 현실계, 현실의 대안을 마련해 기존 질서를 붕괴시키는 이상계, 그리고 게임과 같이 현실과 완전히 유리된 세계인 환상계로 구분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근 15년이 지난 지금, 이 3계는 그 경계가 흐트러지고 있다. 현실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X) 열풍과 스마트폰 혁명으로 이상계에 적극적으로 흡수 통합되고 있고, BTS는 포트나이트에서 신곡을 발표하고 조 바이든은 동물의 숲에 선거 캠프를
이달 쏟아져 나온 신제품들의 성능이 예사롭지 않다. 애플 실리콘 M1의 가공할 퍼포먼스가 화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 기다려온 AMD의 신제품 RDNA2(코드명 Big Navi) 제품군도 모습을 드러냈다. 경쟁사 엔비디아의 신제품들이 워낙 잘 나와서 AMD가 걱정스러웠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엔비디아 신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나쁘지 않다. 이게 웬일인가.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신형 콘솔이 AMD의 RDNA2를 다 같이 채택한 데에는 다 계획이 있었던 모양이다. 명세상으로 보면 AMD의 신제품 시리즈 라데온 RX
본 연재 만평줌의 첫 꼭지는 스마트워치의 삼원칙에 대한 것이었다. 이 중 ①알림을 놓칠 자유와 ③패션이 브랜드에 의해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는 자유로움은 지켜냈을지 모르지만, 결국 ②나를 측정하고자 하는 욕구에는 나도 이기지 못했고 지금도 워치를 차고 있다. 많은 이들이 스마트워치를 차면서 요긴한 것이 알림 기능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이는 가능하면 설정에서 다 꺼버리는 것이 좋다. 시도 때도 없이 타인과 시스템의 사정에 의해 내 일상을 침해하는 노티 알림. 이들을 내 손목에까지 허락하는 것에는 신중한 편이 평온한 삶에 좋다.
해마다 다양한 단체 및 기관들이 개발자 조사를 한다. 새로운 사회를 일구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이들을 주된 청중과 고객으로 삼는 테크 기업들의 동향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예 이러한 커뮤니티 교류 및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있다. 슬래시데이타(SlashData)도 그중 하나인데, 올해 개발자 서베이 결과가 공개되었다. 2020년 3분기 조사 결과는 159개국 17,000명의 개발자에 의해 취합되었는데, 역시 가장 관심을 많이 끄는 부분은 어떤 프로그래밍
스마트폰의 지각변동이 10년쯤 지나니 ‘넥스트 빅 씽’에 대한 갈증은 쌓여만 간다. 특히 사람들의 물욕에 직접 호소하는 외모, 즉 폼팩터는 좀처럼 변화가 없다. 생김새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왔다가 또 갔지만, 접고 펼치는 기능은 최근 가장 트렌디한 유행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분야의 리더는 갤럭시 폴드 제품군인데, 세대가 거듭될수록 점점 세련되어져 가고 있다. 초기의 걱정이었던 내구성은 세월과 함께 더 단단해질 터이다. 접고 펴는 일은 단순한 행위지만 누구에게나 손에 익은 자연스러운 동작이다. 이 간단한 행동으로 화면 크기라는 직접
올해는 여러모로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에게 중요한 한 해다. 우선 지난 15일 자바 15가 발표되었다. 많이들 쓰는 것은 자바 8(최근 조사에 의하면 75%)인데 벌써 버전이 15인가? 예전에는 2~3년에 한 번씩 버전이 올라갔는데, 요즈음에는 6개월에 한 번씩 버전이 올라가니 실은 별일 아니다. 아무래도 부지런해 보이고, 발전이 있어 보이게 하려는 전술인데 나름 검증된 효과가 있어서인지 자바가 채택한 지도 꽤 되었다. 요즈음 소프트웨어의 버전은 쑥쑥 인플레가 심하다. 그보다는 올해가 자바 25주년이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1995
전자 제품은 필요할 때 빨리 사서 하루라도 더 알차게 쓰는 게 남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릴 수 있으면 기다리는 편이 나은 때도 있다. 2020년 가을은 그런 때다. 우선 맥북을 사려 한다면 2020년은 맥북의 CPU가 ARM 기반 애플 실리콘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해다. 초기 베타테스터가 될 필요 있겠냐는 둥, ARM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해야 하는 개발자가 아니면 번잡하기만 하겠다는 둥, 그냥 지금 인텔 맥을 사버리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다릴 수 있다면 기다리자. 왜냐하면, 현존 맥북에 실린 인텔 칩조차 끝물이라서다.
측정할 수 없다면 개선될 수 없다. 많은 경영 철학에서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실은 자기 경영에도 유용한 잠언이다 그래서인지 자아 측정(Quantified Self)이라 하여 삶의 가시성을 높여 더 투명하게 하자는 일종의 무브먼트는 수년째 꾸준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개선될 수 있다는 믿음의 대상은 바로 신체였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떻게 몸이 변한다는 과학적 인과 관계를 철저히 개인화하여 실천해 보는 일은 일종의 자기계발 최전선이 되고 있다. 생체를 최적화하려는 바이오 해커들이 등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