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혁신의 테크트리

[테크]by 김국현
애플 혁신의 테크트리

지난 주.


일군의 애플 신제품이 발표되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TV셋탑 등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경량 제품군의 발표장이 되었던 만큼 IT 뉴스치고는 이야기가 많다.


아이폰 신제품과 함께 “아이패드 이래 가장 큰 아이패드 뉴스“라던 뉴스의 실체도 드러났다. 그 거대화면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 제품 덕에 이미 친숙한 필압감지형 펜이 등장했고, 탈착식 패브릭 키보드도 데자뷰를 불러 온다.


여기저기 이야기는 많지만 이번에도 이야기의 흐름은 비슷하여 “혁신은 없었다.”, “역시 최고다.”의 갑론을박이 전세계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와 언론을 들끓게 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미적지근한듯하지만 어쨌거나 그 혁신(?)이 성공적이든 아니든 아마 이 글을 쓰는 이나 읽는 이 어느 누구보다도 성공적인 수익을 올리기는 할 것이다. 우리는 주주도 아니면서 때때로 유난히 남의 회사 걱정을 많이 해주는 경향이 있다.


우리 모두 내심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천지개벽 전인미답의 신세계를 보고 싶은 욕망이 있나 보다. 하지만 성숙한 기업의 목표는 실험이 아닌 수익이다.


수익이란 물건이 팔려야 나오는 것. 그것은 팔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의 숙명이기도 한데, 공산품은 소비자가 신기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 싶어 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대한 실험보다는 이미 시장에서 진행중인 설익은 트렌드를 파악해 재해석하거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재해석과 높은 완성도의 산물이었다. 어설픈 PDA와 태블릿PC의 추억도 가끔은 그립다.


그렇다면 혁신이란 쓸 만한 것이 이미 있음에도 새로 나온 것을 또 사게 만드는 힘이다. 옷이 없어서 옷을 사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것이 ‘좋은 솜씨(craftsmanship)’의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이 기업과 경제가 구르게 하는 성장의 힘이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은 서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을 인정하고 겸허해 하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우리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 결국은 이러한 영향을 통해 힘을 키울 테니 말이다.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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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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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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