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의 방어력

[테크]by 김국현
스마트워치의 방어력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 S2의 판촉이 한창이었다. 디제이 박스에 자전거 묘기까지, ‘돌려라’가 모토였다.


애플 워치가 용두(태엽 감는 꼭지)를 돌리는 사용자 체험을 선보였다면, S2는 베젤(테두리)을 돌리며 스크롤을 한다. 실제로 써보면 상당히 직관적이다. 손맛도 있다. 하여 자전거를 타면서 스마트워치 베젤을 돌리는 묘기를 보여줄 줄 알았지만, 돌아가는 것은 자전거 바퀴뿐이라서 내심 아쉬웠다.


그런데 돌리든 만지든 누르든 시계란 그렇게 만지작거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계란 슬쩍 보기 위한 것. 시계를 만져야 하는 때란 시간이 맞지 않거나 태엽이 풀렸을 때 정도였다. 그리고 이는 스마트워치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여야 옳다. 한 손의 시계를 다른 손으로 만지는 순간 두 손은 묶이기 때문이다.


활동성 있는 이들을 위한 이미지의 스마트워치이지만,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워치를 조작하는 일은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보다도 더 위험해진다. 조작하는 순간 두 손은 특정 각도로 고정돼버린다.


앞으로 스마트 워치에서의 혁신은 이 난관을 푸는 일이다. 음성 인식 등 비접촉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거나, 아니면 주인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리분별력이 생기면 좋을 것이다. 스마트워치도 해가 다르게 점점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결정적인 킬러 앱들은 사용자의 손길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애플도 미국내의 일부 오프라인 애플 스토어 한정이지만 아이폰과 함께 사면 50달러를 할인해주는 애플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차피 화면을 쳐다보며 손에 무언가를 들고 활보할 바에야 가끔 손을 모을지라도 빈손으로 있는 편이 나은 것 같기는 하다. 결정적 순간의 방어력은 순식간에 두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웨어러블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물론 실험해 보기는 싫지만.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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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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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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