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 7 타오를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고

[테크]by 김국현
갤럭시 노트 7 타오를 수 있는 모든

갤럭시 노트 7 발화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리콜품까지 속속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 SDI에서 잘못 만든 배터리 탓이라고 들었는데, 새롭게 도입된 중국산 배터리도 타오르는 걸로 봐서, 진범은 따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요즈음은 전기가 필요한 모든 곳에 속속 들어가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니 전기자동차니 가상현실이니 우리 의식주 곳곳에서 촘촘히 박히고 있다. 웨어러블이라고 우리 살에 대고 있기도 하다. 리튬이온 충전지가 없는 ‘현대’란 어불성설이다.


리튬이온 연구의 역사는 벌써 한 40년 됐다. 하지만 근래에야 우리 주위에 퍼지게 된 이유는 바로 그 소재의 위험성 때문이다.


2년 전 최첨단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의 배터리 박스도 발화했는데, 다행히 비행기는 승객을 내려준 뒤였다. 화물 운송기 추락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늘 적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거론되는데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10년에 추락한 UPS의 747기종. 항공업이 배터리에 민감한 것도 이해가 간다. 노트7 리콜 뒤 미국에서의 첫 발화 사건도 게다가 출발 전 비행기 안이었다. 이것 참 극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쓰이는 리튬 재료가 가연성이 높은 경우가 많고 또 전지에 포함된 산화제에 옮겨붙기에 진화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도 다단계의 안전장치, 예컨대 이번에 문제로 지목되었던 세퍼레이터(열폭주를 막기 위한 일종의 최종 방파제) 등의 발전으로 그럭저럭 상용화될 수 있었던 것.


10년 전인 2006년. 노트북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량 리콜된 적이 있었다. 델은 400만대 넘는 노트북을 리콜했다. 천만 개 가까운 소니제 배터리가 리콜되었는데, 반수 가까이는 델에 납품된 것. 흥미로운 것은 소니의 제조에도 결함이 있었지만, 델의 제조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뒤따랐다는 점이다.


위험물임을 잠시 잊고, 혹은 지나치게 납품을 믿은 나머지 막 다루기까지 한다. 화재는 방심하는 순간 벌어지는 것이다.


이번 노트7 사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현대사회의 불을 다루는 이들이 저지르는 다른 사건들도 결국 다 마찬가지다.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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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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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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