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에 떠오르듯 색다른 휴식을 만끽하는 한옥 풀빌라

[여행]by 전원속의 내집

잠시 머문집 26편 : 산온 : 리트릿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스물여섯 번째는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산온:리트릿’이다.

논밭 위, 섬처럼 높게 떠오른 한옥과 그 안에서 맛보는 자발적 고립

안동에 위치한 일자 구조의 한옥 숙소, ‘산온:리트릿’은 일반 한옥과는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 바닥으로부터 1m가량 띄워진 기단 위에 자리한다는 점, 그리고 그 위치에서 누리는 창문 밖의 전경은 지평선이 훤히 보일 만큼 광활하다는 점이다. 안동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한적한 필지에 떠있는, ‘부유’한 외관의 한옥집은 느긋한 휴식이라는 테마에 어울렸다. 이 부유(富裕)의 부유(浮游)가 산온:리트릿의 콘셉트 초안이 되었다. 건축주는 이 휴식이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 되길 원했다. 전통적이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다양하고도 새로운 접근이 있는 스테이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건물 원형을 최대한 살리되 구조를 차별화하며 완성됐다. 또한 양평에 있는 산온의 첫 번째 시리즈의 시그니처 공간인 다이닝과 자쿠지가 이곳에도 적용되어 디자인의 맥락을 이어간다.

다도 공간은 곡선의 바깥, 안과 밖의 경계에 자리 잡은 특별한 휴식의 공간이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인테리어는 쉼을 위한 여백처럼 작동한다.

숙소의 공간 테마는 한옥이 지닌 동양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니멀&모던이다. 인테리어의 베이스가 되는 백색은 가장 한국적인 공간을 표현하며, 그 안에 담긴 요소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다. 기존의 목구조 기둥은 흰 도장 벽면 뒤로 숨겨 결점이 없는 공간을 연출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동양풍 요소인 곡선은, 형태의 미학과 더불어 머무는 이를 감싸 안는 듯한 안락함을 연출한다. 이런 요소는 다이닝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단순히 밥을 먹는 주방의 기능만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라운지의 역할까지 겸하기 때문이다. 모임 공간의 기능까지 고려해 무게감 있는 색감을 설정한 뒤 천장의 서까래와 벽체에 곡선을 적용해 사용자들의 시선이 다이닝으로 모이도록 연출했다.


곡면 벽체 뒤쪽으로 조성된 티룸은 숙소 내에서 전통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LP를 감상하며 따뜻한 차를 즐기는 휴식 공간이다. 특히 LP 플레이어의 뒤쪽으로 걸린 린넨 패브릭과 틈새의 조경요소, 간접등으로 계획된 조도는 현대와 전통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실외에는 앞마당 기단을 따라 길게 이어진 다리 구조물과 긴 수영장을 마주한다. 기단과 똑같은 높이로 부유하고 있는 다리는 대문을 처음 열었을 때 강렬한 인상을 줌과 동시에 러프한 콘크리트만으로 구성되어 목구조의 전통 한옥과 대조되는 거대한 오브제가 된다.​

주방에서 바라본 야외 수영장과 돌담이 있는 풍경. 능선처럼 논밭 풍경이 걸린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안동시

대지면적 : 659㎡(199.35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89.1㎡(26.95평) 연면적 : 89.1㎡(26.95평)

건폐율 : 13.52% 용적률 : 13.52% 주차대수 : 2대

외부마감재 : 콘크리트폴리싱, 드파랑 유럽미장

내부마감재 : 디&매죵(텍스쳐2.0) 시그니쳐, 제비스코 엷은 월넛 스테인, 포보 마모륨 3369, 던에드워드 도장 DE6218

주방 타일 : 홍바스 마그마화이트 욕실 타일 : 홍바스 CRC06

수전 등 욕실기기 : 더죤테크 조명 : 알론맨션 리넨 프린지드

현관문 : 이건창호 PDS 85 SP 방문 : 영림도어

창문 : 이건창호 PVC 시스템 창호

조경석 : 우석스톤(주) 풍경석, 화산석, 현무암 바닥 판석

설계·시공·감리·조경 : 라이프이즈로맨스 0507-1439-9388 http://lifeisromance.co.kr​

어두운 컬러와 무거운 질감을 통해 스테이의 중심 공간이 되는 다이닝. 곡선 벽체로 감싸지며 라운지의 느낌을 낸다.

다이닝의 양 옆으로 배치된 침실들은 흰색 벽과 천장, 밝은 톤의 마루 바닥으로 조성되어 미니멀하면서도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INTERVIEW_산온 : 리트릿 김민철 대표

안동에 두 번째 스테이를 짓게 된 계기 

양평에 첫 공간을 꾸민 후 다음 지역 선정에 고민이 컸는데, 본가가 대구에 있어 주변인 안동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러다 운명처럼 논 한가운데의 한옥을 만났죠.


논밭 필지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산온:리트릿의 경우 일단 4인이 머물 만한 넉넉한 한옥을 목표로 정했뒀습니다. 그러다 논밭 한가운데에 다른 한옥보다 높게 솟아 다른 풍경을 굽어보는 느낌이 드는 한 채를 발견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튼튼하고 정갈하게 지어진 점이 마음에 들었죠.


스테이를 지으면서 어려웠던 점은 

좋은 한옥을 찾았지만 ‘안동에 산온을 짓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이런 고민은 안동이 먹거리와 볼거리 등 확실한 개성이 있고, 코로나 이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음을 알고 해소됐습니다.


숙소 이름의 뜻과 콘셉트를 설명하자면 

기존의 산온과 달리 일상에서 벗어나 갈 수 있는 한적한 곳이라는 의미로 ‘Retreat’을 부제로 붙였습니다. 콘셉트의 가장 큰 특징은 높낮이에서 오는 재미예요. 기단 위 높이 지어진 한옥의 특성이 수영장까지 연결되며 스테이 전체가 부유하는 느낌을 주죠. 이 기단이 집을 360˚로 감싸고 있는데, 마당 안에서도 산책로를 조성해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어요.


이곳에서 손님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지 

별세계에 온 느낌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들 속 우리만의 작은 섬에서, 자발적 고립을 경험하시길요. 숙소가 높아서 실제로 섬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논밭 위로 노을이 지고,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손님들께서도 느끼실 수 있길 바랍니다.​

나무의 물성을 간직한 한옥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한옥의 기단과 같은 높이로 형성된 다리 형태의 구조물은 집을 받쳐주는 역할이자 또 하나의 색다른 동선 역할을 한다.

논밭 한가운데에 조금 높이 솟아 주변 풍경을 조망하는 입지는 숙소를 마치 작은 섬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취재협조_ 산온: 리트릿

경북 안동시 풍산읍 하리리 126 0507-1371-5799

취재_ 손준우 | 사진_ RGB콜렉터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3월호 / Vol.289 www.uujj.co.kr​

2023.03.28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