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아~ 아아아아~ 아~ 아아~ 아아아아~ 아~ 아아~ 아아아아아~♬” 자, ‘슬프도록 무서운’이 흐르면 이불을 뒤집어쓸 타이밍이다. 지금 ‘그’가 누군가한테 아주 잔인한 짓을 할 작정이기 때문이다. ‘그’의 눈이 혹시 녹색으로 변했나? 그렇다면 확실하다. 1회 최재민(이영후) 박사에 따르면 그는 건장한 사내 셋을 종이처럼 찢어놓았을 정도로 광폭한 괴력의 소유자다. 성인 남자를 10미터 밖으로 던져버리기도 했다. 대체 ‘그’의 정체가 뭐니? “당신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내가 돌아왔어. 나는 엠… 당신들은 내 몸뚱이를 갈가리
처음 <티브이(TV)조선>이 <우리 이혼했어요>를 론칭했을 때,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에 적은 기획 의도를 통해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해가 어렵지는 않았다. 작년 3월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혼인 건수와 이혼 건수는 각각 23만9200건과 11만8000건이었다. 새로운 부부가 두 쌍 탄생할 때마다, 어디선가 한 쌍은 이혼을 선택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혼은 2003년 17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꾸준히 11만건에서 12
전업주부 조윤경(43)씨는 원래 정리나 살림에 영 소질이 없었다. 각종 조리도구와 식기, 식재료가 뒤섞여 난장판이 되어버리기 일쑤인 주방은 특히 구제불능에 가까웠다. 신혼 초, 양가의 어머님들은 그런 조씨에게 ‘털팽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털팽이는 “성질이 침착하지 못하고 덤벙거리는 사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다른 말로는 덜렁이라고도 한다. 조씨는 오기가 생겼다. ‘정리와 수납’에 대한 특별한 참고자료도 별로 없던 때였다. 그는 가재도구를 꺼냈다가 다시 정리하는 일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들을 쌓아 올리며
“이 절집은 지난 30년간 언제나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아무리 번거로운 일이 벌어지고 마음이 혼란스러워도 스승 같은 절집의 존재가 있어 곧 단정해졌습니다.” 지난 12일 낮 해남 달마산 암봉 아래 차분히 내려앉은 미황사 대웅보전으로 들어가면서 스님이 말했다. 대웅보전은 1200년 고찰의 심장. 청년승 시절부터 절간 문화유산을 지키고 가꾼 주지 금강 스님의 정신적 심장이기도 했다. 2001년 2월 주지로 부임한 스님은 160여년 전 단청칠 벗겨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대웅보전에서 아랫마을 불자들과 함께 천일기도를 올렸다.
1950m 한라산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1700m)-윗세오름 대피소-만세동산-어리목매표소 약 8.5㎞/약 4시간 ★★★★ 방한 패딩과 방풍 재킷, 귀를 덮을 모자와 장갑, 버프, 아이젠과 스패츠(양말 안으로 들어오는 눈을 막으려고 발목부터 무릎 사이를 두르는 각반) 준비 등 겨울철 산행 대비 철저히 할 것! 곳곳에서 폭설 소식이 들려온다. 미디어 속 세상은 온통 하얗게 물들고, 집 밖을 나서니 전에 없던 백색 행렬이 이어진다. 수십마리의 하얀 오리, 겨울 왕국의 엘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까지. 장인이 빚은 듯 재치 있는 눈
지름 10㎝, 높이 5㎝, 무게 90g. 1971년생 국내 첫 공산품 찐빵인 삼립호빵은 겨울이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겨울 간식이다. 하얗고 통통한 호빵 나이는 어느덧 50살. 쉰이 된 중년이 본인의 인생을 돌아보듯, 짧지 않은 ‘빵생’을 돌아보는 <호빵책: 디 아카이브>(어반북스, 1만3천원)가 나왔다. 한정판으로 2천부만 찍었다. 회사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사’ 편찬도 줄어든 오늘날, 국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단일 제품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정리한 책(브랜드북)은 드물고 귀하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에스피씨(SPC) 본사에
겨울 한파가 매섭다. 그렇지만 밖으로 나서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등산이다. ‘진짜 산은 겨울 산’이라며 나서는 이도 많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등산을 꾸준히 즐기는 이들은 겨울에도 산에 간다. 그러나 겨울 산은 봄 여름 가을과는 다른 모습이다. 차가운 공기, 강한 바람, 미끄러운 빙판 등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볼과 콧등을 스쳐 가는 차가운 기운은 때론 아릿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을 휘감는 차가운 공기는 바람과 함께 몰아닥친다. 그래서 더 춥다. 추위는 산의 고도와 비례한다. 높이 오를
“소방서 뒤쪽에 유적이 있습니다.” “불 끄는 소방서요?” “예, 맞습니다.” 국립부여박물관 조효식 학예사가 겸연쩍은 듯 위치를 확인해줬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화로 교과서에까지 실리는 등 모르는 이가 없는 7세기 백제 산수문양 벽돌(산수문전·국가지정보물). 이 문화재의 출토지는 부여소방서 뒤쪽 언덕배기 밭에 있었다. 84년 전, 일본 고고학자들의 손을 거쳐 42점의 완형과 150여점의 파편으로 세상에 나온 부여 외리 유적이다. 유적으로 추정되는 밭 앞을 철조망이 가로막았다. ‘개인 소유지로 출입을 금합니다 … 농작물을 경작하
수많은 걷기 예찬론자들이 있었다. 장 자크 루소는 <고백록>에서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고 썼다. <걷기의 인문학>을 쓴 리베카 솔닛은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고 해도 걸어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겐 철학이고, 문학이고, 투쟁의 행위였다. 독재자를 무너뜨리기 위해 도보 투쟁을 선택한 민중의 역사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자, 그러니 이제 힘들었던 2020년이 지나고 마침내 새해가 밝은 만큼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보편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겨주던 미용사가 “무릉도원이세요?”라고 묻자 손님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네 무릉도원이네요”라고 답했다. 그 말에 조금 놀란 미용사는 이렇게 말했단다. “아니요. 물 온도 어떠시냐고요?” 대략 5~6년 전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 퍼진 우스갯소리다. 이 이야기를 접한 많은 이가 미용실에 갈 때마다 ‘물 온도’를 ‘무릉도원’으로 잘못 알아들은 대목이 떠올라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웃음을 참았다는 후기도 전한다. 나도 그중 한명이다. 미용실 일화에는 두 가지 공감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 미용실 두피 마사지는 극락을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