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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창업의 모든 것!

by한겨레

여행인구 늘면서 민박 창업도 인기

철저한 시장조사·꼼꼼한 행정처리 필수

원룸·오피스텔 영업은 불법

평판이 최고의 마케팅

경쟁 심해 망한 곳도 많아 신중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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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손님과 음식을 먹는 등 이벤트를 열면 입소문에 도움이 된다. 김귀녀씨의 게스트 하우스. 김귀녀씨 제공.

게스트하우스가 유망 창업 종목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창업 설명회를 열고 누리집에서 개업 절차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할 정도다. 이 기사는 ‘나도 게스트하우스 열어볼까’라고 생각해본 이들을 위한 것이다. 지난 1년여 동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다가 최근 사업을 접은 임호림(44)씨와, 한 숙박공유 플랫폼에서 ‘슈퍼 호스트’로 뽑힐 정도로 잘나가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김귀녀(62)씨에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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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보다는 부업으로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준비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부업이냐, 전업이냐’다. 이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준비과정부터 운영까지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집의 일부를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 안 쓰는 방 하나 비우면 사실상 준비는 끝이다. 여기에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플랫폼에 등록을 하면 된다.


전업의 경우, 당연히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안 쓰는 방 하나 정도를 써봤자 수익이 안 나온다. 최소한 방 3개 이상 또는 단독주택 전체를 게스트하우스로 써야 전업이 가능하다. 소유한 집이 있다면 선택 폭이 넓어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동산부터 알아봐야 한다. 일부 업자들은 여러 채를 임차해 사용하기도 한다지만 위험부담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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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하우스는 주로 다세대 주택을 활용한다. 임호림씨의 게스트하우스 ‘까사 드 테오’ 임호림씨 제공

임호림씨는 “처음부터 전업으로 할 생각보다는 부업이란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동산에 대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오로지 게스트하우스만을 위한 부동산 임차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인 임씨는 임차한 건물 1층에서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부업 개념으로 2층에 게스트하우스를 연 경우다. 방 3개를 활용했는데, 매달 순수익이 적게는 8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정도 나왔다. 전업으로 하기엔 수입이 다소 불규칙적이다.

 

창업 장소는 서울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 인근, 연남동, 북촌, 서촌, 이태원 등이 포인트다. 지방은 관광객이 많은 제주도가 가장 추천된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당연히 부동산 임대료가 비싸고 경쟁이 심하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업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경우 단독이나 다세대주택을 임차해야 수익이 나온다. 하지만 연남동의 66㎡(20평)대 빌라 전세가 2억5000만원이다. 여기에 인테리어나 가구 비용 등이 추가된다. 연남동 숙박료는 하루에 3만~5만원, 집 전체를 빌리는 경우 10만~15만원 사이다. 투자금을 뽑는 데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일부 업자는 임대료가 싼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여러 채 빌려 운영하기도 하지만, 엄연한 현행법 위반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주택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주택법상 주택에 해당하는 곳이다. 주인이 사는 집에 손님을 받아야 하는 게 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몇년 전만 해도 숙박시설이 부족해 게스트하우스가 유망했는데 최근엔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인해 경쟁이 심하다. 더군다나 임차해서 영업하는 경우 수익률은 클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와 행정절차는 철저하게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다. 예전 같으면 발로 뛰면서 했겠지만, 요즘에는 방 안에서 검색으로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일단 시장조사가 먼저다. 인터넷에 퍼져 있는 각종 후기와 숙박공유 플랫폼을 꾸준히 검색해야 한다. 사진도 볼 수 있어서 인테리어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국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에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 ‘아고다’ 같은 글로벌 서비스에도 정보가 많다. 최근엔 한국 내 게스트하우스 정보도 많아졌다.

 

각 게스트하우스의 누리집이나 블로그 등도 좋은 정보다. 이용객들이 어떤 점을 좋게 느꼈는지, 반대로 어떤 점은 불만인지를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대형 포털의 게스트하우스 호스트 카페(‘에어비앤비호스트모임’이나 자영업자들 모임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나 숙박공유 사이트 안의 호스트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된다. 이곳에는 운영과 관련한 각종 노하우가 올라온다. 1박 가격은 얼마로 할지, 장기 투숙은 어느 정도 할인을 해줘야 할지, 조식은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 등 경영 전략을 미리 세워야 한다. 지역에 따라 하루 숙박비의 시세가 다르니, 자신이 열고자 하는 곳의 시세를 미리 검색해보는 게 좋다.

 

행정절차도 꼭 챙겨야 한다. 많은 호스트들이 행정절차를 생략하고 운영을 시작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영업을 위해선 관할 지자체에 꼭 신고해야 한다. 임씨의 경우도 신고를 서두르지 않다가 경찰의 단속을 당해 현재 과징금 부과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과징금은 개별 사안에 따르지만, 수백만원이 나올 수도 있으니 꼭 명심하자. 도시는 구청, 지방은 시청이나 군청의 관광 및 문화 담당 부서로 가 안내를 받으면 된다. 신청 뒤에는 실제 담당 공무원이 나와 소방시설 및 위법 건축물 여부를 확인한 뒤 등록증이 발부된다. 준비 서류는 주민등록등본이나 건축물대장 정도로 어려운 건 아니지만, 자신의 주소지와 같은 지자체에서만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자. 호스트 거주지와 게스트하우스 영업 장소가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엔 큰돈 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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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과하지 않게 콘셉트를 통일하는 게 좋다. 임호림씨의 게스트하우스 ‘까사 드 테오’ 임호림씨 제공

시장조사와 행정절차가 끝났다면 인테리어를 고민해야 한다. 이용객들은 검색을 통해 이왕이면 예쁜 곳에서 묵으려고 한다. 하지만 큰 예산을 잡아서 대규모 공사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김귀녀씨는 “인테리어에 많은 비용을 들이진 않았다. 딸이 결혼하면서 빈방에 침대 갖다놓고 새 수건을 준비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대신 깔끔함을 내세웠다. 청결함이 더 우선이다.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쏟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다 보면 집이 쉬 망가진다는 것이 호스트들의 전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도난 사고도 빈번하다. 당연히 간단한 집수리 정도는 배워 놓아야 한다. 전등 하나 교체하는 데도 사람을 부른다면 그건 곧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집이 너무 낡았다면 포인트 벽지를 활용해 밋밋한 느낌을 없애거나, 페인트를 활용해 셀프 시공을 하는 게 ‘가성비’가 좋다. 색은 여러 색보다 한두 개로 좁혀 통일하는 게 좋다. 그래야 콘셉트가 있어 보인다.

 

침대 같은 가구는 고급품을 쓸 필요가 없다. 가구 구매에 자신이 없다면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하는 게 현명하다. 임호림씨는 “모든 가구는 이케아에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예쁜 것보다 통일성이 중요하단 뜻이다.

가장 큰 마케팅은 입소문

게스트하우스를 차려 놓는다고 손님이 오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숙박공유 서비스에 등록해 홍보하는 게 우선이다. 여러 군데보다는 자신의 성향과 가장 맞는 곳 한두 군데에 집중하는 게 좋다. 여러 군데 해놓으면 중복 예약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등 관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이용객들은 대부분 숙박공유 서비스 등의 이용 후기를 보고 고른다. 아무리 사진이 예뻐도 후기가 나쁘면 외면을 받는다. 때문에 호스트들은 “입소문이 가장 큰 홍보”라고 입을 모은다. 김귀녀씨는 “돈 번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게스트를 가족같이 대한 것이 슈퍼 호스트가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왕이면 직접 마중을 나가서 집까지 안내하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직접 물어보고 소통하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게 된다는 것이다. 임호림씨는 사전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약도와 주의사항 등도 일러줬다. 예약자가 외국인일 경우 그 나라 문화를 미리 공부해두는 것도 입소문 마케팅에 중요하다. 에어컨을 늘 켜두는 그들의 습관을 무시하고 안 좋은 표정을 지으면 바로 악담이 후기에 달린다.

 

콘셉트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입지 조건이나 호스트 취향을 고려해 하나의 콘셉트를 만들면 입소문 내기가 쉽다. 예를 들어 중고 엘피(LP)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 호스트는 이것을 진열해 놓고 자연스럽게 게스트들과 음악 얘기를 나눌 수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라면 거실을 작은 미술관처럼 꾸며도 좋다.

 

직접 음식을 해서 하우스 파티를 열거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식을 판매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지만, 주인이 먹을 때 같이 먹는 정도는 허락한다. 어차피 외국인 도심민박업의 취지가 ‘문화 공유’다. 김귀녀씨도 게스트들과 한식을 나눠 먹으면서 대화하기를 즐긴다.

 

이렇게 만든 게스트하우스의 ‘스토리텔링’은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여행 중 만난 낯선 이들과 취미 등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눈 추억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깃거리다. “그곳 호스트가 아주 매력적이다”라는 입소문이 난다면 머지않아 ‘풀 부킹’(예약 만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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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하우스는 파티룸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임호림씨의 게스트하우스 ‘까사 드 테오’ 임호림씨 제공

무리한 확장은 실패 불러

게스트하우스가 많아져서 경쟁이 심하다 보니 망한 경우도 많다. 오히려 이젠 게스트하우스를 열면 안 되는 시점이라는 얘기가 시장에선 솔솔 나온다. 부업으로 시작한 경우, 생각보다 예약이 많지 않거나 은근히 할 일이 많아 포기하는 이가 많다. 노동이 어느 정도 투여되는지 조사를 하지 않은 경우다. 사람이 자고 가는 곳인 만큼 서비스 마인드가 투철해야 한다. 친절하게 응대해야 한다. 감정노동에 약한 이는 아예 이 세계를 넘봐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로 오래 버틸 수 없다. 한번 손님이 오고 가면 2~3시간은 청소 등 뒷정리를 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기본적인 영어 소통도 필수다. 외국인들은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으면 무례하거나 냉대한다고 착각한다. 빈방 하나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했다가 6개월 만에 접은 한명희(42)씨는 “영어에 익숙지 않아 소통이 쉽지 않았는데, 결국엔 예약이 거의 생기지 않더라. 이용 후기에 ‘영어를 못해 답답하다’란 글을 보고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리한 확장도 조심해야 한다. 주인이 게스트하우스에 살아야 한다는 법규를 위반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집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다가, 원룸 5개를 임차해 사업을 키웠던 김기영(가명·37)씨는 결국 지난달 사업을 접었다. “관리해야 하는 집이 많아질수록 엉망이 됐다. 손님을 직접 응대하지도 않고 문자로 현관 비밀번호만 알려주는 일이 늘었다. 소통이 줄어드니 예약이 들어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스태프를 고용했더니 한 달 인건비로 150만~200만원이 나가 지출이 추가로 발생했다. 그래도 한번 나빠진 평판 때문에 손님이 늘지 않았다. 결국 수익과 지출이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김씨는 “무리한 확장은 경찰 단속 위험성도 커진다. 지나친 욕심을 안 부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게스트하우스

원래 외국인을 상대로 주택이나 빈방을 제공하는 도시민박이 취지였으나, 최근에는 국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이용이 늘고 있는 숙박 형태.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며, 거실과 주방 등을 공유한다. 대부분 ‘도시민박’이나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해 영업 중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참조 <게스트하우스 창업 A to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