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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김정은 ‘깜짝 제안’…문 대통령 군사분계선 함께 넘다

by한겨레

환한 웃음으로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 함께 넘어

김정은, 남한 땅 밟은 최초의 북 지도자

먼저 남쪽 건너온 김 위원장,

문 대통령도 군사분계선 넘을 것 권유

김정은 ‘깜짝 제안’…문 대통령 군사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군사분계선(MDL)을 북측으로 넘어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남쪽 ‘자유의집’ 앞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오전 9시28분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여명의 경호원과 수행원과 함께 북쪽 판문각 앞 계단을 내려왔다. 계단 중간쯤에서 김 위원장은 수행원들을 뒤로 하고 혼자 성큼성큼 문 대통령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활짝 웃음이 서렸고, 두 팔은 힘차게 흔들렸다. 허리를 세우고 군사 분계선 앞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반갑게 웃으며 김 위원장의 손을 맞잡았다. 군사분계선 위로 두 정상의 손이 만났다. 반가운 담소가 오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를 가르던 군사분계선은 직사각형 모양의 돌로 만들어진 턱이 세워져 있었다. 군사분계선 남쪽은 자갈, 북쪽은 밝은 빛깔의 모래로 각각 다르게 채워져 분절을 실감케 한다. 양쪽에는 군사분계선 위에 세워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티투(T2)와 티스리(T3)가 나란히 벽을 이뤄, 마치 작은 다리 같은 인상의 길목이다. 남쪽에서 바라보면 북쪽 연락사무소인 판문각이 보여, 각종 뉴스 배경으로도 익숙한 장소다.

김정은 ‘깜짝 제안’…문 대통령 군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환영인사를 마친 문 대통령이 왼손으로 군사분계선 남쪽을 가리키며 건너오라고 손짓했다. 김 위원장은 주저하지 않고 훌쩍 건넜다.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를 띄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두 정상은 판문각을 등지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 분계선을 넘어 남녘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판문점 우리 쪽 구역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이 회담 장소로 이동하려던 찰나,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향해 북쪽 군사분계선으로 한번 더 건널 것을 제안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제안이었다. 문 대통령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응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두 정상은 함께 손잡고 나란히 북쪽 경계선을 넘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북쪽 구역에서 다시 한번 손을 맞잡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밝은 분위기였다. 10여초간 북쪽 구역에 머무른 문 대통령은 다시 김 위원장과 손을 잡고 함께 남쪽으로 건너왔다.

 

두 정상이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판문점 남쪽 차도로 이동하자,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와 환영하는 뜻의 꽃다발을 건넸다. 두 정상은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정상은 전통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걸어 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이동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