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때 이미 ‘사람 보는 눈’ 생긴다…리더와 독재자 구분

[테크]by 한겨레

[한겨레] 아기의 ‘주시 행동’ 관찰 결과


‘폭군’ 명령은 앞에서만 복종…불복종에 무감


‘선군’ 명령은 안 보여도 따라야 한다는 기대


한겨레

아기도 존경받는 리더와 힘으로 지배하는 폭군을 구분할 줄 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심리학과 르네 바이아르전(Renee Baillargeon) 교수 연구진은 21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주시 행동을 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어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3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기대 위반(violation-of-expectation)”은 아기의 심리를 측정하는 주요 방법이다. 아기들은 자신의 기대와 어긋나는 일이 벌어졌을 때 대상을 평소보다 더 오래 주시하는 행동을 보인다. 심리학자는 이를 통해 아기가 심리적으로 어떤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아기들이 대상마다 지닌 힘이 다르다는 점을 구분한다는 사실은 이미 앞선 연구에서 드러난 바 있다. 바이아르전 교수는 “예를 들어, 큰 캐릭터가 작은 캐릭터에게 쩔쩔매면 오래 주시한다. 또 상대를 늘 이기던 캐릭터가 갑자기 지는 경우에도 오래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힘의 기반이 다를 때 이를 구분하는지는 연구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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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일련의 만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애니메이션은 두 종류의 리더를 그렸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선 리더 캐릭터가 나타나자 셋의 추종자 캐릭터들이 인사를 하고 가지고 놀던 공을 스스로 주었다. 다른 시나리오에선 리더가 막대기로 셋을 때리자 가지고 놀던 공을 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 단계에서 두 리더는 추종자들에게 “잘 시간이다”라며 집으로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세 추종자는 명령에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리더가 화면 밖으로 사라지고 나자 명령을 어기고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해당 애니메이션을 각각 대학생에게 보여주고 이야기가 의도대로 잘 전달된다는 점을 먼저 확인했다.


이를 아기에게 보여주고 두 종류의 리더의 지시를 추종자들이 위반했을 때 어떤 주시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폭군’의 명령을 어겼을 때 아이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선군’의 명령을 어겼을 때는 오래 주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와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이아르전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2살 된 어린이도 이미 리더와 약자를 괴롭히는 이를 서로 구분할 줄 안다는 증거”라며 “아기도 리더라면 주변에 없더라도 따라야 하지만 폭군이라면 주위에 있을 때만 따르면 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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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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