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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양태국·유채나물·멜튀김…
이게 제주의 봄 맛이죠

by한겨레

풍미 진한 제주 봄 음식

양태국·유채나물·멜튀김… 이게 제주의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 있는 식당 하노루의 청보리비빔밥. 사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제공

한반도의 봄은 제주에서 시작한다. 함덕 서우봉 등에는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여행객을 유혹한다. 샛노란 유채꽃밭은 제주를 찾는 연인들의 단골 명소다. 양팔을 벌려 하트를 그리며 사랑을 확인한다. 해풍도 질세라 이들의 볼을 살짝 어루만진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진다. 봄 여행이야말로 제주가 으뜸이다. 그 중에서 최고는 제주 봄 음식이다.

 

깨끗한 바다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제주는 나물뿐만 아니라 해산물도 풍성하다. 이맘때 가장 맛있는 생선은 양태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 원장은 “옥돔, 갈치, 고등어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맛이 떨어지지만 장대(양태의 지방 방언. 장태라고도 부름)는 살이 적당히 올라 맛있다”고 한다. 머리가 납작하고 몸통이 가는 바닷물고기 양태는 수심 2~60m의 진흙 바닥에서 산다. 양 원장은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 중에 가장 살이 많고 담백해서 무와 같이 국을 끊이면 그 맛이 일품”이라고 평했다. 제주 지역민들은 메밀가루를 살짝 입혀 튀긴 양태 튀김을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에게 손님 접대용 음식으로 낸다. 식어도 맛있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조문객이 밀려들 때는 이만한 상가 음식도 없었다. 한치도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까지 제주 지역민들이 많이 먹는 생선이다.

양태국·유채나물·멜튀김… 이게 제주의

앞뱅디식당의 멜국

보리가 익어가는 4월에는 자리돔과 멜(멸치)이 회로, 구이로, 조림으로 만들어 먹으면 다 맛있다. 최근에는 자리돔을 말려 포 떠서 마치 회처럼 잘라 먹는 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회나 조림과는 다른 별미다. 멜도 조리법을 다르게 해 여러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멜국, 멜 지짐, 멜 튀김 등.

 

제주의 산과 들에는 향긋한 나물들이 넘쳐난다. 난시(냉이의 제주 방언), 꿩마농(달래의 제주 방언), 지름나물(유채의 제주방언), 동지나물(배추꽃대), 속(쑥), 고사리 등이다. 봄 향기 가득한 채소들이다. 거센 겨울바람을 견디며 자란 냉이와 달래는 육지의 것보다 더 향기롭다. 유채는 흔히 꽃밭만 연상하는데, 유채의 어린잎은 맛난 봄나물이다. 동지나물도 제주의 별미다. 향긋한 쑥은 제주산이 특히 질이 좋다. 특유의 쓴맛이 없고 달다. 전국의 떡집들이 쑥떡을 만들기 위해 앞다퉈 찾는다. 양 원장은 “제주의 보리빵집들은 쑥을 넣어 찐빵을 만드는 곳도 많다”고 한다. 한라산에서 채취하는 제주 먹고사리는 전국 스타다. 일부러 먹고사리를 사러 제주를 찾는 미식가도 많다. 돼지고기와 먹고사리를 같이 푹 끓여내는 제주 전통 육개장은 방송 등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

양태국·유채나물·멜튀김… 이게 제주의

우진해장국의 제주전통육개장

양용진 원장이 제주 봄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을 추천했다.

 

내도바당 : 한치를 통째로 삶아주는데 별미다. 냉동이 아닌 생물 한치만을 재료로 쓰는 식당이다. 제주식 깅이콩자반이나 생미역도 반찬으로 나온다. (제주시 내도중길 9-7/ 064-743-8339)

 

태광식당 : 한치와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든 ‘한치주물럭’을 선보인 식당이다. 둘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주물럭을 먹고 남은 양념에 제주산 채소와 밥을 볶아준다. ‘한치 불고기’도 인기다. (제주시 탑동로 144/ 064-751-1017)

 

물메골 : 사찰음식 전문점으로 유명하지만 봄이 되면 인근에서 재배되는 봄 채소로 장아찌와 나물을 만들어 판다. 밥은 연잎 밥이다. 모든 양념을 효소나 자연재료로 사용해 건강식이다. 제주 전통 디저트 ‘쉰다리’도 있다. (제주시 애월읍 번대동길 67/ 064-713-5486)

 

화수분 : 톳영양솥밥과 봄채소들을 이용한 쌈밥이 주메뉴다. 전통 찻집 같은 분위기다. 비빔밥과 녹차 수제비도 인기. (제주시 연수중길 3/ 064-756-2588)

 

돌하르방식당 : 자리돔으로 유명한 보목포구의 터줏대감이다. 여름철 물회도 유명하지만 자리 구이, 무침, 회 등도 맛있다. 제주전통 방식의 된장 물회를 고집하는 식당이다. (서귀포시 보목동 556/ 064-733-9288)

 

메밀애 : 제주 지역민들은 봄에 주식으로 많이 먹는 보리보다 메밀을 많이 먹는다. 메밀차, 메밀칼국수, 메밀 냉면 등이 있다. (서귀포시 이어도로 769/ 064-739-3787)

 

이 밖에 멜튀김, 양태국(장태국) 등을 파는 정성듬뿍제주(제주시 무근성7길 16/ 064-755-9388)와 제주 전통생선국으로 유명한 앞뱅디식당(제주시 선덕로 28/ 064-744-7942), 제주 전통 육개장을 즐길 수 있는 우진해장국(제주시 삼도2동/064-757-3393), 청보리와 두릅 등으로 상을 차린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의 식당 하노루(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40-69/064-780-9311 등이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