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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마블 영화의
‘B급 영웅’ 5

by한국일보

마블 영화의 ‘B급 영웅’ 5

개미처럼 작은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 할리우드영화 '앤트맨'.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블의 흥행 신화가 올 가을에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앤트맨’이 이틀 연속 일일 흥행순위 1위에 오르며 주말 선전을 예감하고 있다. 4일까지 ‘앤트맨’을 찾은 관객은 39만5,747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다. ‘앤트맨’은 개미처럼 작은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다. 작기에 오히려 악당들을 제압할 수 있는 역설의 주인공이다. 마블의 여러 캐릭터들은 약점을 바탕으로 영웅으로 도약한다. 잘생기고 돈 많고 똑똑하고 말주변도 좋은 아이언맨(토니 스타크) 같은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도 있지만 자신만의 단점을 안고서도 악에 맞서는 캐릭터가 적지 않다. 마블 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공략하며 여러 서사를 만들어낸다. ‘앤트맨’의 개봉을 맞아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B급 영웅’ 다섯을 꼽았다.

헐크

인지도로 따지면 특A급 영웅이다. 하지만 초능력의 어둠이 짙다. ‘어벤져스’ 시리즈 등에서 함께 활동하는 캡틴아메리카나 토르, 아이언맨, 호크아이, 블랙위도우 등과 달리 자신의 빼어난 능력을 조절하지 못한다. 브루스 배너 박사는 화가 나면 초록색 괴물 헐크로 변하는데 그의 힘을 쉽게 통제할 마블의 캐릭터도 거의 없다.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가졌기에 위태로운 영웅이다. 배너 박사는 방사능 노출로 헐크로 변신할 수 있는 ‘장애’를 얻는데 헐크는 현대 핵 기술이 지닌 극단적인 양면성을 상징한다. 매번 고뇌하고 번뇌하며 ‘초능력 장애’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배너 박사의 어두운 모습만으로도 ‘B급 영웅’의 완벽한 면모를 갖췄다.

피터퀼

광활한 우주를 활동 공간으로 삼은 도둑이다. 자신을 스타로드라 부르며 빼어난 전사라고 자부하지만 출신지가 지구이기에 우주 악당이나 실력자들의 무시를 당하기 일쑤다(하지만 알고 보면 그의 핏줄은 남다르다). 어렸을 때 병으로 숨진 어머니가 남긴 카세트 테이프 속 노래들을 즐겨 듣는다. 때론 노동요처럼 활용하기도 하는데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음악들 대부분이 그의 애청곡이다. 날렵한 몸 움직임, 뛰어난 순간 판단력, 도둑이면서도 돈보다 정의를 택하는 인성 등이 매력적이다.

앤트맨

멋진 아빠이고 싶으나 현실은 좀도둑. ‘앤트맨’의 주인공 스콧은 평범한 소시민도 못 되는 지질한 인물이다. 하지만 어느 날 과학자 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인생 역전이 이뤄진다. 몸을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최첨단과학의 힘으로 스콧은 개미만큼 작아질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스콧은 과학과 딸의 도움을 받아 좀도둑에서 영웅으로 조금씩 진화한다. 자신을 ‘앤트맨’으로 만들어줄 과학기술을 악용하려는 악당에 맞서면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완성한다. 눈에 띄지 않을 작은 덩치로도 적을 발길질 한번에 날릴 수 있는 반전 매력이 대중의 호감과 환호를 이끈다.

로켓 라쿤

앤트맨 보다는 덩치가 크지만 여느 마블 캐릭터와 비교하면 왜소한 체구가 인상적. 무엇보다 항상 구겨진 듯한 얼굴(너구리 용모다)이 강인하면서도 적대적인 첫 인상을 형성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범죄자다. 누군가의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기계와 생물의 합성체다. 몸 일부가 기계화돼 중화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손재주도 뛰어나고 지능도 빼어나다. 각종 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현상금 사냥꾼으로 활약한다. ‘나무인간’ 그루트와 콤비를 이룬다. 의리에 죽고 사는 상남자의 면모를 종종 보인다.

고스트 라이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영혼을 빼기고 강력한 힘을 얻게 된 기묘한 캐릭터다. 악마의 힘에 의존하면서도 종종 악당 처단에 나선다. 고성능 바이크에 몸을 싣고 쇠사슬을 휘두르며 스크린을 종횡무진한다. 영웅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영웅이기를 거부하는 겸양이 대중의 환대를 받을 만하다. 영화 속에서 고스트 라이더를 위협할 만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아 영웅적인 면모가 두드러지진 않는다. 해골과 뼈로만 이뤄진 온 몸이 불에 타오르는 상징적인 모습이 위압감과 함께 비호감을 만들어내는 불운한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