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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배현진 ‘조명창고 대기’ 주장에 MBC PD “피해자 코스프레”

by한국일보

배현진 ‘조명창고 대기’ 주장에 MB

배현진 전 MBC 앵커가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홍준표 대표로부터 ‘태극기 배지’를 받은 후 인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의 ‘보복성 인사’ 주장을 현직 MBC PD가 이를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배 전 앵커는 9일 열린 한국당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뉴스데스크 하차 후 조명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냈다”고 말한 바 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국 PD는 10일 페이스북에 실제 MBC 조명창고 내부 사진과 글을 올린 뒤 배 전 앵커를 향해 “가짜뉴스로 더 이상 현혹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박 PD는 “배 전 앵커는 진짜 열악한 조명창고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느냐”며 “단언컨대 배 전 앵커는 MBC에 근무하는 동안 조명창고를 가 본 적이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배현진 ‘조명창고 대기’ 주장에 MB

박건식 PD가 페이스북에 올린 MBC 조명창고 사진.

박 PD에 따르면 배 전 앵커가 근무한 문제의 장소는 MBC 상암 미디어센터 6층에 있는 조명UPS실이다. UPS실은 스튜디오 전원이 나갔을 때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곳으로, 스튜디오를 지을 때 반드시 딸리는 공간이다. 6층 UPS실은 4층 스튜디오를 지원하는 용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6층 UPS실은 회사 내부 사정으로 UPS실로 활용되지 않고, 일반 사무실로 쓰였다는 게 박 PD의 주장이다. 원래는 MBC 자회사인 MBC플러스가 활용할 예정이었는데, MBC플러스가 상암이 아닌 일산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일반 사무실로 용도가 변경됐다는 것이다. 박 PD는 “조명UPS실 뿐만 아니라, 미디어센터 6층 전체가 (MBC플러스의 이전으로) 빈 사무실로 남게 됐다”며 “조명UPS실도 간판만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배 전 앵커가 대기한 장소가 ‘최적의 근무 공간’은 아니지만 MBC의 공간이 무제한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 재배치를 해 사무공간을 재활용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실제 보도국의 선거방송 기획단, 기술국의 많은 종사자도 UPS보다 더 열악한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배 전 앵커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도 공식 보도자료를 내 비슷한 반박을 내놨다. MBC는 조명창고 논란이 불거진 9일 배 전 앵커가 근무한 UPS실 외부,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또 MBC는 “(창고가 아닌) 사무공간”이라며 “(배 전 앵커가 언급한) 해당 공간은 미발령 상태로 있는 분들이 계신 곳”이라고 밝혔다. “조명기구들이 복도에 놓여 있지만, 엄연한 (MBC) 본부의 사무공간”이라는 것이다.

배현진 ‘조명창고 대기’ 주장에 MB

MBC 제공

배현진 ‘조명창고 대기’ 주장에 MB

MBC 제공

이에 배 전 앵커에 동조하는 재반박 주장이 나오면서 진실 공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상후 전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창고에다가 사무실이라고 종이를 써 붙이면 사무실이 되는 모양”이라며 “(조명UPS실은) 사람이 상주하는 사무공간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 전 앵커와 올해 초까지 UPS실에서 함께 근무했다고 밝혔다.

 

박 전 부국장은 “UPS실이 있는 상암동 미디어센터 6층은 화장실도 없으며, 난방 시설도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혹독했던 겨울 추위에 배 전 앵커와 필자는 에어컨을 온풍기로 사용했다”며 “(밖에서 보기에는) 책상, 전화, TV, 에어컨, 생수통이 있으니 정상적인 사무실로 생각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적었다. 박 전 부국장은 이어 이런 식으로 사측이 자신들을 홀대한 것에 대해 “다른 곳에 발령하자니 부당전보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것 같다”며 “사무실 용도가 아닌 곳을 사무실로 급조하고 몰아넣는 식으로 모욕을 준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