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삼성맨의 임대사업자 변신… “저평가된 지역서 급매물을 찾아라”

[자동차]by 한국일보

부동산 전업투자자 유대열씨


퇴사 후 9년간 ‘새벽 5시 기상’ 자기관리

모의경매ㆍ독서 등 철저히 준비 후 투자

10개월 만에 지방 중소형 31채 소유

잘 나가던 삼성맨의 임대사업자 변신…

다꿈스쿨 대표 유대열씨가 지난달 30일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전업투자자가 되면서 자기관리가 안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단 걸 느꼈다”며 “9년 전 세운 새벽 5시 기상 원칙을 지금까지 어기지 않고 지키고 있는데 성공의 1등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주성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회사에 호기롭게 사표를 던지고 직장 문을 박차고 나서는 상상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현실의 벽을 넘어 이러한 상상을 실현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마흔을 목전에 둔 39세 때 13년 일하던 삼성생명을 나와 부동산 전업 투자자의 길을 택한 유대열(48ㆍ필명 청울림)씨는 그 벽을 넘은 이다.


유씨가 ‘삼성맨’이 주는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퇴사를 감행한 것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직장 생활을 이쯤에서 그만두지 않으면 평생 ‘나만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한 변화를 꾀하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는 퇴사 후 부동산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선다. 원래는 평소 관심 분야였던 부동산중개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퇴사 후 월급이 끊기자 다달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임대 사업에 마음이 더 끌렸다. 이후 3년 만에 그는 월세 1,000만원이 나오는 시스템을 만들며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 부동산 전업 투자자가 된 지 8년 만인 지난해 10월엔 서울 강남에 부동산 재테크와 자기관리 방법 등을 알려주는 ‘다꿈스쿨’을 세웠다. 이 곳을 거쳐간 이만 벌써 5,000명에 육박한다. 그의 월세 수입도 배 이상 커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유씨는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 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 과정은 혹독했다. 유씨는 지난달 3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 재테크 차원이 아니라 투자로 밥을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며 “부정적 생각이 머리를 채우지 못하도록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았고 나만의 룰을 세워 철저히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가 되겠다는 것은 기존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기꺼이 걱정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라며 “퇴사 후 ‘새벽 5시 기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자가 되는 데에도 자기 관리가 그렇게 중요한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회사를 나왔다. 당시는 은행 금리 하루가 다르게 뛰던 시절이었다. 월급은 끊기고 갚아야 할 대출 이자는 불어나니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완전히 개조했다. 전업 투자자는 1인 기업가다. 자기관리에 구멍이 나는 순간 무너진다. 퇴사 후 나만의 원칙을 정했는데, 첫번째가 새벽 5시 기상이었다. 아침부터 매일 이기고 시작하면 가슴 속에 자신감이 생긴다. 9년 동안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면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한다. 이렇게 생활하니 어느덧 불안감도 사라졌다. 투자기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자기관리 습관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 성공 비결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새벽 5시 기상’을 꼽겠다.”

잘 나가던 삼성맨의 임대사업자 변신…

퇴사 후 바로 투자에 나섰나.


“평소 신중하고 노력파에 가깝다. 임대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뒤 투자에 바로 나서진 않았다. 가족의 생계를 담보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인데 무턱대고 할 순 없었다. 먼저 부동산 경매 강사가 경매 물건을 추천해주면 거리에 관계없이 현장 검증 작업에 나섰다. 한 번 나가면 2박3일 걸릴 때도 있었다. 매일같이 모의투자를 하고 결과를 모두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투자한 게 퇴사 후 10개월 후였다. 그 전에 읽은 책만 300권이 넘는다. 부동산과 재테크 분야, 또 하나는 성공한 사업가가 쓴 책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마인드를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하니 하려는 일에 확신이 생겼다.”


부동산 경매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나.


“부동산 경매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원하는 물건이 나오면 입찰을 잘해 낙찰 받으면 되는 게 전부다. 수익률이 좋은 지방의 중소형 아파트(매매가 3,000만~8,000만원)가 목표였다. 낙찰 받은 뒤 대출을 받고 보증금을 받으면 한 채당 실제 투자금은 500만원 정도 밖에 안 됐다. 하지만 이런 투자법엔 단점이 있었다. 겨우 한 채 낙찰받아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명도) 수리해 임대를 놓아도 한 달에 10여만원의 임대수익을 내는 게 고작이었다. 이를 위해 경상도와 전라도의 작은 도시까지 몇 번을 오가야 했다. 낙찰을 받지 못하고 허탕을 친 적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럼에도 꾸준히 타석(입찰)에 섰다. 한 달에 최소 10회 이상 경매에 입찰했다. 10개월 뒤 31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됐는데, 이중 25채의 월세를 놓아 다달이 350만원의 수익을 냈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본인이 내공을 쌓은 만큼 비례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부동산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 접근법을 알려달라.


“부동산이 오를 만한 지역을 고르는 게 가장 큰 원칙이다. 그런데 대부분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곳만 찾는다. 매매 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곳만 골라 투자하는 식인데, 잘못된 방식이다. 첫 번째 원칙은 저평가된 곳을 찾고, 거기서 급매물을 찾는 것이다. 저평가된 지역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다. 그런 지역은 전국적으로 순환한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를 접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입지가 좋은 곳은 연식이 상관 없다. 수리만 잘하면 된다. 입지가 좋은 곳은 오히려 재건축을 노려볼 수도 있다. 입지가 안 좋은 곳의 20년 넘은 아파트나 나 홀로 아파트는 피하는 게 좋다.”


서울 집값이 뜨겁다. 투자처로선 어떤가.


“서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부족이 누적돼 왔고 지금도 공급이 수요를 밑돈다. 공급이 이뤄지려면 새 아파트 분양이나 기존 집주인들이 집을 내놔야 하는데, 현재 정부 정책으로 서울은 신상(새 아파트) 공급과 재고의 공급이 모두 막힌 상황이다. 반면 내집 마련 수요는 엄청 높다. 2006년 급등기와 비슷하다. 현재 서울은 3년 반 집값이 올랐는데 상승세가 좀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자들은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 다만 임대사업 투자처로선 안 좋다. 투자금이 많이 들고, 투기지역으로 묶여 세금 부담 때문에 집 팔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정부 규제를 덜 받는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게 낫다. 정부가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서울 진입을 막은 것은 그나마 잘한 것이다.”


부동산 투자법을 익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또 없나.


“돈에 대한 이중잣대를 버려야 한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제대로 된 돈 공부가 필요하단 얘기다. 돈을 적극적으로 벌려는 노력을 투기로 깎아 내리기 시작하면 결코 돈을 불릴 수 없다. 떳떳하게 시장의 룰을 지키면서 돈을 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저축은 가장 큰 미덕이다. 월 소득이 높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대부분 과소비로 생활이 무너진 경우다. 당장 가계부부터 써라. 저축은 수익률 100% 투자다. 미혼이라면 한 달 월급의 80%는 저축해 종잣돈부터 모아라.”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2018.09.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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