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파킹통장’ 인기…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

[비즈]by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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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주식 시장 침체 등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킹(parkingㆍ주차)통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 인출할 수 있으면서도 금리는 연 1%포인트 이상 높아 돈을 주차하듯 잠시 넣어둬도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예치기간에 따라 고객에 최대 연 1.7%(세전)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파킹통장 ‘마이런통장4호’를 이날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이 상품은 급여 이체, 신용카드 거래실적 등의 별도 조건 없이 예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로, 고객은연 0.1%(30일 이하)부터 연 1.7%(151~180일)까지 금리 적용을 받는다.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해 9월 마이런통장을 처음 출시해 연말까지 2조원 이상 판매고를 올리자,올해 2호, 3호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시장 여건에 따라 최고 금리(151일 이상~180일 이하)가 2호는 2.0%, 3호는 1.8%로 하향 조정되고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았음에도 2ㆍ3호 합쳐 1조2,000억여원이 추가로 몰렸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은행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실적이 좋은 상품”이라며 “3호 판매가 지난달 28일 종료된 뒤 ‘4호는 언제 출시되느냐’는 고객 문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1개월(1%), 3개월(1.2%), 6개월(1.45%) 등 연 1%대 기본금리의 단기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고, 우리은행도신규 개설 시 500만원 이상 예치하면 이후 잔액과 무관하게 1.4%의 금리를 적용하는 수시입출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파킹통장을 차용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는 ‘남길 금액’을 설정한 뒤 통장 잔액이 한 달 동안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면 이 금액에 최고 연 1.5%의 금리를 주는 ‘듀얼 K 입출금통장’을 판매 중이다. 남길 금액은 최대 1억 원까지 정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주거래 수시입출금 통장의 계좌잔고 중 결제나 이체가 불가능하도록 설정(세이프박스)한 금액에 대해 연 1.2%의 금리를 주고 있다. 세이프박스 설정금액은 별도의 유지 기간 조건 없이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시 당시 세이프박스 한도가 500만원이었는데 고객 요청이 많아 지난해 4월 1,000만원으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파킹통장은 언제든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금리 혜택도 누릴 수 있어목돈을 1~2년씩 묶어두기 부담스러워 하는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파킹통장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내수 침체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투자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유동 자금이 파킹통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2019.06.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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