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탐하는 3열 SUV, ‘쉐보레 트래버스 RS’

[테크]by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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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는 단순히 체격만 큰 SUV가 아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풀사이즈 SUV 시장이 어느새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악재 속에서도 데뷔 이후 뜨거운 인기와 관심을 이어가며 쌍용 G4 렉스턴에게서 선봉장의 자리를 이어 받았으며 기아 또한 모하비의 생명을 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 브랜드인 포드와 쉐보레 또한 신형 익스플로러와 트래버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쉐보레 콜로라도에 이어 미국 시장을 위한 포트폴리오인 쉐보레 트래버스는 과연 어떤 가치와 매력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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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는 역대 쉐보레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SUV 모델 중 가장 큰 체격을 가진 3열 SUV다. 실제 체격을 보더라도 5,189mm의 전장을 앞세웠으며 각각 2,000mm와 1,795mm의 넓고 높은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넓은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남기는 3,073mm의 휠베이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쉐보레의 젊고 역동적인 대형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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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의 디자인은 바로 쉐보레가 말하는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쉐보레는 최근 ‘젊고’, ‘긍정적인’ 그리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자처하고 있는데 트래버스를 보고 있자면 이러한 추상적인 이미지를 모두 느낄 수 있다. 덕분에 트래버스를 코 앞에서 보지 않는다면 그 체격이 쉽게 가늠되지 않을 정도다.


전면 디자인을 보더라도 쉐보레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듀얼 포트의 프론트 그릴을 더하고 체격에 비해 상당히 얇게 그려진 헤드라이트를 더했다. 이를 통해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바디킷은 클래딩 가드를 최대한 얇게 둘러 도시적인 SUV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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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의 측면은 거대한 체격을 가장 효과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차량이라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트래버스 레터링과 길쭉한 전장, 그리고 3열 SUV 특유의 역방향 C 필러, 그리고 섬세하고 역동성을 강조한 라인들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참고로 트래버스는 트림에 따라 윈도우 라인 및 디테일에서 차이를 드러내 고유의 감성을 과시한다.


후면에는 전면과 같이 쉐보레 고유의 디테일이 더해진다. 듀얼 램프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날렵한 실루엣과 차량의 중심을 잡는 크롬 가니시로 트렁크 게이트를 장식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여기에 제법 두텁게 그려진 범퍼와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자극하는 듯한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했다.

미국의 감성과 아쉬움이 공존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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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의 대담하고 기대 이상의 날렵한 실루엣 안쪽에는 미국식 자동차 고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쉐보레 고유의 듀얼 콕핏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대시보드의 구성과 센터페시아는 대형 SUV에 걸맞은 대담함과 여유, 넓은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여기에 스티치 및 레이어드 패턴을 통해 과거의 미국 자동차에 비해 디테일 및 감성적인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썼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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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구성된 계기판,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수직에 가깝게 서 있는 마이링크를 품은 디스플레이 패널은 조금은 낯설지만 기능이나 사용에 있어서 모두 직관적이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게다가 마이링크 디스플레이 패널은 버튼 하나로 팝업이 되어 과거 쉐보레 초대 크루즈 등에서 볼 수 있던 ‘시크릿 큐브’를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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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긴 전장, 긴 휠베이스, 그리고 최근 점점 물이 오르고 있는 GM의 공간 확보에 대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덕분에 트래버스는 1열부터 3열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공간을 제시한다.


전 좌석의 조작에 있어 수동 조작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시트의 크기나 쿠션 감각, 그리고 시야 등에 있어서 높은 만족감을 제시하는 1열을 시작해 레그룸의 여유는 물론이고 캡틴 시트 특유의 안정된 착좌감을 제시하는 2열, 그리고 역대 최고의 3열 공간이라 불리며 성인 남성도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3열까지 모든 공간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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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적재 공간은 ‘압도적인 공간’이라는 게 무엇인지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할 때에도 무려 651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제공해 여느 SUV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며 3열 시트를 접을 때에도 1,636L에 이르는 공간을 자랑한다.


그리고 끝으로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에는 무려 2,781L에 이르는 공간을 통해 압도적인 존재감과 여유를 완성한다.

V6 가솔린 엔진과 다단화의 성과

쉐보레 트래버스는 쉐보레 카마로, 임팔라, 콜로라도는 물론이고 캐딜락 등에서 고성능 사양으로 조율되어 사용되고 있는 V6 3.6L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314마력과 36.8kg.m의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며 9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스위쳐블 AWD 시스템을 통해 노면으로 출력을 전한다.

대담하고, 여유롭게 달리는 트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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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와의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지금껏 경험해본 쉐보레 차량 중에 가장 큰 차량이지만 막상 시트에 앉으면 차량의 크기가 그렇게 부담되지 않는 것 같았다. 다만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을 때에는 트렁크 게이트가 정말 멀어 보여, 현대 팰리세이드 등과 비교하더라도 ‘반 세그먼트’ 정도 큰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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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차량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였던 V6 3.6L 가솔린 엔진은 대형 SUV라는 그릇에 담기며 더욱 정숙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실제 시동을 거는 순간을 제외하고 아이들링 상황 등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정말 대단하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V6 엔진의 존재감이 명확히 드러난다. 차량의 공차중량이나 체격이 상당히 큰 편이지만 막상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력이나 주행 질감은 상당히 비교적 경쾌한 편이다. 덕분에 ‘이 체격에 V6 엔진으로 괜찮을까?’라고 고민하던 스스로가 참으로 멍청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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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발진 가속력 이후에도 그 만족감은 꾸준히 이어진다. 엔진의 기본적인 회전 질감이나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 등에서도 차량을 다루는 느낌을 제법 명확히 전달하는 편이라 달리면 달릴수록 그 만족감이 상당하고, 또 고속 주행 등에서도 힘이 부족하거나 엔진이 힘겨워 하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9단 자동 변속기는 발진 초반에은 다소 단단하고 직관적인 편이라 GM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속도가 높아지면 여느 GM의 변속기가 그랬던 것처럼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변속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속도를 높이더라도 다단화된 변속기 특유의 여유롭고 낮은 RPM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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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움직임은 GM 고유의 매력, 그리고 대형 SUV의 특유의 성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조향 자체의 반응이 기민한 편은 아니지만 조향에 대한 피드백, 그리고 조향에 맞춰 깔끔하게 반응하는 차체가 이어지며 차량의 움직임을 명확히 느끼게 한다. 게다가 휠베이스가 긴 편임에도 차량 움직임의 일체감이 강해 차량이 생각보다 작게 느껴지는 효과가 이어진다.


하체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편이다. 단단하고 일체감이 강한 차체, 그리고 부드러운 하체의 조합은 쉐보레 고유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그대로 이어지며 운전자는 물론이고 모든 탑승자들은 편안한 주행 경험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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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차체, 높은 키로 인해 코너 주행 상황에서 그 한계가 조금 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속도를 높여 달려보면 능숙한 트랙션 배분의 스위쳐블 AWD 시스템과 개입의 타이밍과 개입의 정도를 능숙하게 조율한 전자제어 시스템 덕에 기대 이상의 속도와 템포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어 다시 한 번 쉐보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1. 좋은점: 호감 가는 디자인, 광활한 공간, 그리고 만족스러운 주행
  2. 아쉬운점: 국산 대형 SUV 대비 아쉬운 기능들

역시 쉐보레, 그리고 역시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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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SUV의 미덕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낸다. 대담한 디자인 아래 그 누구의 비교도 허락하지 않은 넓은 공간과 실용성을 갖췄다. 그리고 쉐보레 고유의 우수한 파워트레인 및 드라이빙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쉐보레 고유의 아쉬움도 여전히 이어진다.


하지만 대형 SUV 본연의 가치를 원하는 이라면 쉐보레 트래버스를 쉽게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2019.11.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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