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원 들인 지상파 출구조사, 이번에도 빗나갔다

[이슈]by 한국일보

지상파 3사, 민주당ㆍ통합당 예상 의석수 전부 못 맞혀

JTBCㆍ리얼미터 예측조사도 실제 민주당 의석수와 어긋나

한국일보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 서울 영등포구 윤중초등학교 앞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중파 방송 3개사 합동 출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KBSㆍMBCㆍSBS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와 JTBC가 단독으로 실시한 예측조사는 실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얼마나 일치했을까?


지상파 3사가 15일 오후 6시 15분 내놓은 출구조사 결과와 JTBC의 예측조사 결과는 모두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의 과반 확보를 예측해 체면치레는 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세부 의석수까지 보면 출구조사는 이번에도 사실상 예측에 실패했다.


KBS는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155~178석,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포함) 107~130석을, MBC는 민주당 153~170석, 통합당 116~133석, 그리고 SBS는 민주당 154~177석, 통합당 107~13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JTBC는 리얼미터와 시행한 자체 예측조사에서 민주당이 143석~175석, 통합당이 101석~134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지상파 3사와 JTBC 모두 민주당 의석수를 맞히는데 실패했다. 실제 지역구 투표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 정의당은 1석, 무소속 5석 등을 확보했다. 비례대표의 경우 막바지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16일 오전 7시 30분 기준 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하면 민주당은 총 180석을 확보해 방송사들의 예측 범위를 모두 벗어난다. 범위를 다른 지상파 방송들에 비해 좁게 설정해 최대 170석을 예상한 MBC가 가장 크게 어긋났다.


통합당의 의석수는 JTBC만 가까스로 적중했다. 통합당은 한국당을 포함해 실제 총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구조사에서는 KBS와 SBS가 최저 107석을, MBC가 최저 116석을 예측해 3사 모두 적중에 실패했다. 그나마 최저 101석을 예상한 JTBC는 체면을 차리게 됐다.


이번 출구조사는 조사 전부터 정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출구조사 대상이 아닌 사전투표율이 26.69%로 유례없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상파 3사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출구조사 결과에 여론조사, 최근 선거의 사전투표자 정당 지지율 등을 반영해 결과를 조정했다. 출구조사 사업비만 7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출구조사는 막대한 비용을 들였음에도 15대(1996년) 총선 이후 줄곧 예측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이번에도 완전히 벗지 못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2020.04.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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