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피해자 "안거나 속옷 끈 만져…발설하면 인사 불이익"

[비즈]by 한국일보

샤넬코리아 직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40대 간부 '성추행 의혹'에 피해 내용 밝혀

샤넬코리아 "조사 후 합당한 조치 취할 것"

한국일보

명품 브랜드 샤넬의 제품에 대해 7~17% 가격 인상이 예정된 전날인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 샤넬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한호 기자

샤넬코리아 소속 40대 간부가 10년 넘게 여성 직원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한 직원이 피해 내용을 상세하게 밝히고 나섰다. 그는 피해자만 12명 이상이며, 많은 직원이 뒤에서 안거나 속옷 끈을 만지는 등 수 차례 피해를 입었지만 두려워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성추행 피해자인 A씨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성추행 의혹을 받는 간부 B씨에 대해 "마치 인사처럼 (성추행이) 매번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져서 그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B씨가) 어깨 동무나 포옹을 자주 하는데 주물럭거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팔 안쪽을 어디까지 만지는 건지 불편할 정도로 만졌다"고 전했다. 또 "어떤 직원은 뒤에서 안는 경우도 봤고, 속옷 끈을 만지거나 명찰이 비뚤어졌다며 가슴 부분을 만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B씨가 인사권을 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언론에 알려진 12명보다 더 많지만, 다들 인사 불이익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회사는 (성추행을) 숨죽이고 벼텨야 한다. 여기서 그런 걸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이 회사에 적응 못 하는 부적응자가 된다"며 "그 사람이 낙인 찍혀서 계속 이상한 매장만 돌게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사측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왕따를 시킨다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시작한다"며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CC(폐쇄회로) TV처럼 돌려보는 사람들이 있다. 밥을 뭘 먹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무슨 실수를 했는지 1시간 단위로 B씨에게 보고한다"고 전했다.


사내 조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경찰에 신고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계속 일을 해야 하는데, 신고를 하면 우리가 나쁜 사람이 되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며 "지금 바뀐 게 없어서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샤넬코리아 "조사 중…합당한 조치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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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샤넬코리아는 사내 조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샤넬코리아는 해당 매체에 보낸 입장문에서 "외부 조사인에게 이번 건을 맡겼고 신고를 대리 접수한 샤넬 노조와는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즉시 매장 관련 업무에서 배제된 상황이며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를 거쳐 적절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비밀서약을 받아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건 조사 과정은 신고인이든 피신고인이든 관련된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비밀유지가 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2020.11.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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