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눈에 띄는
청와대 서울시 인맥

by한국일보

청와대 수석 3명 추가 인선

 

‘박원순 맨’ 4명 요직에... 서울시는 문재인 정권 인재 ‘인큐베이터’

보수정권 9년간 외면받던 인사들

서울시에 모여 개혁적 정책 실험

“범민주 진영 힘 모으기” 분석도

“안희정ㆍ이재명 인사도 발탁할 것”

눈에 띄는 청와대 서울시 인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이 14일 오후 청와대 대브리핑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인선에서 서울시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주요 요직에 ‘박원순 맨’이 4명이나 포진했다.

 

대통령비서설과 국가안보실을 통틀어 장ㆍ차관급 15개 자리 가운데 인선이 확정된 9 자리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이명박ㆍ박근혜 보수정권 9년간 국정운영에서 배제된 진보ㆍ개혁 성향 인재들이 박 시장의 서울시로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4일 대통령비서실 사회혁신수석에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정책실 사회수석에 김수현 전 서울연구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을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11일에는 조현옥 전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하는 등 청와대 참모조직 전면에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모양새다.

 

하 신임 사회혁신수석은 지난 3월까지 부시장 자리를 지키며 박 시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총괄하며 박 시장의 당선을 일군 일등공신으로 통한다. 1세대 시민운동가로, 86세대 운동권ㆍ참여정부 출신 인사들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지만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신임 수석을 염두에 두고 사회혁신수석을 신설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문 대통령은 앞선 3월 하 수석의 캠프 영입을 발표하면서 “서울시에서 이룬 많은 혁신을 우리 정책과제로 받아 그 혁신을 전국적으로 확산되게 하겠다”고 소개했다.

 

물론 여권 안팎에서는 이들을 한데 묶어 ‘박원순 사람’이라고 규정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현옥 인사수석만 해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자문회의 위원, 인사수석실 균형비서관을 지내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김수현 사회수석도 노무현 정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과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범민주 진영의 힘을 한 데 모으는 데 인선의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경우, 86세대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친노(무현)ㆍ친문(재인)계가 아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독자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김근태(GT)계’로 분류된다. 여권 한 인사는 “참여정부 당시 친노 그룹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범민주 진영에 최대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인선이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며 “안희정 지사의 충남도나 이재명 시장의 성남시에서도 발탁 인사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진보ㆍ개혁 진영 수권을 위한 정책 ‘테스트베드’, 인재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보수정권 동안 진보ㆍ개혁 성향의 인재들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그나마 서울시가 중앙부처 급 조직에서 행정경험을 쌓을 유일한 통로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유를 막론하고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 간 정책공조는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눈에 띄는 청와대 서울시 인맥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인선에서 서울시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청와대 경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자리한 임종석 비서실장(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 하승창 사회혁신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고영권 기자ㆍ연합뉴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