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사막이 있다고? 섬 전문가 추천 작은 섬 이색 해변

[여행]by 한국일보

섬연구소 선정 여름휴가 보내기 좋은 섬 해변 1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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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우이도 돈목해변. 80m 높이의 사막 아래에 아담하게 숨어 있는 작은 해변이다. 섬연구소 제공

여름 휴가철이면 어느 해변이나 인파에 치이기 마련이다. 작은 섬은 7월 말, 8월 초 극성수기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사단법인 ‘섬연구소(소장 강제윤)’가 추천하는 여름휴가 가기 좋은 섬 해변 10곳을 소개한다. 강 소장은 시인이면서 섬 학교 교장, 섬 자문위원 등 섬에 관한 무수한 직함을 지닌 섬 전문가다.


강화 주문도 대빈창해변은 북방한계선(NLL)에서 가까운 2㎞의 백사장이다. 옛날 중국과 교역할 때 중간 기항지였고 많은 객으로 붐볐다고 해서 대빈창이다. 접경지역 섬들은 난개발의 바람에서 비켜나 풍요로운 갯벌이 살아 있다. 백합조개, 농게, 고둥과 낙지 등 어패류가 풍성하다. 간조 때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한옥에 서양식이 가미된 100년이 된 교회도 섬의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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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주문도 대빈창해변 갯벌. 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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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 대이작도 앞의 풀등. 썰물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모래섬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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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 대이작도 큰풀안해변. 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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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장고도 명장섬해변의 일몰. 섬연구소 제공

옹진 대이작도 큰풀안해변은 풀등 안쪽의 큰 해변이라는 의미다. 장골마을과 풀등 사이에 위치한 두 개의 해변 중 큰 해변으로, 바로 옆에는 작은풀안해변이 있다. 25억 년 된 대한민국 최고령 암석과 바다의 사막 풀등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해변 앞 풀등은 동서로 약 3.6㎞, 남북으로 1.2㎞에 달하는데, 물때와 바람에 따라 모양과 넓이가 달라진다.


보령 장고도의 명장섬해변은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이다. 양식장이 아닌 곳에서 갯벌체험을 할 수 있고, 섬을 일주하는 트레킹 코스도 잘 닦여 있다. 장고도 주민들은 뱀 서낭을 섬겼다. 옛날 조업을 나갔다가 길 잃은 어부가 뱀의 몸에서 발하는 신령한 빛에 의지해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는 전설 때문이다.


영광 송이도에는 흰조약돌해변이 있다. 1㎞에 이르는 해변 전체가 하얀 조약돌(몽돌)로 덮여 있다. 서해의 섬이지만 일출 명소인 것도 특이하다. 송이도에도 썰물 때면 거대한 모래 평원이 드러난다. 마을에서 백합과 바지락, 맛조개를 캐는 갯벌체험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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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송이도 흰조약돌해변.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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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자은도 분계해변 미인송.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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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비금도 일주도로에서 보는 하트해변.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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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비금도 명사십리해변. 차를 몰고 달려도 될 정도로 넓고 단단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안 자은도 분계해변은 200년 넘은 소나무 방풍림으로 둘러싸인 백사장이다. 사람이 거꾸로 선 모양의 ‘여인송’이 특히 눈길을 끈다. 말다툼 끝에 집을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이 투영된 슬픈 전설을 간직한 나무다. 해변에서 철새 서식지로 유명한 칠발도가 건너다보인다.


바로 아래 비금도의 명사십리해변은 모래밭이 10리(4㎞)나 펼쳐져 피서철에도 비교적 한산하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풍력발전기가 이국적 정취를 더 한다. 비금도는 바둑 천재 이세돌의 고향으로 그의 이름을 딴 바둑기념관이 있고, 겨울 시금치의 대명사인 섬초의 고장이기도 하다. 하트해변, 내촌마을 돌담길 등도 볼만하다.


도초도에 딸린 우이도는 섬 속에 사막을 보유한 신비한 섬이다. 80m 높이의 거대한 사막인 '산태' 아래에 모래가 고운 돈목해변이 위치한다. 돈목마을과 성촌마을 사이 쑥 들어간 지형이라 물놀이 하기에도 안전하다. 산태에 오르면 사막 한가운데에 선 것처럼 이국적이다. 우이도는 최치원이 당나라 유학길에 머물렀고, ‘자산어보’를 지은 정약전이 유배 살이 한 섬이기도 하다.


진도 관매도의 관매해변은 300년 된 솔밭에 둘러싸여 3㎞에 이르는 백사장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물놀이와 함께 산림욕을 즐기고 일몰까지 볼 수 있는 해변이다. 관매도는 국립공원 명품섬 1호다. 봄에는 유채가, 가을이면 메밀밭이 섬 전체를 뒤덮는다. 방아섬에서 하늘다리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도 걷기에 좋다. 해풍에 자란 쑥으로 만든 막걸리와 쑥전, 톳짜장 등은 이 섬만의 특별한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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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관매도 해변 솔숲. 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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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소안도 미라리해변. 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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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소안도 미라리해변. 해변 뒤로 상록수림이 울창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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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비진도 외항의 비진해변. 바닷빛이 특히 눈부시다. 섬연구소 제공

완도 소안도의 미라리해변은 몽글몽글한 갯돌로 덮인 몽돌해변이다. 1㎞ 남짓한 아담한 해변을 메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생달나무 후박나무 등이 어우러진 상록수림이 감싸고 있어 해수욕과 그늘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소안도는 독립운동가 89명을 배출한 항일의 섬이다. 역사기행을 더하면 휴가는 더 풍성해진다.


통영 비진도는 코발트 빛 바다가 눈부신 섬으로 이름처럼 보배(珍)에 견줄(比) 만하다. 비진해변은 안섬과 바깥섬을 연결하는 통로에서 서쪽에 위치한 은모래 해변이다. 동쪽 해변에는 몽돌이 깔려 있어 백사장과 몽돌밭,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이한 해변이다. 550m 백사장은 수심이 얕아 물놀이하기에 그만이다.


10개 섬 중 다리로 연결된 자은도를 제외하면 여름 성수기에 배편과 숙소 예약이 필수다. 그러나 8월 극성수기만 지나면 대개는 해변 전체를 전세 낸 듯 즐길 수 있다. 배편 예약은 ‘가보고 싶은 섬(island.haewoon.co.kr)’ 참고.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2022.08.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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