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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부동산 '조각 투자'의 세계…5000원으로 빌딩·물류센터 사볼까

by한국경제

소액으로 가능한 부동산 조각 투자


수익률 연 3~5%대

개인 2000만원까지

블록체인 등 안전장치


1호 플랫폼 '카사'

2020년 11월 첫 공모

6개 상품 모두 완판

'런던빌' 매각 차익 포함

총수익률 14.76%


소유 '안국 다운타우너'

비브릭 'MDM타워'

첫 상장 물건 선보여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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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5000원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명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1호 플랫폼인 ‘카사’를 비롯해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이 선보인 ‘비브릭’, 루센트블록의 ‘소유’, 펀드블록글로벌의 ‘펀블’ 등이 대표적이다. 빌딩뿐 아니라 대형 물류센터, 레지던스 등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의 선두 주자는 카사다.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댑스)’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한다. 댑스당 5000원이다. 카사는 2020년 11월 첫 공모 이후 지금까지 여섯 개 부동산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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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량 MDM타워

주요 투자 대상은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상업용 부동산이다. 임대부문 수익률은 연 3~5%대다. 서초 지웰타워는 예상 수익률 3%대,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는 2.8%, 부티크호텔 르릿은 5%대, TE물류센터는 4%대 수준이다. 분기마다 배당한다.


매각 차익도 누린다. 카사의 상장 부동산 6곳 중 2곳은 이미 매각됐다. 역삼 런던빌은 상장 후 1년6개월 만에, 한국기술센터는 5개월 만에 팔렸다. 카사 관계자는 “공모가 대비 10% 이상의 조건으로 매수 희망 의뢰가 들어오면 투자자 총회를 연다”며 “과반수가 매각을 희망하면 매각 후 차익을 나눈다”고 말했다.


역삼 한국기술센터는 84억5000만원에 매입해 93억원에 팔았고, 공모가 101억8000만원이던 역삼 런던빌은 117억원에 매각했다. 연 3%의 분기별 배당금과 시세차익에서 세금과 부대비용, 수수료를 제한 런던빌의 총수익률은 14.76%다. 한국기술센터는 12.24%의 총수익률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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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국 다운타우너

다른 조각 투자 플랫폼은 매각 차익을 논하기엔 이른 편이다. 비브릭, 소유 등 대부분이 올해 1호 부동산을 상장했기 때문이다. 비브릭의 상장 1호 건물인 부산 초량 MDM타워는 최근 첫 배당금 개념의 분배금을 연 1.5%대 수준으로 지급했다. 소유의 첫 상장 부동산인 안국 다운타우너는 아직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부동산 상품이 대체로 고정 임대료를 책정한 것과 달리 안국 다운타우너는 임차인의 매출을 기반으로 임대료가 바뀌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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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설립 초기엔 주로 빌딩에 투자가 집중됐다. 역삼 런던빌, 한국기술센터 외에도 카사의 빌딩 투자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댑스는 선착순으로 배정되는데 서초 지웰타워는 공모 2시간27분 만에,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는 14분 만에 완판됐다.


이후 카사는 부동산 상품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광희동2가에 있는 부티크호텔 르릿을 다섯 번째 상장 상품으로 선보였다. 5분16초 만에 22억원 규모의 댑스 공모가 완료됐다. 지난달엔 천안 지역의 대형 물류센터 TE물류센터를 상품으로 내놨다. 젊은 층엔 다소 낯선 투자 상품임에도 59분 만에 공모가 끝났다. 카사는 조만간 싱가포르 등 해외 부동산도 선보일 계획이다.


비브릭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 설립된 회사의 이점을 살려 부산 동구 초량동 초량 MDM타워를 첫 상장 물건으로 잡았다. 후발주자인 펀블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1개 호실을 공모할 예정이다.


루센트블록의 소유는 한동안 브랜드 파워가 있는 임차인 매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1호인 안국 다운타우너는 유명 햄버거 체인점인 다운타우너가 임차인이라는 점이 마케팅 포인트였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이사는 “안국 다운타우너는 1인당 공모액이 평균 100만원 수준이었다”며 “안정적인 임대 수익도 중요하지만 주주 인증서를 보여주면 다운타우너 전 지점에서 10% 할인받는 등의 혜택을 통해 젊은 층의 기대를 충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사, 소유, 펀블 등의 대다수 플랫폼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곳이다.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반영해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얘기다. 일반 투자자는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신탁사가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아 부동산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비브릭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 지정에 따른 금융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는다. 비브릭 관계자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자산운용사가 투자할 건물을 선별하고, 투자자 간 증권 매매가 이뤄지면 전자증권법에 따라 등록된다”고 설명했다.


카사, 소유, 비브릭 등은 블록체인 분산원장을 통해 거래 정보를 보호한다. 투자자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지만 신생 벤처업체인 만큼 장기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게 과제다. 이들은 거래 수수료(0.2~0.22%)와 공모, 매각차익 수수료 등이 수익원인데 아직 시장 초기라 상장 품목이 적다. 카사 회원은 16만 명 수준이다. 카사 관계자는 “더 많은 상품을 상장하고 투자자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