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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10년 동안 400% 올랐다…희귀 위스키 한병 가격이 아파트 한채값 맞먹기도 [명욱의 호모 마시자쿠스]

by한국경제

한국경제

물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물가 이상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주류가 있다. 바로 위스키다.


40년 이상 숙성하는 등의 희귀 위스키는 지난 10년간 400% 넘게 올랐다. 전 세계 ‘아트 컬렉터’들이 위스키 수집에 열을 올리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위스키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르는 것일까? 단순히 환율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일까?


위스키 가격이 폭등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스코틀랜드 등 위스키 종주국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먼저 조짐을 보였다. 2014년 NHK는 한 인물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150부에 이르는 아침 드라마를 제작했다. 일본 위스키의 선구자인 다케쓰루 마사타카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식 청주인 사케 양조장집 아들로 태어난 그는 혈혈단신으로 스코틀랜드에 건너가 위스키 기술을 배운다. 자신이 몸담았던 위스키 증류소 사장의 딸 리사와 결혼한다. 그리고 위스키에 편견을 가졌던 일본 시장에서 자신의 철학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오프닝 음악도 위스키의 원료인 ‘보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기획됐다.


그러자 다케쓰루가 초기 공장장으로 참여했던 산토리 위스키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의 철학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모두 위스키 구매에 열을 올린 것이다. 이내 산토리 위스키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위스키는 숙성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생산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었다. 일반적인 프리미엄 제품은 12년 이상 숙성하는 제품이 많다.


산토리 위스키는 12년 숙성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은 언제 출시될지 모른다고 발표했다. 일본 위스키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소비자들을 더 애타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일본 위스키는 시가로 가격이 책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9년 ‘맥캘란 파인 앤드 레어 60년’ 제품은 190만달러(약 25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최고가 위스키 기록을 경신했다. 2020년에는 일본 ‘산토리 야마자키 55년’이 9억원에 낙찰됐다.


위스키 가격이 거품인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만 해외여행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보다 많은 판매점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향상된다면 일반 위스키 제품의 가격은 다소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경매에 등장하는 희귀 위스키 제품은 이미 원액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가격이 떨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모든 위스키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유흥주점에서 마셨던 이른바 국산 위스키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빚는 사람의 철학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위스키는 스토리만으로 감동을 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릇 위스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한국경제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을 맡았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술자리 인문학'을 시작하였다.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을 맡았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술자리 인문학'을 시작하였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