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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147일간의 세계여행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춤춘다

by헤럴드경제

우유니 소금사막의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아침, 볼리비아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보러 출발한다.

 

우유니 사막투어 이틀째 여정이다. 고원지대의 작은 마을에 들러 군것질 거리와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잠깐의 쉼이지만 인디오들과 흰 야마와 개가 어울리는 마을 풍경이 참 좋다. 작은 마을과 소박한 집들, 이 황량한 고지대의 마을에 들러 과자를 사는 사람이 하루에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지대는 황량하기만 하다. 하늘과 가까운 땅이라서 그런지 거대한 구름들이 펼쳐져 있다. 거센 바람은 구름을 밀어내고 하늘은 시시각각 다른 풍경으로 변한다. 

 

오직 자연의 힘으로 바위가 나무처럼 깎여 있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과 침식작용으로 부서지고 깎인 바위들이 마치 조각가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광막한 고원에서는 지나가는 차 한 번 마주치기도 어렵다. 지프의 조수석에 앉아 하늘과 구름을 만끽하며 이동한다.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흰 눈을 이고 있는 먼 산과 아무 것도 없는 가까운 민둥산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지프의 운전기사들이 준비한다. 운전기사들은 필요할 때에는 요리사가 된다. 해발 4천 미터 위에서 돌무더기 위에 퍼질러 앉아 접시를 비운다. 고산지대라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는 고생이지만 대자연을 바라보는 눈은 호강이다.

 

고원지대에는 하얀 호수(Laguna Blanca), 녹색 호수(Laguna Verde), 붉은 호수(Laguna Colorada) 등 색색의 호수가 있다. 호수마다 미네랄과 조류의 색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늘과 산이 내리 비친 이 호수는 하얀 호수(Laguna Blanca)다. 이 높은 곳에서 소금을 원 없이 얻고 이런 색색의 호수들을 만난다는 게 신기하다.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드디어 미네랄 성분 때문에 분홍색인 붉은 호수(Laguna Colorada)에 도착한다. 녹색 호수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 호수 빛은 진짜 신기하기만 하다. 호수에 거대한 그림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멀리 하얀 점으로 보이는 것들을 차에서 내려 자세히 보니 그들은 새들이다. 바로 플라멩코다. 인적이 드문 고원의 파란 하늘 아래 분홍빛 호수에는 하얀 플라멩코들이 살고 있다.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아름다운 각색의 호수의 빛깔을 즐기지만 관광객을 위한 건물은 너무도 반갑다. 건물이 없는 황량한 곳이라 쓰러져가는 건물이라도 나오면 재빨리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사방이 황무지인 이곳에는 급한 일(?)이 생겨도 몸을 가려줄 나무 하나 없으니 화장실을 챙기는 것은 필수 코스다.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구름이 드리운 산의 어딘가에는 아직도 화산이 살아 있다고 한다. 살면서 언제 또다시 이런 풍경을 만나게 될 수 있을까? 길인지 길이 아닌지 분간하기조차 모호한 땅을 앞서 지나간 차바퀴의 흔적을 따라 간다. 실제로 길이 없기도 하다. 

눈부신 우유니… 붉은호수엔 플라멩코가

지프와 반대방향으로 향하는 자전거들을 만난다. 이 프랑스인들은 자전거를 타고 이 광활한 고원을 달리는 중이다. 지프에만 타고 있어도 심한 바람과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자전거로 이곳을 횡단하다니, 대단한 사람들이다. 

길도 아닌 메마른 땅 위를 돌아다니는 차는 사륜구동이 아니라면 어딘가에 널브러질 수 밖에 없을 험한 길이다. 지프는 때로는 길 없는 길을 달린다. 차바퀴가 만들어 놓는 궤적은 이 길을 지나갈 다른 차들에겐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프에 앉아서 이동하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건조한 고지대를 누비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지만 다시 만날 수 없는 풍경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아쉽다. 다른 곳은 몰라도 우유니투어를 다시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볼리비아의 고원을 여행하는 것은 그만큼 거칠고 힘들다.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풍경들이 눈에서 하나, 둘 멀어져간다. 그저 물이 가득 찬 소금사막을 보러 우유니에 왔을 뿐인데, 이 아름다운 대자연의 경관을 덤으로 볼 수 있었다. 지프는 산골의 허름한 숙소로 돌아간다. 오늘도 제대로 씻지 못한다. 생수 몇 방울과 물티슈로 고양이세수만 할 수 있어도 ‘감사’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강인숙 여행칼럼니스트

정리=강문규기자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