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깍의 숨은 매력

[여행]by 헤럴드경제

가장 제주스럽고, 즐겁고, 때 묻지않은…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안식처로 돌아가는 해녀들

제주 북동의 하도리(구좌)는 해녀 생활문화, 청정 생태, 레포츠, 박물관 등 ‘가장 제주 다운 것들’을 모두 모아둔 곳이다.


남서의 안덕(감산,대평리)은 산과 계곡이 해변까지 다가와 파란만장 제주 지질을 보여준다. 얼핏 천인단애의 강원도 동해안이 닮은 듯 하지만, 신비감 마저 드는 그 변화무쌍함에서 안덕을 능가하지 못한다.


하도와 안덕이 무더위를 이길 제주의 여름 ‘다크 호스’로 나섰다.


또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자 천연기념물, 지중해빛 계곡-바다 점이지대인 쇠소깍은 생태 감상, 종합해양레포츠 구역으로 질서있게 나눠 뭍사람들에게 무더위 이길 방도를 알려준다.

해녀 할망이 지켜주는 해양레포츠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해녀박물관, 소녀해녀의 소회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두렁박에 의지한 바다는…”이라는 글귀 근처엔, 소녀시절을 거친 할망 해녀의 소회, “시름을 달래주던 노래가 있으면 큰 돌고래 거북과 마주하던 컴컴한 바다 속도 무섭지 않았다”는 육성 기록이 적혀 있다.

하도리의 구좌, 온평리의 성산은 해녀 전통이 가장 짙게 남아있는 곳이다. 해녀들의 숨비소리 요란하던 하도리 현무암 해변엔 가족들의 물놀이가 한창이고, 남쪽 온평의 혼인지까지 해녀 할망, 시조 할망의 엄호 속에 온갖 해양레포츠가 펼쳐진다.


여행의 매력은 보는 것, 즐기는 것 만큼이나 생활문화와 인정을 체험하고 공감하는 것에서도 느껴진다. 해녀박물관에서 묵직한 제주의 정신을 즐겁게 배운다.


해녀들은 조업을 쉬었다가 일제히 같이 재개하는 ‘해경(解警)’ 규율 등을 두고,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공평한 나눔의 작업을 벌였다. 애기바당, 할미바당 등 서툴거나 기력 잃은 해녀들을 위한 전용 조업장소도 정해주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 컴컴한 바다가 무섭지만, 가족 생계를 위해, 친한 친구 만나러 가듯,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속에 뛰어들었고, 폐교 위기의 성산 온평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추가근무’ 물질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해녀 항일운동도 벌였다.


일을 마치면 태왁(부유 도구)을 장구 삼고, 비창(납작한 조업 도구)을 채 삼아, 장단 맞춰 노래를 불렀다.


하도리 해녀박물관에는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두렁박에 의지한 바다는…시름을 달래주던 노래가 있으면 큰 돌고래 거북과 마주하던 컴컴한 바다 속도 무섭지 않았다”는 할망해녀가 된 소녀해녀의 회고담이 적혀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3시 내,외국인 관광객과 해녀들이 함께 섬집아기 재우기, 허벅(항아리) 두드리며 장단 맞추기, 그물 들어올리기 등으로 꾸며진 ‘이어도 사나’ 퍼포먼스를 벌인다. 제주의 대표 아이콘, 해녀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목요일을 제주여행을 갈때 꼭 끼워넣자.

혼인지 가야할 이유, 지구 반바퀴 밭담의 지혜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하도에서 온평 가는 길가의 스카이씽씽족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해녀 할망들이 보우하사, 이젠 레포츠를 즐긴다. 하도리 제주카약에서는 엉덩이 아래 물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카약으로 짜릿함을 얻는다.


구좌 인근 김녕에서 요트를 타면서, 서울대공원에 있다가 방류된 돌고래 제돌이와 그물에 걸린 뒤 공연장을 전전하다 방류된 돌고래 춘삼이를 찾아보는 것도 무더위를 잊게하는 이색 체험이다. 표식 있는 그들은 멀리 안가고 우리 주위를 맴돈다.


여름철 새하얀 문주란이 만개한 토끼섬은 하도 해안에서 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썰물 때 걸어들어갈 수 있다. 인근엔 철새 도래지도 있다.


‘소심한 책방’, ‘도예시선’, 찻집 등 아기자기한 문화가게와 마을 담벼락 벽화가 예쁜 종달리를 지나, 온평의 혼인지로 이르는 해안도로변엔 하이킹족, 스카이씽씽족의 싱그러운 웃음이 넘친다.


연인들, 가족들은 혼인지에 꼭 가야한다. 체온을 넘는 무더위일지라도 연못가를 잠시 산책하는 것쯤이야, 체온 느끼면서 ‘내 인생의 절반’과 했던 언약의 막중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제주의 시조, 3명의 신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만나 혼인하며 영원한 사랑과 희망 어린 미래를 약속한 곳이다.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월정의 밭담길

제주시내로 오는 길, 월정엔 또 하나의 제주 생활문화, 첩첩 현무암 ‘밭담’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정자 전망대를 만난다. ‘흑룡만리(黑龍萬里)’라고 불리는 제주 밭담의 총길이는 지구 반 바퀴에 해당하는 2만2000㎞나 된다. 돌무지의 땅 제주에서 밭을 일구면서 파낸 돌을 쌓았는데, 방목하던 가축들이 농작물에 범접하지 못하는 기능, 공평하게 토지를 나누는 기능을 덤으로 얻은 것이 밭담이다.


제주 남서쪽으로 이동해 한경에 이르면 비체올린에서 정글속 이색 카약과 캠핑, 트레킹, 미로공원, 곶자왈 체험을 할 수 있다. 곶자왈은 현무암 돌무지에서 새나오는 풍혈의 바람때문에 무더위 속 트레킹을 해도 선선함을 느낀다.


한경에 있는 곶자왈 도립공원 테우리길 숲과 한수기길 가장자리, 환상숲 곶자왈의 오른쪽길 입구와 백리향이 자라는 출구쪽 웅덩이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풍혈 있는 곳의 기온은 최저 17도.

볼빨간 소녀,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안덕 박수기정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느낌의 안덕계곡

한경에서 산방산을 오른쪽에 두고 남쪽으로 가면 안덕을 만난다. 감산리, 대평리로 찾아가려는데, 감산리 초입엔 평지 아래 푹 꺼진 지형, 한탄강 같은 계곡이 있다. 계곡 주변 나무가 터널을 만들었으니 잘 보이지 않는다.


물소리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보니 기암절벽과 주상절리, 희귀 식생이 호위하는 가운데 옥수(玉水)가 흐른다. 300여종의 희귀 식물이 서식하는 이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나무가 가려준 그늘을 벗삼아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흡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법한 동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안덕 감산리와 대평리를 이어주는 박수기정

감산리는 계곡을 낀 산촌이고, 대평리는 어촌인데 한 몸이다. 결국 대평리는 동쪽엔 평지, 서쪽엔 천인단애가 병풍처럼 펼쳐져 바닷물과 닿아있는 박수기정(박수:샘물+기정:절벽)을 품는다.


소녀가 서있는 빨간 등대와 병풍처럼 펼쳐진 박수기정 해식애의 조화는 일몰시간에 아름답다. 박수기정에 등을 돌린 소녀가 붉은 와인처럼 물들어가는데, 듬직한 박수기정은 물끄러미 그 소녀를 내려다 보기만 한다.


용천수가 솟아나는 절벽이기에 안덕은 물 걱정을 하지 않았다. 박수기정의 어머니같은 월라봉에 오르면 화순항과 산방산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대평리에서도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수 있다.


안덕면 상창리에는 세계 자동차박물관이, 서광리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공군이 만든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안덕에서 멀지 않은 중산간엔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이 있다. 트레킹을 마친 뒤, 이곳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지상과 공중의 탈 것들을 재미있게 공부하면 가족여행의 금상첨화이겠다.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갯깍 주상절리와 몽돌 해변 트레킹

중문의 서쪽 초입에 있는 갯깍 주상절리도 안덕과 붙어있다. 높이 20∼40m의 해식애가 1.7㎞에 걸쳐 펼쳐진 곳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 여름에도 호젓하고 시원한 트레킹을 즐긴다.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지사장 박영규)의 사회공헌 활동, ‘중문 골프장 달빛 걷기’ 풍경. 어른들만 가는 필드에 가족들이 모두 가서 다채로운 추억을 남길 기회이다.

금요일을 끼고 여행을 갔다면 어른들만 갔던 골프장에 온가족이 한꺼번에 야간 걷기를 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지사장 박영규)가 운영하는 중문골프장은 오는 11월까지 격주 금요일(8월 3,17,31일) 오후6시30분터 매회 300명 한정(인터넷 신청) 달빛걷기 사회공헌활동을 한다. 한라산과 해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14번홀엔 포토존이 있고, 15번홀엔 어린이 이벤트, 음악 공연, 소망 풍등 날리기가 진행된다.

유네스코가 놀란 쇠소깍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유네스코가 놀란 쇠소깍

중문에서 차로 20~30분 가면 만나는 서귀포시 하효동의 쇠소깍 일대 역시 제주스러운 것이 모여있다. 유네스코가 이곳의 신비에 놀라 보호구역으로 정한 곳, 희귀생태와 온갖 레포츠가 있는 곳이다.


용천수인 효돈천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의 색깔은 한국 동해-남해 여름바다 보다 약간 옅은 지중해 아주리빛이다.


바다 인듯, 바다 아닌, 바다 같은 점이지대.


중산간 일대 현무암 지하의 물이 분출해 급경사로 내려오면서 매끈한 바위를 퇴적시키고 바다 근처에 이르러 긴 웅덩이를 만든 곳으로 제주에서 손 꼽는 비경이다. 제주 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곳이므로 이 청정 옥수에 동심원을 그려보겠다고 돌을 던져서는 안된다.

제주의 ‘다크호스’, 하도ㆍ안덕ㆍ쇠소

쇠소깍 인근 해녀석상뒤 레포츠

카약과 보트 등 레포츠 구역은 쇠소깍과 500m가량 떨어진 곳에 두었다. 소녀 해녀들이 옹기종기 앉아 미소짓는 석상 뒷편으로 들리는 모터보트와 탑승객의 2중주 아우성이 싱그럽다.


제주에서의 피서법은 IT시스템, 시티투어, 환승대중교통 체계를 잘 다듬은 제주관광공사 비짓제주(www.visitjeju.net)가 일러준다. 다음카카오 제주 이전을 계기로, 제주관광공사는 ‘외부 여행자 입장에서’ 본 제주의 진짜 매력과 가성비 높고 편리한 여행 콘텐츠를 마련해 ‘청정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성비 높은 제주여행은 검색으로 쉽게 해결된다.

더위 피하는 박물관과 잠수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박물관 탐방이 제격이다. 지드래곤 등 한류 스타와 실제 만나는 듯한 체험을 하는 플레이케이팝(서귀포시 색달동), 효리민박에서 멀지 않은 중산간의 드라마월드(제주시 애월읍), 우주로 가상여행을 떠나는 별빛누리공원(제주시 오동동), 박물관은 살아있다(서귀포시 표선면), 세계조가비 박물관(서귀포시 서홍동)은 태양을 피해 즐길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박물관이다.


제주 성산읍에서 출발해 우도로 향하는 우도 잠수함에선 더위란 없다. 유리를 통해 수심 30m의 산호 군락지를 관람하는 등 해양 생태를 보면서 600여m를 수중 여행한다. 한림읍 트릭아이 미술관 및 그리스신화 박물관에선 특수 실내 무대장치를 이용해 경마와 정글 뱃놀이를 즐기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한경면 ‘유리의 성’에선 오는 9월1일까지 마술쇼를 특별이벤트로 진행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2018.08.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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