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후 더 끈끈해졌다… 나인뮤지스 “우리가 뭘 하냐면…”

[컬처]by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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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이 쌓인거죠.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고 걸그룹을 한 것이 아니잖아요. 언니들은 그룹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활동하며 자기 손으로 광고 계약까지 해봤어요. 뭔가 할 수 있는데, 못하니까 (그룹을 나온 후) 폭발한 거죠”

 

오랜만에 만난 문현아의 말대로 나인뮤지스 멤버들은 해체 후 움직임이 더 활발해졌다. 문현아의 SNS를 보면, 이유애린, 손성아, 박민하, 표혜미, 조소진, 이금조와 같이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같이 여행 다니고, 국내외 그림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며 음악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나인뮤지스 활동 당시에는 딱 정해진 틀 안에 있었는데, 그게 갑자기 풀린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들은 모여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그것도 디지털이 아닌 필름카메라로 찍은 작품들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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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갤러리케이

미술과 사진 전시회 ‘올웨이즈 비’(Aways be)가 열리는 서초구 갤러리케이에서, 이제는 나인뮤지스가 아닌 ‘나인뮤지스 출신’인 현아, 민하, 혜미, 소진을 22일 오후 만났다.

 

“오래 전에 사진을 가르쳐 주신 작가님이 계셨어요. 그 분의 도움으로 카메라를 접했죠. 직접 민하 데리고 카메라 판매점에 가서 소개해주기도 했거든요. 이전에도 물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죠. 그러다 필름카메라를 접했는데, 필름이다 보니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아낌없이 투자해 정말 많이 찍었어요. 이제는 조금 밝기 조절 등 카메라에 익숙해 졌죠”(현아)

 

“나인뮤지스 사진 촬영 하면서 필름카메라도 흥미가 있어서 배웠죠. 그래서 친구 만날 때도 카메라 들고 가서 서로 화보처럼 찍어주고 했어요. 재미로 시작해서 더 빨리 배운 거 같아요. 만일 이것을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욕심이었다면 힘들었을 테죠. 그냥 찍고 찍히는 게 좋았어요. 필름카메라라 아직도 불안하긴 해요. 이게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현상을 맡기러 가면서도 불안 했죠” (민하)

 

이번 전시회는 현아, 민하, 소진이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혜미가 찍은 폴라로이드, 그리고 팬들이 찍어준 활동 당시 사진들이 중심이다. 여기에 현아가 그린 사진들도 전시관 하나를 차지하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이날 사인이 들어간 폴라로이드 사진 64장은 전시 이틀 만에 전량이 판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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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뮤지스 멤버들과 팬들의 교감은 유별났다. 해체 후에도 이 특별한 관계는 이어졌다. 최근 혜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홍대입구역에 커다란 축하 광고가 걸렸다. 보통은 활동 중인 아이돌 멤버들의 광고가 걸리는 자리다. 이날 전시회에도 연차를 내고 온 팬은 물론,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시회를 지키는 팬들도 있었다.

 

나인뮤지스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 아이돌 그룹이 해체할 경우 팬들이 접하는 방법은 기사나 SNS를 통해서다. 그것으로 끝이다. 나인뮤지스는 팬들을 위한 마지막 공연을 준비했다. 소속사를 설득했고 관철시켰다. 나인뮤지스는 지난 2월 24일 팬미팅을 열면서 공식적인 그룹 활동 종료를 알렸다.

 

“저도 재계약이 끝나가고 팀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팬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저희가 활동한지 오래되었지만, 중간에 공백기가 길었잖아요. 그걸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팀 활동의 마지막은 딱 정해놓고 공연을 통해 ‘끝’을 장식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황이 힘들다는 회사도 설득해 진행했죠” (혜미)

 

이번 전시회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했다. 나인뮤지스는 해체했지만 영원히 팬들과 함께 한다는 멤버들의 마음을 담겨 있다.

 

“그룹 해체 후 팬들에게 미안했어요. 팬들은 종종 공간을 빌려서 저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전을 개최해줬거든요. 그렇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줘야 하냐를 생각했죠. 게다가 활동을 하지 않으니 팬들을 만날 기회도 없어진 거예요. 그래서 이번이 기회라 생각하고 추진한 거죠”(현아)

 

이들이 같이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와 별개로 이들은 여전히 자신이 갈 길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현아는 음악과 미술과 사진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최근에는 인터뷰어로도 나섰다. 연기자로서 길을 준비하고 있는 소진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미 연기자로 변신한 민하도 드라마 ‘아르곤’ 이후 꾸준히 차기작을 고민하고 있다. 혜미는 금조와 함께 5월 19일과 20일 홍대 스테이라운지에서 듀엣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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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27일까지 이어지며, 전시 마지막 날에는 현아, 민하, 혜미, 소진의 공연도 펼쳐진다. 어쩌면 나인뮤지스의 ‘진짜’ 마지막 무대일 수도 있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유명준 기자

2019.04.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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