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대 후반, 세계서 가장 취업 어려웠다…무기한 취준생 신세

[이슈]by 헤럴드경제

실업자 25~29세 비중, 한국이 9년째 압도적 OECD 1위

코로나19로 20대 초반서 후반으로 점차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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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가운데 20대 후반이 차지하는 비중이 9년째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취업 적령 청년층의 고통은 이번 코로나사태로 더 가중되고 있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15~64세 실업자 수는 9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5∼29세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1.9%로,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는 아이슬란드(21.3%), 3위는 덴마크(20.5%)였다. OECD 평균 14.7%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은 13.7%, 일본은 13.6%, 프랑스는 14.4%에 그쳤다.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15~64세) 가운데 20대 후반은 9.3%에 불과하지만, 실업자 다섯명 중 한명은 20대 후반일 정도로 실업 문제는 이들에게 집중돼 있다.


한국은 2011년부터 9년째 20대 후반 실업자 비중 OECD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슬로베니아가 21.8%로 1위였고, 한국은 21.7%로 이보다 낮았다. 슬로베니아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경제가 역성장한 영향으로 불명예를 얻었지만 이내 다시 개선 추세를 보여 지난해 11위까지 떨어졌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20%대를 웃돌며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연령대인 탓에 실업자가 많은 것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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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20대 후반은 1990~1994년생으로 마지막 에코세대로 분류된다. 6.25전쟁 이후 대량 출산으로 태어난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의 자녀세대로 '한 자녀 낳기' 출산 정책의 중단과 맞물린 영향으로 이때 연간 출생아 수는 모두 70만명을 웃돌았다. 60만명대를 기록했던 앞선 세대보다 인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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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이번 코로나19 때도 취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25~29세 고용률은 67.4%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나 급락했다. 전체 고용률 하락폭(-1.3%포인트)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4월(-1.8%포인트)보다도 하락폭이 더 커진 것이다.


같은 20대지만 20~24세 고용률은 4.0%포인트 떨어졌던 4월에 비해 5월엔 하락폭(-1.8%포인트)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상대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이 많은 20대 초반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고용 사정이 나아지는 반면, 정식 취업을 앞둔 20대 후반은 고용 상황이 계속 악화하는 것이다.


한편 전체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4.5%)를 찍은 지난달, 20대 후반의 실업률(9.2%)은 변동이 없었다. 아예 취업준비로 구직활동을 하지 못했던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가 여전히 구직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부터 20대 후반 고용은 비교적 긍정적 추이를 보여왔다"며 "하지만 올 5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 영향이 단기 알자리서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전이됐고, 20대 초중반보단 후반 세대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의욕을 유지할 수 있게 구직활동지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기업에 인건비 보조금을 지원해 민간 채용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2020.06.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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