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프로젝트

[컬처]by 아는동네

당신의 ‘이것’도 ‘저것’도 응원합니다, 이것이프로젝트의 사람들

 

살아가는 데에 있어 내게 주어진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삶의 시간이 쌓이는 만큼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났다. 이렇게나 수많은 종류의 인생이 존재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이들이 선택했던 수많은 선택지가 있을 터인데 내가 걸어왔던 길은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이런 것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

출처: 이것이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

입시제도 안에서 살았던 19년을 지나 취업을 하기 위한 대학생활을 한다. 쳇바퀴 속을 구르듯 똑같은 삶, 앞으로의 삶에서도 예상대로라면 결혼과 같은 사회 통념 안에서 제한된 선택지만이 주어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삶이 지겨웠기 때문일까? ‘이것이프로젝트’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획일적인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 또한 스스로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가는 사람일 것이다. 시즌1을 끝내고 얼마 전 시즌2를 시작을 알린 ‘이것이프로젝트’의 일곱 멤버 중 두 명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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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이불이: 이것이프로젝트의 ‘이불이’입니다. 시작할 때 닉네임을 만들었는데, ‘이것이’에서 ‘것’에 들어가는 것만 바꿔서 닉네임을 지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불이’라고 만들었어요. 또한 저는 포옹하는 걸 좋아하고, 포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불이가 되었습니다. 아, 이것이프로젝트의 창립멤버입니다.

 

김닝닝: 이것이프로젝트(이하 이것이)의 ‘김닝닝’입니다. 원래 ‘김닉’인데, 어떤 혀 짧은 분의 귀여운 실수로 ‘닝닝’이 되었어요. 닉 와일드와 닉 우스터를 좋아하는데 그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자 저 또한 ‘닉’이라고 지었습니다. 이것이에는 시즌2 멤버로 들어왔고, 지금 휴학생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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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프로젝트와 어울리는 공간을 물어봤더니, 1초의 고민도 없이 여기(드뷔시산장)를 이야기하셨어요.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곳인가요?

 

이불이: 이것이가 탄생한 공간이 ‘드뷔시산장’이에요. 딱 작년 이 시기(12월 초쯤)에, 심지어 정확히 지금 인터뷰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자리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뭐 하지?’ 하고.

 

이곳의 사장님께서 프로젝트 같은 걸 많이 좋아하세요. 저와 이것이의 다른 멤버(화령)가 여기에서 <베짱이프로젝트>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그 과정을 지켜보신 사장님께서 비슷한 기획을 또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 물어 보셨어요. 그때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답변이 발전해서 저, 화령, 금개, 이렇게 셋이서 이것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즌1의 첫 번째 인터뷰이도 이곳의 사장님인 산장지기님이에요. 2017년 이것이 신년회도 드뷔시산장에서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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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프로젝트 형식이 왜 ‘인터뷰’였고, 주로 어떤 주제의 인터뷰를 진행했나요?

 

이불이: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접한 후, 이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인터뷰 주제는 저희가 관심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카테고리 별로 나눠봤어요. 202, 이런 공간도 있다, 212, 이런 일도 있다, 222, 이런 이야기도 있다, 232, 이런 삶도 있다, 242, 이런 사랑도 있다, 252, 이런 오해도 있다, 이렇게 여섯 가지로 나누고 각각 해당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가 사회적 기업이나 공간 운영자도 있지만, 흔히 인터뷰 대상자라고 생각하지 않을만한 일반인들도 있었어요.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불이: ‘그 달의 테마’를 정하고 그 주제에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서 연락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굉장히 주관적인 방법으로, 멤버들이 모두 마음이 가는 사람으로 정해요. 유명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을 인터뷰하는 거라서 주제 선정이 많이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지인 위주로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지인들 중에서도 특이한 사람이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특히 평소 만났을 때에는 일상적인 얘기를 하지 서로 예민한 부분까지는 얘기를 잘 안 하게 되는데, 인터뷰를 통해서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공유하다 보니까 일반인 인터뷰가 콘텐츠의 확산이나 관심을 끄는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지만, 이런 나름의 장점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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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것이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

인터뷰를 끝내고, 얼마 전 시즌2가 시작되었어요. 새 시즌을 준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불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 때문입니다. 처음 시작했던 멤버가 셋인데, 다들 졸업을 앞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셋이 계속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프로젝트를 계속 지속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시즌2에 관해서는 고민이 많았어요. 2기를 뽑아서 다른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이어서 하면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2기 또한 굉장히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즌1과 시즌2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이불이: 시즌1 때는 인터뷰 위주로 활동했는데, 시즌2에서는 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려고 해요. 이것이프로젝트라는 게 결국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좀 더 고민해보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어요.

 

또한 프로젝트가 시즌2로 오면서 콘텐츠 제작이 많이 줄었어요. 다양한 걸 시도해보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콘텐츠 제작에 너무 목매지 말자고 했거든요. 현재로서는 모인 일곱 명의 멤버들이 하고 싶은 콘텐츠에 순서를 정해서 차례대로 진행하는 중입니다. 지금은 SNS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관련된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는 중이고, 다음에는 저희가 시즌1때 오프라인 행사에서 받았던 사람들의 고민에 답변을 달아서 올라갈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각자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하나 이상은 끝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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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프로젝트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닝닝: 이곳은 제가 우울할 수 있는 장소예요. 다른 데 가면 분위기메이커 같은 역할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런 부담을 버릴 수 있어요. 마음 놓고 멍 때릴 수 있고, 우울할 수 있고, 재미없어도 되는 곳이에요.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나 이것이 멤버야’ 라고 소개하거나, ‘나 이것이프로젝트 알아, 좋아해’ 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너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불이: 주변 사람들이 근황을 묻거나, 스스로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면 이것이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제가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이고, 확실히 ‘살아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앞으로는 이것이가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 사람들과 연락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해요. 또, 사람들이 자기가 일상에서 가졌던 한계를 ‘이것이’에서 깰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에게 이것이프로젝트의 콘텐츠를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가요?

 

김닝닝: ‘혼자’라는 감정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요. ‘쟤는 좀 특이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너무 특이한 게 아닐까,’ ‘내가 남들이 생각하는 길로 가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위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것이프로젝트는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고 던지듯 이야기하기 때문에 ‘다수’에 섞이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있는 ‘혼자’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이불이: 조금 폐쇄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요. 어떤 분야나 생각에 대해 편협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은 실제로 그 분야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고, 저희의 콘텐츠를 통해서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된다면 오해가 적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또 바라는 건,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어릴수록 어른들의 무시때문에 자기 생각을 말하기가 어렵잖아요. 그 친구들이 보고 용기 있게 자기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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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프로젝트의 콘텐츠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이것이’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드뷔시산장’, 그리고 멤버 두 명의 모습을 통해 그 따뜻함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처럼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 때,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느낌에 불안할 때, 이것이프로젝트를 찾으면 따스한 응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것도, 남이 생각하는 이것도, 모두 틀린 것은 없다. 그저 ‘이것이’ 있을 뿐이다.

 

에디터 양한솔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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