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연말정산 신고기간이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많은 사람이 액티브X를 설치할 생각에 분노했을 것이다. 사실 과거와 비교하면 exe 등의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통해 브라우저 선택권이 넓어지긴 했지만, exe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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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더 개선됐으며, 내년부터는 액티브X뿐만 아니라 exe 형태의 파일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중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 웹 사이트 30개에서 액티브X 등의 플러그인을 걷어내고, 2020년까지는 모든 공공기관 웹 사이트에서도 플러그인을 완전히 제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5일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액티브X 설치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본인 인증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 방식 외에도 문자 인증, 신용카드, 지문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며, 키보드 보안 등의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선택에 따라 설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더 이상 액티브X 등의 플러그인 없이, 웹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자 민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으니 반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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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액티브X를 걷어내고 웹 표준 기술인 HTML5를 적용하자는 움직임은 과거부터 계속 됐다. 플러그인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해커가 침입해 보안 위협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액티브X의 경우 다른 브라우저가 아닌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만큼 크롬 등의 브라우저 사용 비율이 높아지는 오늘날 실정과도 맞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는 크롬(51.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은 HTML5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비표준 기술인 액티브X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국내 100대 민간 웹 사이트 중 56개가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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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은 웹 브라우저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지 않은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과거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에서 미니홈피 배경음악 듣기 위해서는 액티브X를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웹 표준 기술인 HTML5로 배경음악 플레이어를 개발해 웹 페이지에 넣어두면, 어떤 웹 브라우저에서 이 페이지를 열든지 배경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별도의 플러그인이 필요 없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과거 웹 페이지에서 특정한 문서를 직접 열어보기 위해서는 이 문서를 열 수 있는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하거나 아예 문서를 내려받아 PC에서 열어야 했다. 하지만 HTML5로 개발한 웹 뷰어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용하면, 내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이 따로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도 웹 브라우저 안에서 이러한 문서를 직접 열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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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PDF 웹 뷰어는 PDF 형식의 문서를 웹 페이지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HTML5 솔루션이다. PC용 PDF 소프트웨어 수준의 기능을 HTML5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어떠한 기기에서든 웹 페이지에서 직접 PDF 문서를 열어볼 수 있다. 암호화 기능, DRM, 멀티미디어 재생뿐만 아니라 주석 기능이나 PC 버전 수준의 열람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 웹 서비스 제공자가 이 솔루션을 적용하면, 사용자는 추가적인 플러그인 없이도 웹 페이지에서 바로 PDF 문서를 열어볼 수 있다.
구글의 지메일 역시 워드 파일이나 엑셀 파일 등을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이메일 내부에서 직접 열어볼 수 있는 형태다. 뿐만 아니라 구글 독스는 웹 페이지에서 직접 문서 작성 작업까지 할 수 있게 했다.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공공기관, 각종 연구 자료를 공개하는 학술기관 등의 웹 사이트라면 이라면 이러한 웹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행안부의 발표처럼 향후 공공 웹 사이트에서 플러그인을 걷어낼 계획인 만큼, 이러한 솔루션의 필요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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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기반 게임 역시 HTML5로 개발할 수 있다. 123게임즈는 지난해 10월, HTML5 게임 전문 포털인 심플5를 선보이며 PC(클라이언트) 기반 게임 수준의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15개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며, 웹 표준 기술로 개발한 만큼,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웹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기에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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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5로 결제 솔루션도 개발 가능하다.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HTML5 기반 웹 결제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간편결제 방식 대부분이 별도의 플러그인 없이도 작동한다.
사실 액티브X라는 것을 처음 도입할 때는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번거로운 개발 없이 기존 웹 브라우저에 없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것은 소비자(사용자) 입장이 아닌 순전히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며, 오늘날 액티브X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역시 완성돼 있다. 행안부의 보도자료 제목처럼 '노 플러그인, 노 스트레스'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