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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하드웨어 중요성 부각

MS, 조직 개편으로 서피스와 홀로렌즈 위상 정립

byITWorld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수요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거물급 임원인 스티븐 엘롭과 마크 펜을 내보내고, 엘롭이 이끌었던 디바이스 그룹은 윈도우 수장인 테리 마이어슨에게 맡겼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기업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다. 즉,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

 

조직 개편은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측면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그 동안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여러 고위 임원들이 축출됐다. 한때 노키아를 이끌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합병을 총괄했던 스티븐 엘롭, 마이크로소프트 “스크루글드(Scroogled)” 캠페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늘 논란을 몰고 다녔던 마크 펜이 회사를 떠났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CEO 사티야 나델라의 “모바일 최우선, 클라우드 최우선” 비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즉, 생산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하여 지능적인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더욱 개인화된 컴퓨팅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다.

MS, 조직 개편으로 서피스와 홀로렌

사티야 나델라와 스테판 엘롭의 행복했던 시절

여러 사업부가 하드웨어와 윈도우를 관할하던 모습에서도 탈피해서 엘롭이 진두 지휘했던 운영체제 그룹과 마이크로소프트 디바이스 그룹을 윈도우 및 디바이스 그룹(WDG)으로 결합하고 테리 마이어슨이 일괄 관리하도록 했다.

 

나델라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WDG는 윈도우를 모든 유형의 기기에 걸쳐 서비스로 운영할 것이며, 서피스, 홀로렌즈, 루미아, 서피스 허브, 밴드, 엑스박스를 포함한 모든 마이크로소프트 기기를 만들게 된다. 이로써 윈도우에 대한 소비자의 열정과 수요를 창출하면서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aaS(Windows as a Service)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작부터 거론해 온 윈도우의 발전 단계지만 아직 그 비전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고 있다. 즉, 앞으로 윈도우 PC 소유자에게 1회 구입 비용이 아닌 연간 사용 요금을 청구할 것인지, 또는 지난 몇 개월 동안 강조해 왔듯이 단순히 보안 업데이트와 새로운 기능을 장기적으로 추가해 나갈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그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 이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관련된 계획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뿐이다.

MS, 조직 개편으로 서피스와 홀로렌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프로 3과 서피스 3을 통해 업무 생산성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에 정성을 쏟는 이유

스콧 거스리는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 팀을 이끌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버 관련 제품을 담당하게 되며, 키 루는 오피스와 관련 생산성 제품을 포괄하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 그룹을 계속 관할한다. 그러나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대표할 조직은 새로운 WDG 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개발하면 소비자가 PC를 구입해 윈도우를 사용했다. 새로운 비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가 윈도우를 실행하기 위한 PC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서피스 태블릿,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폰, 사무실에 있는 동안 연결할 수 있는 서피스 허브, 그리고 예정된 회의 일정을 알려주는 밴드까지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른 생태계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판촉 활동을 아예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처음으로 하드웨어 비즈니스가 최우선순위 자리에 올랐을 뿐이다.

MS, 조직 개편으로 서피스와 홀로렌

윈도우와 하드웨어를 모두 관장하게 된 테리 마이어슨

가트너 분석가인 스티브 클레이낸스는 “OS가 기기의 일부이며 기기 경험은 OS에 달려 있다는 새로운 시장 현실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식한 것”이라며 “사용자는 더 이상 기기와 그 기기의 운영체제를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드웨어와 OS 사이에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윈도우는 단순히 오피스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과 동의어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와도 동의어가 된다.

 

이는 예상 가능했던 결과다. 처음 두 세대의 서피스 프로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콘솔 사업에서 터득한 교훈을 일반 생산성 시장에 적용했다. 그러나 대대적으로 출시한 서피스 프로 3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확고하게 하드웨어 영역으로 발을 뻗었다.

MS, 조직 개편으로 서피스와 홀로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생태계의 유일한 약점은 윈도우를 실행하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 밴드다. 윈도우 10 기반 밴드가 출시될까?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는 OEM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범주를 만들고 전체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촉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난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사업부가 하는 핵심적인 역할은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을 사용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OS와 기기가 발전하면서 두 그룹이 서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둘을 합치는 것은 타당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렉션 온 마이크로소프트(Directions on Microsoft)의 웨스 밀러를 포함한 일부는 조직 개편을 통해 윈도우가 다시 격상되었다고 생각한다. 밀러는 “이번 조직 개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등하게 본다는 신호이지만 소프트웨어와 사용 경험이 주도하여 하드웨어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또한 OEM 파트너와 더 공고한 관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가 윈도우가 아닌 윈도우 기기를 위한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고 선두에 서서 하드웨어 파트너들을 이끄는 것이라고 본다. 파트너들이 따라온다면 좋지만, 따라오지 않는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 발전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그 동안 컴퓨터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대담하고 야심 찬 비전이다.

 

홀로렌즈, 서피스 허브, 엑스박스 원이 하나로 뭉쳐 업계를 이끈다. 마이어슨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을 관할할 수 있을까? 클레이난스가 말했듯이 이는 마이어슨, 윈도우 10, 그리고 이 모든 요소에 대한 마이어슨의 비전을 시험하는 신임 투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용자는 앞으로도 윈도우 10을 실행할 PC를 직접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PC가 어느 회사의 PC냐에 대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신경을 쓰고 있다.

 

Mark Hachman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