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역사적인 '컴백'이다. AMD 라이젠은 떠들썩했던 기대에 거의 부응하는 CPU이다. 특히 경쟁력있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최고 성능인 라이젠 7 1800X 가격이 499달러에 불과하다. 인텔 경쟁 모델의 반값에 불과한 가격이다.
그러나 AMD 팬들이 인텔 팬들을 묵사발 만들기 전에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 있다. 바로 지킬과 하이드같은 성능인데, 감히 말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결정적인 구매 결정 요소가 될 것이다.
![]() |
라이젠
라이젠을 리뷰하기 전에 AMD의 역사와 관련된 비극적인 상황을 먼저 이야기하겠다. AMD는 FX 브랜드로 불도저(Bulldozer)와 비세라(Vishera) CPU를 판매했다. 인텔의 역사적인 '컴백'을 알렸던 코어 2와 코어 i7의 경쟁자가 되어야 했던 FX 시리즈는 실패작이었다.
불도저와 비세라의 실패는 오랜 기간 AMD를 힘들게 했다. 고성능 시장을 거의 포기하고, 서버용 ARM CPU 시장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AMD가 경쟁력을 가진 CPU를 보유했던 마지막 시기는 사람들이 INXS를 청취했고, 위키스트 링크(Weakest Link)가 인기를 끌었고,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었던 시기이다. 다시 말해 '아주 아주 오래 전'이다.
그러나 라이젠은 불운했던 전작들과 전혀 다른 CPU이다. FX CPU의 경우, 칩의 핵심 구성요소를 공유하는 CMT(Clustered Multithreading)라는 기법과 고유의 32나노, 그리고 추후에는 28나노 공정을 사용했다. 8코어 버전이 인텔 4 코어 칩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 |
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AMD는 라이젠에서 CMT를 버린 새 CPU 설계를 도입했다. 더 나아가 CPU 리소스를 가상화하는 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 기법을 채택했다. AMD는 과거 한 쌍의 코어마다 리소스를 공유하는 설계를 이용했다. 그러나 라이젠의 경우, 코어가 4개의 코어 컴플렉스에 별개로 구성되어 있다. 2개 코어로 구성된 코어 컴플렉스가 8코어 라이젠 칩으로 구성된다.
![]() |
불도저의 32나노 공정, 비세라의 28나노 공정도 없앴다. 라이젠 CPU는 AMD에서 분사한 글로벌 파운드리스(Global Foundries)가 만든 최첨단 1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AMD는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코어 설계를 채택했다.
![]() |
라이젠 : SoC에 가까운 CPU
라이젠 칩셋은 CPU가 많은 임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헤비 듀티(Heavy-duty)'가 아니다. 라이젠은 CPU보다 SoC(Sytem-on-chip)에 가깝기 때문에 칩 상에 많은 인터페이스 기능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특정 AM4 소켓 칩셋이 보강한다. 다시 말해, 라이젠은 최대 8개의 물리 코어를 제공하지만, 이를 둘러싼 인프라는 더 '소비자 지향적(일반 소비자용 제품)'이다. 라이젠의 PCIe 레인 수는 총 24개이며, 16개가 GPU용이다. 최고급 메인보드 칩셋인 X370을 선택해 그래픽 카드 2개를 이용할 경우, 16개 레인을 8개씩 나눠 쓴다.
그리고 나머지 PCIe 레인을 NVMe나 다른 I/O가 나눠 사용한다. GPU용 PCIe 레인이 16개인 인텔 코어 i7-7700K와 다르지 않다. 인텔의 최고급 소비자용 모델인 Z270 칩셋은 PCI 레인이 최대 24개이고, I/O가 더 많다. 그러나 소비자 등급 칩셋과 CPU 사이의 병목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이젠과 코어 i7-7700K 정도의 속도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많은 PCIe 레인이 필요한, 다시 말해 동시에 실행시킬 NVMe 드라이브가 많은 경우 인텔 브로드웰-E와 X99 칩셋이 적합하다.
브로드웰-E와 하스웰-E는 CPU에 유선 연결되는 PCIe 레인이 최대 40개이다. 또 X99 칩셋에 8개의 추가 PCIe 레인이 있다. 그러나 프로슈머를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넘치는' 성능이다.
AMD는 라이젠의 성능이 목표치인 '기존 설계 대비 40% 향상'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파일드라이버(Piledriver) 코어 대비 클럭 대 클럭 성능이 52% 향상됐다. 그러나 이것을 중요하게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알고 싶은 것은 단 하나이다. 인텔 대비 성능이다.
![]() |
테스트 방법
벤치마크 테스트를 위해 PC를 4종류로 구성했다. 모두 윈도우 10 64 비트를 새로 설치했다. 동일한 SSD와 GPU, 그리고 각 메인보드에 최신 BIOS를 이용했다.
그리고 라이젠의 경쟁 제품을 찾았다. 1,089달러인 인텔 8코어 브로드웰-E 코어 i7-6900K, 441달러인 6코어 브로드웰-E 코어 i7-6800k, 394달러인 4코어 케이비 레이크 코어 i7-7700K이다. 또 인기 제품은 아니지만, 비세라 기반의 최고 CPU인 8코어 AMD FX-8370을 포함시켰다. 물론 AMD에는 FX-9590이라는 고성능 칩도 있다. 그러나 전력 소비가 많아,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극소수이다.
브로드웰-E 프로세서 한 쌍에는 에이수스 X99 디럭스 II 보드를 이용했다. 그리고 케이비 레이크 칩에는 에이수스 Z270 맥시무스 IX 코드를 이용했다. 비세라에는 애즈록 990 FX 킬러를 썼다.에이수스 크로스헤어 VI 히어로 보드로 레이젠 CPU를 테스트했다.
모든 PC 빌드에 파운더스 에디션 지포스 GTX 1080을 사용했으며, 클럭 속도를 일치시켰다.
![]() |
RAM 구성
표준 JEDEC 속도 RAM으로 로딩되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장착된 32GB RAM을 이용했다. 라이젠과 케이비 레이크 시스템의 경우, 4개의 DDR4/2133 DIMM을 이용해 32GB RAM을 설치했다. 브로드웰-E 시스템의 경우, 8개의 DDR4/2133 DIMM을 이용해 32GB RAM을설치했다. FX CPU는 4개의 DDR3/1600 DIMM으로 32GB RAM을 구성했다. 라이젠과 케이비 레이크, FX 시스템은 듀얼 채널 모드, 브로드웰-E 시스템은 쿼드 채널 모드였다.
냉각 구성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폐회로(Clossed-loop) 쿨러를 장착해 테스트하고 싶었다. 그러나 AMD가 라이젠용 폐회로 쿨러를 늦게 보내, 일반 공냉 시스템을 장착해 테스트해야 했다. AMD 지지자들은 이것이 라이젠에 불리하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쿨러 성능에 따라 칩 클럭 속도를 향상시키는 XFR(eXtended Frequency Range) 모드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XFF은 현재를 기준으로, 칩 속도를 100MHz 향상시킬 뿐이다. 예를 들어, 라이젠 7 1800X를 XFR 모드로 작동할 경우 4.1GHz가 된다. Precision Boost의 경우 4GHz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녹투어(Noctua) 에어 쿨러의 성능도 꽤 좋다. XFR 모드에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간헐적으로 확인했다.
시네벤치 R15.037 성능
가장 먼저 성능을 확인한 것은 맥슨(Maxon)의 시네벤치 R15 벤치마크이다. 이 테스트는 맥슨의 시네마4D(Cinema4D) 렌더링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극히 멀티쓰레드 중심의 테스트로, 코어가 많을수록 성능도 높게 나타난다. AMD가 최근 8코어 라이젠 7 1800X가 인텔 8코어 브로드웰-E 칩을 능가한다는 증거로 제시한 것도 바로 이 벤치마크이다.
필자의 테스트는 AMD의 결과와는 차이가 났다. 우선 코어 i7-6900K 점수가 AMD가 측정한 것보다 약간 높았다. AMD의 자체 테스트는 사실 중급 라이젠 7 1700X가 인텔의 고성능 8코어 칩에 맞먹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라이젠 7 1700X를 테스트할 시간이 없었지만, 소비전력과 가격이 더 낮은 라이젠 7 1700을 테스트했다.
말도 안되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500달러짜리 라이젠이 두 배는 비싼 인텔 칩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329달러짜리 라이젠도 근접한 성능을 보여줬다. 이 테스트는 온전히 AMD의 승리이며, 인텔 지지자들은 이를 오롯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 |
시네벤치 R15는 또한 CPU 코어 하나만을 사용하는 싱글 쓰레드 테스트도 제공한다. 이 테스트에서도 AMD는 상당히 좋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승자는 인텔 코어 i7-7700K이다. 여기에는 4.2~4.5GHz인 인텔 CPU의 더 높은 클럭 속도와 인텔 최신 코어의 효율성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라이젠은 인텔의 가장 뛰어난 부분과도 경쟁할 만한 점수를 보였다.
![]() |
마지막 시네벤치 테스트는 지난 12월 발표된 업데이트와 관련된 것이다. 맥슨 임원에 따르면. 이 업데이트는 AMD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R15.037과 R15.038과의 차이에 대해 묻자 맥슨은 상세한 내용 공개를 거절하고, AMD CPU에 해당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상한 것은 AMD 임원은 이런 변화를 알지도 못했다고 답한 것이다. 실제로 AMD의 최근 시연은 기존 버전으로 진행했다.
그렇지만 벤치마크가 특정 CPU에 맞춰 뭔가를 바로 잡는 수정을 했다면, 바로 경보가 뜨고 음모론이 창궐하게 된다. 필자 역시 바로 R15.038을 실행해 봤다. 결과는기본적으로 CPU와 관련된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시네벤치는 AMD가 벤치마크를 인텔에게 유리하게 조작한다고 FTC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거론된 벤치마크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결국 인텔이 해결했지만, 시네벤치는 오랫동안 AMD 지지자들에게 조작된 프로그램란 비난을 받았다. 이번 테스트 결과를보면, 당시의 의심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블렌더 2.78a 성능
라이젠에 대한 기대는 지난해 AMD가 자사의 신형 칩이 오픈소스 블렌더 렌더링 엔진에서 인텔 8코어 칩과 동급 성능을 기록했다고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블렌더는많은 독립 영화의 특수 효과에 사용되는 인기 애플리케이션이다. 라이젠은 여기서도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였다. 물론 라이젠 7 1800X가 인텔 코어 i7-6900K보다 미미하게 느렸지만, 두 배의 가격을 정당화할 만큼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이 테스트 역시 AMD의 완승이었다.
![]() |
CES 당시 블렌더의 버그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블렌더의 버그가 수정되면 라이젠의 성능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다행히 버그는 수정되고 새 버전의 블렌더가 발표됐다. 과연 당시의 추측이 맞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자는 블렌더 2.78b로 여러 CPU를 테스트했으며, 실제로 인텔 CPU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성능 향상은 라이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버그는 큰 문제가 아니었으며, 여기에 가격 요소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라이젠의 완승이다.
![]() |
POV-Ray 성능
마지막 렌더링 테스트에는 POV-Ray 레이트레이서(Raytracer)를 사용했다. 이 오픈소스 벤치마크 역시 다른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코어 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선 내장 벤치마크 장면을 이용해 멀티쓰레드 성능 테스트를 했다. 결과는 초당 처리 픽셀로 표시되며, 값이 높을수록 렌더링이 더 빠르다.
이번에도 결과는 AMD에 유리하게 나왔으며, 라이젠 7 1800X는 값이 두 배나 비싼 인텔 CPU보다 약간 높은 성능을 보였다. 더구나 라이젠 7 1700은 가격이 코어 i7-6900K의 1/3에 불과함에도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 |
POV-Ray의 싱글쓰레드 테스트에서는 브로드웰-E 칩이 라이젠 7 1800X를 살짝 앞질렀다. 가장 빠른 칩은 당연하게 클럭속도가 더 높은 최신 코어 i7-7700K였다. 하지만렌더링 작업을 하면서 코어 하나만 사용할 일은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결과치라고 볼 수 있다.
![]() |
한편 POV-Ray도 시네벤치나 블렌더처럼 최근에 업데이트됐다. 아직 베타이지만 테스트에 사용할 수 있는 POV-Ray 3.7.1 베타 3 버전을 다운로드해 테스트해 봤는데, 3.7 버전과 다른 결과치를 보였다. 3.7 버전에서는 라이젠 칩이 앞섰지만, 3.7.1 베타 3 버전에서 갑자기 라이젠 1800X가 코어 i7-6900K보다 느리게 나온 것이다. 라이젠7 1700은 코어 i7-6800K와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 |
필자는 POV-Ray의 코디네이터 크리스 케이슨에 차이를 확인했는데, 케이슨은 베타 버전에는 AVX2 지원이 추가됐고, 3.7 버전은 마이크로소프트 비주얼 스튜디오2010으로 컴파일한 반면, 베타 버전은 비주얼 스튜디오 2015로 컴파일했다고 밝혔다.
POV-Ray는 몇 년 전 Extremetech.com의 조엘 흐루스카가 친인텔 벤치마크로 지목한 바 있다. 물론 POV-Ray는 이를 부인해 왔다. 케이슨은 “우리는 사람들이 어떤 하드웨어를 사용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우리 코드가 빠르게 실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양쪽 어디와도 관계가 없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사무실에서 AMD만을 사용했다. 이 답신을 보내는 개발 시스템은 AMD FX-8320을 사용한다”라고 강조했다. 음모론은 그만 접어도 될 것 같다.
핸드브레이크 성능
3D 렌더링 테스트 다음은 많이 사용되는 핸드브레이(Handbrake) 테스트이다. 핸드브레이크는 뛰어난 무료 인코딩 프로그램으로, 동영상을 손쉽게 변환할 수 있고, 멀티쓰레드를 제대로 지원한다. 인텔의 퀵싱크(QuickSync)도 지원하지만, 여기서는 표준 CPU 테스트만 진행한다. 테스트를 위해 필자는 30GB의 1080p MKV 파일을안드로이드 프리셋을 이용해 변환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핸드브레이는 최신 버전은 아니지만, 인코딩 성능을 확인하는 데는 충분하다. 그리고 (메인보드 BIOS의 통합그래픽을 켜서)인텔의 퀵싱크를 이용하면 코어 i7-7700K는 케이비 레이크 칩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그래픽 칩이 아니라 핸드브레이크로 CPU의 인코딩 성능을 측정하면, 라이젠 제품군이 두각을 보인다. 물론 라이젠 7 1800X가 미세한 차이로 앞서기는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크다.
![]() |
어도비 프리미어 CC 2017 성능
구 버전 핸드브레이크의 인코딩 성능 테스트가 유효한 이유는 어도비 프리미어 CC 2017를 사용한 테스트 결과와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필자는PCWorld 동영상 팀이 소니 A7S로 촬영한 실제 4K 동영상을 가져다 프리미어에서 1080p 블루레이 프리셋으로 인코딩했다. 또 저장장치의 성능이 병목이 되지 않도록 플렉스터 M8Pe 드라이브를 사용했다.
동영상의 해상도를 변경했기 때문에 ‘최대 렌더링 품질’ 옵션을 선택했으며, GPU보다 CPU 코어가 반영되는 머큐리(Mercury) 소프트웨어 엔진을 사용했다. 물론 현실적이지 못한 환경으로 볼 수 있지만, 순수한 CPU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테스트 결과 라이젠 7 1800X는 인텔 칩보다 조금 더 빨랐으며, 라이젠 1700도 인텔칩에 근접하는 성능을 보였다.
![]() |
누구나 렌더링 작업에 GPU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부정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엔비디아 CUDA를 사용하는 머큐리 플레이백 엔진을 사용한 테스트도 진행했다. GPU 렌더링은 확실히 렌더링 시간을 줄여준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비디오는 4K 해상도의 1분 43초짜리이다. 만약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이라면, 렌더링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돈을 퍼부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어떤 CPU에 돈을 쓸 것인가이다. 무료로 500달러짜리 GPU를 얻을 수 있는 CPU인가 그렇지 않은 CPU인가? 대답은 너무나 뻔하다.
![]() |
3DMark 성능
이제 두 번째로 중요한 영역인 게임 성능을 알아볼 차례이다. 가장 먼저 진행한 테스트는 언제나 많이 사용되는 3DMark로, 게임 성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종합적이라는 것은 대부분 요소를 판단한다는 것으로, 중립적인 벤치마크로 여겨지고 있다. 첫번째 결과는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FireStrike)의 총점이다. 코어 i7-6900K가1위를 차지했고, 코어 i7-7700K가 2위, 라이젠 7 1800X는 3위를 기록했다. 너무 뻔한 결과이다.
![]() |
3DMark의 그래픽 테스트는 그래픽 카드를 압박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따라서 만약 3DMark가 제대로 측정한다면, 똑같이 지포스 GTX 1080을 사용한 이번 PCworld 테스트 시스템의 점수 차이는 미미해야 한다. 실제 결과도 예상과 같았으며, FX만이 약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CPU 성능의 문제일 수도 있고, PCIe 2.0 플랫폼 때문일수도 있다. 어쨌든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 |
3DMark의 피직스 테스트는 코어 수에 영향을 바등며, 8코어 칩이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저전력 라이젠 7 1700이 6코어 코어 i7-6800K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는데, R7 1700의 낮은 클럭 속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
3DMark에는 CPU 성능을 측정하는 테스트도 있는데, 다이렉트X 12 하에서 초당 그리기 호출을 처리하는 수를 측정한다. 이 테스트는 인텔 칩이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i7-7700K 뿐만 아니라 6코어 6800K도 큰 차이로 라이젠 칩을 앞질렀다. 6코어와 8코어의 차이가 미미한 것은 이 테스트가 6코어 이상으로 확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 |
애시오브 싱귤러리티 DX12 성능
희소식이 있다면, 실제 DX12 게임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애시오브 싱귤러리티.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다이렉트X 12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데모이고, CPU 코어를 사랑하는 게임이다. 테스트는 1920*1080 해상도에서 그래픽 품질을 낮게 설정했다. 애시 게임에는 GPU 중심 모드와 CPU 중심 모드가 있는데,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다. 결과는 다시 혼란스러웠다. 코어 i7-6900K 다시 1위를 했고 6코어의 6800K도 케이비 레이크의 위력을 과시했다. 라이젠은 6800K나 7700K보다 코어수가 더 많음에도 이상하게 느렸다. 솔직히 3DMark와 마찬가지로 필자는 이 테스트가 극한의 데이터 처리량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테스트 결과 발표 직전에 AMD가 애시 개발사 옥사이드의 발표문을 보내왔다.
옥사이드 CEO 브래드 워델은 “옥사이드 게임은 라이젠 CPU의 성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옥사이드는 니트러스 게임 엔진을 사용해 라이젠 자체와 8코어 16 쓰레드아키텍처의 이점을 온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우리 현재 게임과 향후 출시될 게임의 성능을 확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이런 최적화는 아직 라이젠 벤치마킹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만간 업데이트가 나오면 라이젠 CPU 상에서 앞으로 나올 옥사이드 게임은 물론 애시 같은 게임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확인할 수 없다.
![]() |
툼 레이더 성능
좀 더 오래 된 다른 게임을 사용해 라이젠의 성능을 확인해 보자. 게임에서 CPU의 이론적인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의 역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상도나 그래픽 품질 등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낮게 설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필자는 툼레이더를 1920×1080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을 일반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이젠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실 매우 의아한 결과가 나왔다. 물론 400fps가 넘는 경과를 무의미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다른 테스트에서는 인텔 브로드웰-E와 맞먹는 성능을 보여줬던 라이젠이 왜 게임 테스트에서는 그렇지 못한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
라이즈 오브 툼 레이더, 레인보우 식스 시즈 성능
이제 좀 더 최신 게임인 라이즈 오브 툼 레이터를 테스트해 보자. 1920×1080 해상도에 중간 그래픽 품질로 설정한 테스트에서 라이젠은 또 다시 실망스러운 성능을 보였다. 브로드웰-E에 필적하는 결과를 기대했지만,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이다. 톰 클랜시 레인보우 식스 시즈 테스트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 |
![]() |
이유를 알 수 없는 테스트 결과
이상의 테스트 결과는 필자가 15년 동안 경험한 것중 가장 혼란스러운 CPU 테스트 결과였다. 필자는 AMD에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봤고, BIOS 업데이트부터 윈도우새로 설치하기, 메인보드, RAM 등 모든 것을 확인했지만, 이유가 되기는 부족했다.
필자는 코어 i7-7700K를 DDR4/2933 속도로 라이젠 7 1700X와 함께 테스트했다. 1800X는 82fps에서 136fps로 증가한 반면, 케이비 레이크 칩은 87fps에서 181fps로뛰었다. 라이젠이 예상되는 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하는 이유를 도저히 파악할 수 없었다. 코어 외에 PCIe나 기타 다른 문제가 아닐까 추측해 보기도 했다.
시드 마이어 문명 VI의 AI 테스트도 진행했다. 움직임 간에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는데, 이번에는 근접하는 성능을 보였다. 이유를 더 알 수 없게 됐다.
![]() |
현실적인 설정에서의 성능
하지만 필자는 이 이상한 테스트 결과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 현실적인 해상도와 게임 설정에서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AMD의 시연 대부분은 두 개의 그래픽 카드나 타이탄 X 파스칼 카드를 사용해 4K 해상도로 진행됐다. 이런 환경에서는 매우 근접한 결과치를 보였다. 사실1920×1080 해상도에 보통 그래픽 품질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 500달러짜리 CPU와 500달러짜리 그래픽 카드를 사지는 않는다. 실제로 툼 레이더에서 그래픽 품질을 ‘얼티밋’으로 설정하면, 동등한 결과가 얻을 수 있다.
![]() |
라이즈 오브 툼 레이더를 2560×1600 해상도로 구동하는 라이젠은 코어 i7에 맞먹는 성능을 보인다.
![]() |
레인보우 식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 |
물론 AMD 지지자라면, 고품질 게임 테스트 결과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픽 설정을 낮춘 게임 성능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결과대로라면 애슬론 FX-8370을 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 |
AMD가 말하는 이유
리뷰 과정이 끝나갈 무렵, AMD의 존 테일러가 이상한 성능 테스트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보내왔다.
“라이젠 테크 데이에 소개한 것처럼 우리는 300개 이상의 개발자 키트를 지원해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올 게임을 완전히 새로운 라이젠 CPU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이를 1,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베데스다는 AMD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라이젠 CPU에 맞춰 최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옥사이드도 라이젠 7 설계에 맞춰 최적화했을 때 상당한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런 최적화가 아직 애시스 오브 더 싱귤러리티 벤치마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특정 게임을 1080p 해상도고 실행했을 때 CPU 벤치마크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은 현재까지 게임의 개발과 최적화가 인텔 플랫폼에 맞춰 이루어진 때문일 수 있다.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라이젠은 CPU 중심 게임에서 높은 프레임율을 제공한다. 게임 개발사가 라이젠 아키텍처와 추가 코어 및 쓰레드의 이점을 제대로 이용하면, 벤치마크 점수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요약하자면, 게임 개발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플랫폼용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하나는 인텔 소형 소켓이고 하나는 인텔 대형 소켓이다. AMD는 눈에 보이지않는 플랫폼이고, 그 결과가 이번 테스트에 나타난 것이다. 현재로서는 AMD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럴 듯한 설명이다.
결론
AMD는 더 많은 코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CPU라고 주장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인텔 8 코어 코어 i7-6900K를 구입할 수 있는 돈으로 8 코어 라이젠 7 1800X와 지포스 GTX 1080을 구입할 수 있다. 또는 같은 가격에 라이젠 7 1700과 업그레이드 된 지포스 GTX 1080 Ti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 참고로 인텔은 오랜 기간 인위적으로 8 코어 CPU 가격을 높게 책정해 유지했다.
그렇지만 라이젠이 '결정타'는 아니다. 1080p에서 게임 성능 차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는 FUD((Fear Uncertainty And Doubt)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AMD 주장처럼 게임 최적화 문제일까? 아니면 더 큰 단점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최소한 CPU 코어 측면에서 경제성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AMD를 칭찬할 수 있다.
Gordon Mah Ung | PC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