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이 못생기고, 흉터 있고, 뚱뚱하면 어때? 고정관념 깬 모델들

[라이프]by 잡스엔

'모델' 패션쇼나 촬영장에서 패션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이나 소품을 입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사람입니다. 보통 모델하면 큰 키와 마른 체형이 떠오르죠. 최근에는 이런 편견을 깬 모델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큰 신체 치수를 가진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딛고 무대 및 촬영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모델들도 있죠. 그중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선 모델들을 알아봤습니다.

쉬에리 아빙. /SNS 캡처

백색증이라 버려진 중국 소녀

유명 패션 잡지 보그를 장식하고 유명 디자이너들의 캠페인의 주인공이 되는 모델이 있습니다. 눈처럼 새하얀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를 가진 모델은 바로 '쉬에리 아빙'입니다. 16살 모델 쉬에리 아빙은 백색증을 앓고 있습니다. 백색증은 눈동자, 피부 등에 색을 띨 수 있게 하는 색소인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 모발, 피부, 눈이 창백합니다. 백색증 때문에 쉬에리 아빙은 시력도 좋지 않습니다. 그는 이 백색증 때문에 과거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미신 때문에 머리를 억지로 염색하거나 방에 가둬 놓습니다. 심하면 버려지기도 합니다. 쉬에리 아빙도 가족에게 버림받았습니다. 고아원에서 자라던 그는 3살 때 네덜란드로 입양이 됐죠. 양부모의 정성과 사랑으로 쉬에리는 밝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쉬에리가 모델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11살 때였습니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당당한 모델의 매력에 빠졌다고 합니다.


딸의 꿈을 눈치챈 엄마는 홍콩 출신 디자이너에게 연락했습니다. 당시 디자이너는 'perfect imperfections'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죠. 이 캠페인은 구순열(선천적으로 입술이 파열된 안면기형의 일종)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입술보다 멋진 옷으로 시선이 가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것이었죠. 쉬에리 아빙을 본 디자이너는 캠페인 취지에 꼭 맞는다며 화보촬영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화보 촬영 후 사진작가가 쉬에리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죠. 한 모델 에이전시는 그에게 모델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2019년에는 보그 이탈리아에 등장했습니다.


쉬에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큰 키에 마른 몸을 가진 전형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외모의 모델이 활동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알비노 증후군을 가진 모델들이 사진 속에서 ‘천사’나 ‘유령’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이 슬플 때도 있다”고 말했죠.

위니 할로우. /위니 할로우 SNS 캡처

젖소, 얼룩말 놀림 받던 아이 세계적인 모델로

2016년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 2018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모델. 수많은 패션쇼,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한 세계적인 모델 '위니 할로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수식어입니다. 지금은 톱모델로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지만 어렸을 때는 '백반증'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힘들어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백반증은 몸에 흰색 반점이 생겨 퍼지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전 세계 인구 0.5~2%가 걸리는 색소결핍 피부 질환입니다. 위니 할로우는 4살 때부터 백반증을 앓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전학도 여러 번 다녀야 했죠. 놀림이 심해져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해야했고 자살 시도도 할 만큼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모델 활동을 시작한 건 미국 톱 모델 타이라 뱅크스 덕분입니다. 


타이라 뱅크스는 위니 할로우의 SNS 사진을 보고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넥스트 톱 모델'에 출연 제의를 합니다. 당시 타이라 뱅크스는 "할로우의 피부는 아름답다고 여겨지던 것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고 표현했죠. 위니는 2014년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종 6위에 올랐습니다. 오디션으로 유명해진 위니는 다양한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고 2018년에는 미국 최대 란제리 기업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런웨이에 서기도 했습니다.


위니 할로우는 지금까지 활발히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백반증에 대해 "누군가는 흰 피부를, 누군가는 갈색 피부를 가졌다. 나는 둘 다 가졌을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또 많은 사람이 위니 할로우를 보면서 힘을 얻고 용기를 얻는다고 합니다. 그는 "내가 모델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단지 백반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그걸 말하고 다니거나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루시 로트. /SNS 캡처

흉하다고 놀림받던 흉터 당당히 드러내

흉터를 당당히 드러내 화제가 된 모델도 있습니다. 바로 '루시 로트' 입니다. 그는 ‘수포성 표피 박리증’이라는 병을 알고 있습니다. 이 병은 피부를 만드는 단백질을 유전자가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물집이 발생하고 피부와 점막에 통증이 생기죠.


루시는 태어나고 몇 시간 후 이 질환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붕대로 피부를 가리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의 상처와 붕대 감은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고릴라에게 습격을 받았니”라고 묻거나 흉하다고 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루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글로 담아 한 언론사에 기고했습니다. 그는 “내 몸에 난 흉터들은 내가 살아남은 순간들을 의미한다. 나는 그 흉터들이 자랑스럽다”고 했죠. 그의 당당한 고백에 응원이 쏟아졌고 한 란제리 브랜드의 제안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루시는 "내 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숨겨왔던 상처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피부를 계속 보여주겠다. 흉터, 물집 등 우리가 흔히 '결점'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라 굴츠. /SNS 캡처

피부가 늙는 희귀병에도 이를 당당히 드러낸 모델이 있습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유럽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라 굴츠'입니다. 그는 엘러스 단로스 증후군(EDS)을 앓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 신체 콜라겐 형성에 영향을 미쳐 피부를 얇고 늘어지게 만드는 희귀병이죠.


사라 굴츠는 10살 때부터 이 병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두려움에 EDS 환자라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보고 EDS를 앓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후 여성 신체에 난 상처를 전문적으로 촬영해 올리는 소셜 플랫폼에 사연과 사진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들어온 촬영 제안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한 것이죠.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EDS 질환을 더 알려야겠다는 바람도 생겼습니다.


EDS를 환자에게 모델일은 쉽지 않습니다. 피부 안쪽에서 일어나는 수축으로 포즈를 취하기 어렵고 조이는 옷을 입으면 피부가 찢어질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라 굴츠는 굴하지 않습니다. 사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 모델 일을 사랑한다. 내 신체와 신체 한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글 CCBB 하늘

2021.06.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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