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독일로 출국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5~6일, 베를린)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7~8일, 함부르크) 참석을 위해서다. 문 대통령의 두 번째 해외순방이기도 하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 부부는 김부겸 행자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환송을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 오른쪽에서 걸으며 비행기에 올랐다. 부부는 비행기 앞 출입문에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돌아섰다. 환송객 기준으로 문 대통령이 오른쪽, 김 여사가 왼쪽에 있었다. 김 여사가 인사를 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의 오른팔을 잡고 자리를 바꿨다.
![]()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5일 오전 독일 공식 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하기 앞서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전용기 출입문 앞에서 자리를 바꾸고 있다. 김성룡 기자 |
자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 부부의 표정이 재밌게 대조됐다. 자리를 바꾼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미소 지으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했다.
![]() 자리를 바꾼 문 대통령 부부가 5일 오전 환송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김 여사는 이날 왜 문 대통령과 자리를 바꿨을까?
아래 사진은 지난 2011년 9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제66차 유엔 총회와 유엔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에서 인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김 여사는 이 전 대통령 오른쪽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 자리 배치는 석 달 뒤인 지난 2010년 11월 13일 제18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할 때는 달랐다. 이 때는 이 전 대통령이 김 여사 오른쪽에 섰다.
![]() 제66차 유엔 총회와 유엔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011년 9월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김 여사 왼쪽에 서 있다. [연합뉴스] |
아래 사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유치 I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07년 6월 30일 서울공항 출국장에서 환송객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장면이다.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 왼쪽에 자리하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유치 IOC 총회 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07년 6월 30일 서울 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환송객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 왼쪽에 서 있다.[중앙포토] |
아래 사진은 문 대통령 부부가 해외 첫 순방길에 오른 지난 6월 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다. 당시는 문 대통령이 김 여사 왼쪽에 서 있었다.
![]()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전용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이 때는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 왼쪽에 자리했다. 이날은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자리를 바꾸지 않았다.우상조 기자 |
하지만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6월28일 첫 순방국인 미국에 도착,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내리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할 때는 자리를 바꿨다. 출국할 때는 김 여사 왼쪽에 서 있던 문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해서는 김 여사 오른쪽에 자리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6월 28일 오후(현지시간)미국 공식방문을 위해 워싱톤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객들에세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때는 출국 때와는 달리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자리가 바뀌어 있다. 김성룡 기자 |
해외 정상 부부들은 어떨까?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첫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 왼쪽, 환송객 기준으로 오른쪽에 자리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첫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 왼쪽, 환송객 기준으로 오른쪽에 자리했다.[중앙포토] |
아래 사진은 지미 카터 대통령이 지난 1977년 12월31일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계 폴란드 바르샤바로 출발하기 전 환송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로잘린 여사 왼쪽에 서 있다.
![]()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1977년 12월31일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계 폴란드 바르샤바로 출발하기 전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로잘린 여사 왼쪽에 서 있다.[AP=연합뉴스] |
아래 사진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시진핑 주석이 지난 3일 모스크바 브누코보(Vnukovo) 공항에 도착,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마중나온 인사들에게 손 인사하는 장면이다. 시 주석이 환송객 기준으로 왼쪽에 서 있다. 시 주석은 다음날인 4일 (현지시간)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베를린 테겔 국제공항에 도착할 때도 왼쪽에 서 있었다.
![]()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브누코보(Vnukovo) 공항에 도착,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마중나온 인사들에게 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4일 (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베를린 테겔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AP=연합뉴스] |
그렇다면 왼쪽 오른쪽 어느 자리가 상석일까?
우리나라에서 남자는 좌측, 여자는 우측에 배치하는 것은 풍습 또는 관습이다. 두명의 의전엔 왼쪽이 상석이고 그 다음 서열은 오른쪽이다. 세명의 의전엔 중앙이 1순위, 좌측이 2순위, 우측이 3순위가 된다. 영의정ㆍ좌의정ㆍ우의정 순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혼식에서는 주례가 서는 주례석이 북쪽으로 상석이다. 이 기준으로 남좌여우, 남동여서가 방향의 기준이 된다. 그러므로 신랑은 양이니까 해가 뜨는 동쪽, 즉 주례 기준으로 왼쪽에 선다. 신부는 해가 지는 서쪽, 즉 주례가 볼 때 오른쪽에 선다. 즉 상석인 주례기준으로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이 된다. 하지만 돌아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자리를 바꿔 여자가 남자 왼쪽에 선다.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자리를 바꾼 것은 이 이유 때문으로 추측된다.
서양속담 중 “Left hand lady is not a lady”이라는 말이 있다. 이 기준으로는 여자가 남자 오른쪽이다. 이는 옛날 칼을 차고 다니는 중세 기사들이 대부분 오른손잡이였기 때문에 칼을 뽑거나 뺄 때 칼집이 있는 왼쪽에 여자가 있으면 다칠 우려가 있어 여자를 남자 오른쪽에 서도록 했다는 설이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