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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美 찾은 문 대통령, "저는~"이 아니라 "나는~"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by중앙일보

美 찾은 문 대통령, "저는~"이 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는 오늘 이 연설을 준비하면서 유엔의 정신과 우리의 사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난겨울 대한민국의 촛불 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그 정부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첫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을 가리켜 '나'라고 표현했습니다.

美 찾은 문 대통령, "저는~"이 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세계시민상’을 받았다. 오른쪽은 시상을 맡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은 앞서 19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Award) 시상식에 참석해 올해 세계시민상을 받았을 당시에도 "나는 먼저 이 상을 지난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께 바치고 싶다"고 말하는 등 본인을 '나'라고 했지요.

 

문 대통령이 자신을 '나'라고 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미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도 "나는 양국 정부가 이 점에서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하는 등 본인을 가리켜 '나'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불과 1시간 전 워싱턴 헤이아담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과의 차담회에서는 "저는~"이라고 말했던 대통령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비즈니스 서밋 연설 전까지는 취임 이후 모든 연설을 포함한 공개 발언에서 '저는~' '제가~' 등으로 자신을 표현했다고 하는 데요.

 

무슨 차이일까요.

美 찾은 문 대통령, "저는~"이 아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연설문을 본인이 직접 가다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어로는 '나'든 '저'든 모두 'I(아이)'로 번역되니 '나'라고 하는 것은 국내용 메시지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첫번째 방미에서) 이례적으로 '나'라고 표현한 것은 주권국가 대통령으로서 당당한 외교를 펴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난 7월 한 매체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본인을 가리켜 '저는~' 혹은 '제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이라고 말한 것은 의도적이면서 의미심장한 문구일 수 밖에 없지요.

 

문 대통령은 유엔 기조연설에서 약 25차례 '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나는' '나 자신' '대통령인 나' 등 표현도 다양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모두 32차례나 언급됐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이 19차례 언급됐으며, 다음으로 '북한'이 17차례 문 대통령의 입에 올랐습니다. '전쟁'과 '국제사회'는 각각 11차례 등장했으며, '촛불'과 '사람' '한반도'는 열 번씩 언급됐습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