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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션' 올해 다시 유행

by중앙일보

올 봄·여름 스타일 역시 ‘복고’가 대세다. 1980~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나팔바지와 배기바지를 비롯한 청바지와 청재킷 등 ‘청청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겐조 광고. 겐조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이 시대의 최고의 아이콘이자 데님 패션의 여왕이다. 패션잡지 보그를 장식하는 등 모든 여성의 워너비"라고 했다. [사진 KENZO.COM]

청청 패션이 유행하니 90년대 초 중학생 때가 생각난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유독 사는 게 외롭고 재미가 없다고 느꼈을 때였다. 시를 지어보는 국어 시간이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혼자 날아다니던 제비도 제짝을 찾아 둘이 되어 날아다니는데, 나는 부러운 눈으로 제비를 따라다닐 뿐…’이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국어 선생님은 내가 쓴 시가 재미있었는지 수업시간에 전체 공개로 읽어주었다. 나는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았다. 그래도 그 시를 들은 반 친구가 소개팅을 선뜻 주선해주었다.

내 시에 감동한 중학교 친구가 첫 소개팅 주선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소개팅에 들뜬 나는 처음으로 당시 유행한 옷을 사달라고 엄마를 엄청 졸라댔다. 결국 ‘죠다쉬’라는 브랜드에서 청재킷에 청바지를 세트로 사입고 소개팅을 나갔다. 그 모든 상황이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소개팅 장소인 롤라장과 소개팅 짝의 이름인 방용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돼 내 기억 속에 저장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요즘 전 세계는 80~90년대의 복고가 유행이다. 서울 용산엔 80년대 아케이드 게임기를 들여놓은 오락실과 롤라장이 들어섰다. 일본의 TDC(도미오카 댄스 클럽)을 따라한 ‘셀럽 파이브’가 사랑받고 있다. 왜 모두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걸까?

 

아마도 우리 사회의 주 소비자층인 40~50대가 10~20대를 보낸 낭만적인 80년대를 추억하며 유행을 주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80~90년대 유행했던 복고 스타일인 청청 패션을 입고 싶지만 10~20대처럼 입기에는 나이든 얼굴과 몸매가 따라주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

 

40대 이상을 위한 청청 스타일을 2018 SS 컬렉션에서 정리해 제안해본다.

 

1. 화려한 패턴과의 코디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데님 바지의 경우 스키니에서 통이 넓고 허리선이 높은 나팔 스타일이 인기다. 화려한 플라워 패턴과 코디해 여성스럽고 우아한 멋을 낼 수 있다.

 

2. 화이트와 톤온톤 코디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흰색이나 남색이 들어간 줄무늬 티셔츠 혹은 흰 셔츠와 데님을 코디하면 젊게 보이면서도 세련되게 보일 수 있다. 올해 청은 바지뿐 아니라 기본기장 재킷부터 롱기장 재킷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나온 것이 특징이다.

 

3. 연청색 코디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여름으로 갈수록 데님의 컬러는 밝은 것이 더 시원해 보인다. 통이 넓은 데님바지는 휴양지의 리조트룩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구제처리가 많이 들어간 바지라도 상의를 샤넬 스타일의 재킷이나 글렌체크 재킷을 활용한다면 격식 있는 자리에도 멋스럽게 어울린다.

 

4. 진청색 코디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데님의 구제 느낌이 싫다면 데님 색상을 그대로 살린 진청색을 선택해보자. 흰색 이너와 코디해 다양한 느낌으로 맞출 수 있다.

 

5. 블랙 데님

중학교 첫 소개팅 때 입은 '청청 패

2018 SS 컬렉션. [사진 정영애]

블랙 데님도 구제처리를 하지 않은 스타일은 차려입은 느낌을 준다. 블랙 컬러는 몸매가 날씬해 보이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청청에 대한 기억 또 하나.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지하철을 탔다가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할머니에게 한 대 맞으며 욕설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 당시에는 나를 때린 할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30여 년 전 내가 입었던 패션을 길거리에서 마주 대하니 반갑기도 하고 젊은이의 패션을 이해해주는 쿨한 아줌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한 요즘이다.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