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로드] "먹방으로 1년에 10억 벌어요"…먹방계의 황제 '밴쯔'인터뷰

[비즈]by 중앙일보

'밴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먹방(먹는 방송) 크리에이터 정만수(29) 씨.


그는 '먹방 계의 수퍼스타'이자 '먹방의 황제' 등으로 불린다. 그의 먹방을 유튜브로 보는 구독자가 250만 명이 넘는다. 국내에서 4~5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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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많은 양의 음식을 빨리, 깔끔하게 먹으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그의 라면 먹방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모 BJ(브로드캐스팅 자키)와 벌인 불닭볶음면 빨리 먹기 시합에서 3분여 만에 5개를 모두 먹어 이기기도 했고, 라면을 빨리 먹다가 식도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중앙일보 디지털 특별기획 ‘라면로드’를 위한 특별 먹방 녹화차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를 찾은 그를 최근 만났다.




Q : 먹방을 하게 된 계기는.




A : “2013년 대학(한밭대학교 경제학과)편입 면접을 준비하면서 말 잘하기 훈련용으로 1인 먹방을 시작했다.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할 때 많이 위축되는 편이었는데, 1인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재주가 늘 것으로 생각했다. 먹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었기 때문에 방송 소재로 선택했다. 처음에는 식재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침에는 공사 현장에서 일했고 밤에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Q : 먹방 초기 반응은 어땠나.




A : “중고 시장에서 조명 기구를 사고 컴퓨터 본체를 눕혀 상으로 삼았다. 그 위에 편의점에서 사 온 음식을 이것저것 모아 놓고 첫 먹방을 했는데 시청자는 2명뿐이었다. '뭐하는 거냐'고 욕하는 댓글도 달렸다. 먹방 재료비가 만만치 않은데 수입은 없어 겨울에도 방 온도를 19도로 맞추고 살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니까 시청자가 늘어났다. 방송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나자 먹방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선택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동안 먹방으로 번 돈 130만원으로 아버지께 시계를 사 드리고 먹방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말씀드렸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콘텐트를 생산하는 1인 방송 창작자를 말한다. 방송 소재 발굴부터 준비, 제작까지 모두 혼자서 한다. 음식을 먹거나 새로운 음식을 소개해 주는 먹방부터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난감 방송까지 콘텐트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시청자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는 광고나 PPL(간접광고)로 큰돈을 번다. 요즘에는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1순위로 꼽히기까지 한다.




Q : 방송하면서 힘들 때는 없나.




A : “먹방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생방송 중에 실수했을 때, 내가 한 말을 시청자들의 다른 뜻으로 받아들일 때 힘들다. 그래서 생방송 때는 생각하면서 말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먹방은 친구의 어머니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준 자리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예의 바르게 진행한다.”




Q : 먹방 소재를 정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




A : “여러 음식을 먹다 보면 ‘이 음식과 저 음식을 섞어 먹으면 더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떤 라면에 어떤 토핑을 넣을지, 스테이크에 어떤 소스와 사이드를 곁들일지 등을 생각한다. 이런저런 음식들을 섞어보면 굉장히 맛있는 조합이 될 때가 적지 않다.”




Q : 연 수입이 궁금하다.




A : “1년에 10억원 이상을 번다. 유튜브의 동영상을 클릭하면 광고를 먼저 봐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광고료의 일부가 크리에이터의 몫이다. 버는 돈을 나 혼자 갖는 것은 아니고 나를 도와주는 직원들과 나눠 갖는데, 직원들의 연봉도 대기업 연봉 부럽지 않을 정도다. 월급을 얼마로 정해 고정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고 전체 수입을 나누는 식이다.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인지 모두 열심히 일한다. 내 수입이 줄더라도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Q : 1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인데 직원이 필요한가.




A : “방송 준비는 물론 편집까지도 나 혼자 하지만 다른 일을 도와주는 직원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요즘에는 내 먹방 시청자의 15% 정도가 외국에서 보는데 그 나라 말로 먹방에 자막을 붙이는 일 등을 한다.”


실제 한국 먹방은 요즘 외국에서도 인기다. 한글 먹방의 영자 병음 ‘Mukbang’이 고유명사화될 정도다.




Q : 방송하면서 힘들 때는 없나.




A : “먹방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생방송 중에 실수했을 때, 내가 한 말을 시청자들이 다른 뜻으로 받아들일 때 힘들다. 그래서 생방송 때는 생각하면서 말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먹방은 친구의 어머니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준 자리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예의 바르게 진행한다.”




Q : 밴쯔라는 예명은 어떻게 지었나.




A : “아르바이트할 때 매너 있는 멋진 신사를 만난 적이 있는 데 그 사람의 차가 벤츠여서 언젠가 나도 돈을 벌면 그 사람처럼 벤츠를 타겠다고 마음먹고 예명도 밴쯔로 지었다. 그런데 막상 차를 살 때가 되니 벤츠보다 BMW가 할인을 많이 해줘 BMW를 샀다. ”




Q : 많이 먹는 거로도 유명하다.




A : “라면의 경우 한 끼에 다섯개들이 한 묶음을 모두 먹는다. 10개를 먹고 허전할 때도 있다. 더 먹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사람 같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10개까지만 먹었다. 혼자 중국집에 배달 주문을 하더라고 세트 메뉴를 시키지, 단품을 시킨 적은 없다. 많이 먹는 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 같다. 부모님과 누나 등 모든 식구가 다 많이 먹는다.”




Q : 외모는 전혀 대식가 같지 않다.




A : “먹방할 때 한 끼만 제대로 먹고 나머지는 방울토마토와 닭가슴살 정도만 먹는다. 내 일은 먹방이 아니라 운동이라 여길 정도로 운동을 많이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에 하루 12시간을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적게 해도 하루에 3시간 이상은 운동한다. 건강해야 먹방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밴쯔의 키는 178㎝고 몸무게는 70㎏ 정도다. 학창시절 투포환 선수와 유도 선수로 활약했고 지금도 ‘식스팩’을 가진 근육질이다.




Q : 먹방 때만 먹는다는데, 먹방 아이템을 다양하게 하려면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을 때도 잦을 것 같다.




A : “살찔까 봐, 또는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분들이 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할 때 보람이 크다. 또 먹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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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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