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카츠산도', 베트남식 '반미'…샌드위치 신흥강자 등장

[푸드]by 중앙일보

서구화된 입맛의 20~30대에 인기

달걀말이·돈가스 넣은 일본식 '산도'

바게트에 고기 넣은 베트남식 '반미'

하몽·파테 넣은 유럽 정통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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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공통적으로 인기인 메뉴는 샌드위치다. 식빵에 햄·치즈를 끼워 넣은 빵이 새삼스럽게 왜 인기냐고? 빵과 속을 개성 있고 알차게 채운 ‘고메 샌드위치(미식가의 샌드위치라는 의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툼한 돈가스가 들어있는 가츠산도(일본식 샌드위치), 바삭한 바게트 안에 고기와 매콤한 소스를 넣은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 하몽·파테·치즈를 넣은 유럽 정통 샌드위치 등이 대표적이다.

샌드위치의 높은 인기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올해 전국 매장 수가 300곳을 넘었다. 2013년 70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햄버거를 중심으로 한 맥도날드가 한국에서 수 년째 몸집을 줄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하몽·소시지 등 육제품 전문브랜드 존쿡 델리미트는 2016년 고기 샌드위치 전문브랜드 ‘샌드위밋’을 론칭했는데 최근 샌드위치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6월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나섰다. 제주도에서 푸드 트럭으로 시작한 일본식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산도위치’는 서울 목동과 경기도 판교 현대백화점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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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요리를 주로 선보이던 호텔도 샌드위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로마식 샌드위치인 코너피치노 등을 선보인 데 이어, 8월부터 샌드위치를 포장판매하는 ‘그립 앤 고’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특히 우버이츠와 협업해 우버이츠 앱을 이용하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주문할 수 있도록 고객을 찾아 호텔 밖까지 눈을 돌렸다.

샌드위치는 본래 콜드 컷(햄과 고기)이 발달한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숟가락이나 포크 대신 빵으로 감싸 먹던 음식이다. 한국에선 1970~80년대 일본에서 건너온 사라다 빵(으깬 달걀·감자와 마요네즈·케첩 등을 섞어 빵에 넣은 것)이 샌드위치의 시작이다. 이후 식빵 안에 햄·치즈 등을 넣은 샌드위치 등이 나왔지만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엔 샌드위치를 식사용으로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국인의 입맛이 서구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빵 안에 다양한 재료를 넣은 고메 샌드위치는 일반 식사 빵 보다 맛이 다양하고 먹고 난 후 속까지 든든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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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회사가 밀집된 여의도·광화문 등에선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가 인기다. 광화문에서 샌드위치 전문점 ‘블루래빗’을 운영하는 블루리본의 김은조 편집장은 “시장조사 결과 광화문 일대는 직장인이 많아 아침 식사를 찾는 수요가 많은데 김밥이나 거리 토스트를 찾는 사람은 40대 이후의 중년 남성이 대부분이었고 샌드위치 전문점엔 20~30대 젊은 층이 몰렸다”며 “이 때문에 젊은 층을 겨냥해 부드러운 식감의 크루아상 샌드위치와 치즈·메이플시럽의 달고 짠맛이 어우러진 그릴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샌드위치는 인기다. 편의점에 샌드위치를 납품하는 신세계푸드의 2017년 샌드위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늘었고 올해도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샌드위치 전문점 부럽지 않게 메뉴가 다양해졌고 맛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샌드위치는 종류가 다양하다. 현대백화점 공산품팀 양희지 바이어는 “최근 1인 가구와 간단한 식사 대용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좋은 식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간 고메 샌드위치를 찾는 고객도 늘었다”며 “샌드위치 자체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산도·반미 등 그 종류도 다양하게 세분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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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일본식 샌드위치 산도다. 돈가스를 넣은 가츠산도, 달걀을 넣은 다마고산도는 최근 유행이라는 카페나 식당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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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다츠', 이태원 '썬댄스플레이스' 등 브런치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선 테이블마다 부드러운 식빵 안에 두툼한 돈가스를 넣어 만든 가츠산도가 필수다. 신사동 가로수길 골목에 자리한 일본 디저트 전문점 '당옥', 9월 한남동으로 이전하는 아시안 퓨전음식점 '마음과마음'은 가츠산도와 더불어 오사카식으로 두툼하게 만든 달걀말이를 넣은 다마고산도로 유명하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산도위치'는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 중인데 매출액이 66~99㎢(20~30평) 규모의 식당과 비슷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바에선 가츠산도를 판매하는데 30~40대를 중심으로 낮엔 식사로, 저녁엔 가벼운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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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도 인기다. 베트남 쌀국수가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 전문 음식점이 늘어났고 이들을 중심으로 반미도 알려졌다. 바삭한 바게트 안에 숯불로 구운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 스리라차같은 매콤한 특제 소스, 고수 등을 넣은 동양식 샌드위치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이태원 소월로 언덕에 자리한 베트남 음식점 '레호이'는 쌀국수와 함께 반미로 유명하다. 연남동 동진 시장 뒤에 자리한 '라이라이라이'는 직접 구운 바게트에 돼지고기·닭고기·채소 중 고르면 토치로 직화해 반미를 만들어준다.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로 ‘미쉐린가이드’ 빕그루망에 이름을 올린 '에머이'는 이달 초 가로수길에 '반머이'라는 전문 매장을 열었다. '분짜라붐'은 쌀로 만든 바게트를 사용해 다른 곳과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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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밋' '써스데이스터핑' 등 사퀴테리(가공육) 전문점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유럽 정통 샌드위치도 인기다. 이들은 육류를 넣어서 다른 샌드위치보다 더욱 든든해 남성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연희동 써스데이스터핑은 직접 만든 살라미와 파테 등을 치아바타 안에 넣어 샌드위치로 판매하는데 인근 주민들이 주말 브런치 메뉴나 평일 저녁 메뉴로 즐겨 찾는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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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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