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실종 미스터리…중국 연예계 두 거물, 15년 원한이 불댕겼다

[연예]by 중앙일보

펑샤오강 감독-유명 앵커 갈등에 판빙빙 유탄

망명·체포·사망설 판빙빙 100일째 ‘인간증발’

16일 생일 맞아 팬들 “돌아오라” 편지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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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은 어디로 갔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지난 100여일 간 가장 뜨거운 논란이다.


중국과 미국 할리우드를 넘나들던 세계적인 여배우 판빙빙(范??·37)은 지난 6월 2일 자신의 웨이보에 빈곤 아동 자선사업에 대한 글을 남긴 뒤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 사이 망명설·체포설에 사망설까지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하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 홍콩과 대만 언론의 추적 보도와 반중 매체의 악의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반면 언론 통제가 심한 중국 매체는 조용하다. SNS에서의 논란만 요란하다. 대신 중국 연예계는 탈세 관행 폭로와 세무 당국의 조사로 업계가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다.


판빙빙 실종사건은 중국 연예계 두 거물의 원한에서 출발했다. 15년 전인 2003년 판빙빙이 출연한 흥행작 ‘휴대폰(手機)’의 감독 펑샤오강(馮小剛·60)과 당시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 지목된 인기 앵커 추이융위안(崔永元·55)이 이번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중국 연예계의 거물 3인의 원한과 복수의 스토리를 추적했다.









2003년 영화 ‘휴대폰’은 불륜을 즐기는 인기 시사프로그램 앵커의 이중생활을 그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펑샤오강이 메가폰을 잡았고 인기작가 류전원(劉震雲)이 각본을 썼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인생’의 주연을 맡았던 개성파 배우 거유(葛優)가 주인공 옌서우이(嚴守一)로 출연했다.

남자 주인공이 당시 중국중앙방송(CC-TV)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 ‘진실을 말하라(實話實說)’의 앵커 추이융위안과 싱크로율이 100%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추이 앵커와, 그의 아내와 딸은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다. 펑 감독과의 오랜 우정도 산산이 조각났다.


15년이 흐른 지난 5월 10일 펑 감독이 자신의 웨이보에 ‘휴대폰2’가 곧 상영될 예정이며 1편 원년 멤버가 다시 뭉쳤다고 알렸다. 1편과 2편 출연진 사진도 첨부했다. 판빙빙 증발 사건의 발단이다. 이튿날 판빙빙도 웨이보에 “15년 전 우웨(武月·무월)를 알아보시겠나요? 저에게 다시 우웨 배역을 주신 펑샤오강 감독과 류전원 작가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려 영화 촬영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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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 앵커의 반격이 시작됐다. 벼르고 있던 15년 전의 악몽을 갚겠다는 복수의 시작이다. 11일 새벽 웨이보에 “펑샤오강이 나쁜 놈인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류전윈도 이렇게 빨리 나쁜 놈으로 변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 달 전 류 작가와 주고받은 문자도 공개했다. 추이는 류 작가에게 “영화 ‘휴대폰’이 내게 커다란 상처를 줬다. ‘휴대폰2’도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창작의 자유를 간섭해선 안 되지만 이번 사정은 특수하다. 심사숙고한 뒤 행동하라”며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렸다.


추이는 공격에 거침이 없었다. 5월 24일 판빙빙이 국가 정신 양성 공로상을 받는 사진을 올리며 “겁도 없이 영화 찍고, 겁도 없이 돈을 받네”라고 적었다. 출연료 1000만 위안(16억원) 계약서를 시작으로 이중계약서 등 초고액 출연료가 일반화된 중국 연예계의 치부를 들추는 계약 문서를 무차별 폭로했다. 나흘 촬영에 6000만 위안(약 98억원)을 받았다는 이중계약서가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은 분노했다.


판빙빙 소속사도 가만있지 않았다. 5월 29일 성명을 내고 추이 앵커의 거짓 정보 유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추이는 중국 형법의 탈세 처벌 조항을 올리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가세무총국도 개입했다. 공식 웨이보에 “연예계 이중계약 사건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고소득 연예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법 탈세가 적발될 경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판빙빙 결백설도 나왔다. 연예 전문 SNS 매체 ‘화성실험실’이 6월 3일 추이융위안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추이융위안이 나흘 촬영에 6000만 위안을 받은 스타는 판빙빙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하지만 해당 배우가 받은 돈은 현재 폭로 액수의 10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추이 앵커는 “판빙빙과 여배우 쉬판(徐帆·펑샤오강 감독의 부인), 류전원의 딸 류위린(劉雨霖)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추이는 판빙빙을 공격하지 않았다. 화살은 펑 감독과 류 작가를 겨냥했다.









판빙빙 사건은 이후 조용해지는 듯 했다. 7월 말 대만 둥썬(東森)신문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7월 30일 판빙빙 매니저 무샤오광(穆曉光)이 체포됐지만, 회사 관계자와 판빙빙은 이틀간 철저한 조사 뒤에 석방됐다”며 “현재 당국은 100명의 A급 스타의 세무자료를 확보했으며 고액 출연료, 탈세 등 악습을 바로잡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그 사이 7월 6일 개봉 예정이던 판빙빙 주연의 SF 영화 “줴지(爵蹟·작적)2”가 6월 27일 돌연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CC-TV 영화 채널은 7월 1일 방영 예정이던 판빙빙 주연의 2017년 작 ‘쿵톈례(空天獵·스카이 헌터)’를 당일 다른 작품으로 바꿔 방영했다. 할리우드 배우 멜 깁슨이 감독하고 브루스 윌리스와 송승헌, 판빙빙이 출연하는 영화 ‘대폭격’은 8월 1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7월 3일 영화 포스터에서 판빙빙 이름을 삭제한 데 이어 개봉일까지 10월 26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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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증발사건이 한국을 강타한 것은 이달 초 미국 망명설이 퍼지면서다. 이어 공산당 중앙 직속 ‘경제일보’가 발행하는 ‘증권일보’가 6일 “판빙빙은 확실히 이미 억류됐으며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포토샵으로 합성된 수갑 찬 사진까지 SNS에 유포되면서 근거 없는 보도가 쏟아졌다.

베이징사범대와 중국사회과학원이 3일 발표한 ‘중국 영화계 스타 사회 책임 연구보고’에서 판빙빙이 최하위 점수 0점을 기록했다고 영국 BBC 중문망이 보도했다.


8일 중국 아이돌 가수인 판빙빙의 친동생 판청청(范丞丞)이 난징(南京) 팬 미팅에 출연해 눈물을 머금은 영상도 공개됐다. 판빙빙 실종과 맞물리면서 각종 억측이 쏟아졌다.









지난 9일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펑샤오강 감독이 무고를 호소하면서 추이 앵커와 결투가 다시 불붙었다. 펑 감독은 자신의 웨이보에 “온갖 궁리를 다 해 퍼뜨린 유언비어는 모두 거짓”이라며 “내 영화사는 매년 수천만 위안(1000만 위안은 약 16억원)의 세금을 냈고, 나 본인도 개인소득세를 지금까지 수억 위안을 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내가 감독한 영화에 출연료 500만 위안(8억2000만원)을 넘게 받은 주연배우는 없었다”며 “당신의 원한은 어디서 시작됐나”라고 추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잔혹한 여론 선동은 비열한 짓이라며 자숙을 요구했다.


추이는 곧바로 반격했다. “당신의 죄악은 모두 내 서랍 속에 있다”며 “‘휴대폰 2’ 상영을 조용히 기다리자. 때가 되면 당신과 함께 선전해 주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영화 ‘휴대폰2’는 2019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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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1일 문화면에 “기형적으로 높은 출연료 제한에 대한 생각”이란 칼럼을 실었다. 같은 날 중국 인터넷 경제 포털 왕이재경(網易財經·money.163.com)은 “사이트 운영 중 엄중한 문제가 발생, 심각한 검토와 반성 중”이라는 ‘개편 공고’를 실었다. 왕이는 “11일 정오부터 사이트 업데이트를 중지하고 전면적인 개편과 규정 위반 행위를 정돈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일보 칼럼과 왕이의 사이트 개편을 놓고 중화권 친중 매체 둬웨이(多維)는 판빙빙 관련설을 제기했다. 지난 6일 증권일보의 판빙빙 구류설이 왕이재경발로 보도됐기 때문이다. 인민일보는 “현 상황을 보면 업계는 상식을 되찾았으며 착실히 개선하면 관중에게 갈수록 좋은 작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둬웨이는 소식통을 인용, “판빙빙의 중국 연예계 복귀는 이미 불가능해졌다”고 전망했다.


펑 감독과 추이 앵커의 원한과 두 거물의 유탄을 맞은 판빙빙의 삼각 드라마는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판빙빙 팬클럽은 지난달 하순부터 공식 웨이보에서 판빙빙에게 손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는 16일 37세 생일을 맞는 판빙빙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12일 현재 해시태그 ‘#판빙빙916생일축하’도 누적 4억5000만 클릭을 기록 중이다. 판빙빙 복귀설의 근거다. 과연 오는 16일 판빙빙이 팬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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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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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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